후쿠시마 5주기 _ 100인의 엄마들이 쓴 편지

아들에게 / 죠 마이코 보육사

 

아들에게 / 죠 마이코 보육사

 

원전이 폭발하던 그날,

세계는 변했다.

아버지와 엄마는,

이제 막 한 살이 된 너를

비닐에 싸서 도쿄를 떠났다.

 

너는 다시마를 빨면서 웃고 있었다

아직,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기에는

너무 어렸던 거지.

 

그날로부터 1년이 지나고,

너는 건강하게 두 살 생일을 맞이했다.

 

그런가.

너는 원전이 폭발한 후의

일본밖에 알지못한채 살아가는구나.

밖에서 놀 시간이 제한된 장소가 있다는 것은,

당연한 세계가 아니란다.

방사능이 들어있지 않은 음식을 골라서 먹어야하는 것도

당연한 일은 아니지.

차별이 있는 것도, 분쟁이 있는 것도,

당연한 일이 아니야.

엄마는, 엄마가 지금까지 살아온 세계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었다.

원전은 싫어했지만,

원전에서 만든 전기로 매일 당연한듯 살고 있었다.

원전은 싫어했지만,

목소리 내서 전한 적은 없었다.

어딘가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미안한다. 미안하다.

네가 좋아하는 자갈밭에도

사과를 해야겠다.

네가 좋아하는 모래에도 진흙에도

거북이에게도 물고기에게도 고드름에게도...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지금부터, 네가 걸어갈 세상에서,

이상하다고 생각할 일들이 많을 거야.

그 때는 왜 ?라고 말해도 돼.

납득이 될 때까지 물어도 돼.

생각해도 돼

멈춰서도 돼.

 

그런데, 좋아하는 요구르트, 우유, 버섯

잔뜩 먹고 싶구나.

"달콤해. 시원해. 맛있어" 부드러운 크림도

사실은 먹고 싶어.

 

? 라고 분노해도 돼.

좀 더 분노해도 돼.

맘껏 분노해도 돼.

 

어른들께도 분노해도 돼

싫은 게 있으면 "싫다"고 계속 말해도 돼.

이유 같은 건 필요 없어.

싫은 건 그냥 싫어라고 말하면 돼.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결정하고,

너의 길을 걸어가.

당연한 일 같은 건 없으니까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니까.

엄마는 모든 것을 걸고 너의 생명을 지킬거야.

네가, 너의 발로 걸어갈 수 있도록.

 

그러니 변해버린 세상을,

조금씩 조금씩 걸어 가보자.

 

그리고 앞으로의 세상에는 원전은 필요 없어.

원전은 필요없습니다.

<번역 : 김연숙>

 

위 시를 울산 후쿠시마5주기 기념문화제에서 울산환경운동연합 장김미나 활동가가 낭독했다.

 


       

“살기 위해서는 기억해야 한다”.... 울산서 탈핵 문화제

 

후쿠시마 핵발전소 1호기 폭발 당일인 2011311, 일본 관방장관은 “20km 밖 주민은 안전할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315일 핵발전소 2호기가 폭발하자 일본 정부는 20~30km 옥내 대피와 자율 대피를 권고한데 비해 미국대사관은 자국민에 80km 밖 대피를 지시했다. 그린피스는 40km 밖에서 방사능 오염을 확인하고 대피를 촉구했다. 421일 일본 정부는 반경 20km를 출입제한구역으로 설정하고 최대 50km 지역에도 대피령을 내렸다.

 

이도가와 가츠타카 후쿠시마현 전 후타바 촌장은 정부의 발표는 피해현장과는 전혀 달랐다고 했다.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이 설정돼 있었지만 평소 훈련했던 매뉴얼은 작동하지 않았다. 긴급대피를 해야했던 병원 의료진은 환자를 내버려두고 먼저 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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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환경운동연합 장김미나 활동가가 일본 100인의 엄마들이 쓴 편지 <아들에게>를 낭독하고 있다. 용석록 기자

 

후쿠시마 5주년… 울산은 방사능대책 준비 됐나

 

울산에서 만약 대형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하면 울산시 대부분이 포함된 비상계획구역은 어떻게 대처할까.

 

울주군은 49만정의 값상선 방호약품을 각 가정집에 배부하지 않고 읍.면사무소와 각 학교 등에 비치했다. 갑상선 방호약품은 원전 사고 시 원자력시설로부터 누출되는 '방사성 요오드'의 체내 흡입을 차단해 인체의 갑상선을 보호하기 위한 약품이다. 울주군은 방호약품을 핵발전소 사고 긴급상황 발생 시 각 마을을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들이 마을 이장을 통해 주민들에게 배부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울산시 5개 구.군이 다르지 않다.

 

대피로 역시 한꺼번에 피난자가 몰리면 차량은 꽉 막혀 정상적인 대피가 불가능하다. 울산은 대피소로 정해진 곳이 대부분 학교시설이다. 학교 시설은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미국이나 스위스는 인구 밀집도가 낮은 지역에 핵발전소를 짓고 대피로가 확보되지 않으면 건설허가를 하지 않는다. 스위스는 비상계획구역 내 각 가정마다 방호소를 짓거나 공동방호시설을 지어 사고에 대비한다. 방호소는 두거운 시멘트로 겹겹이 출입문을 만들고, 방호소 내에 취사도구와 통신장비까지 갖추며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울산시와 정부가 스위스나 미국 등과 같이 방호와 방재대책이 제대로 수립된 도시를 돌아보고, 제대로 된 방재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이후 5, 아직도 후쿠시마의 비극은 진행 중이다. 방사능으로 인한 피해는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 5주기를 맞아 울산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탈핵을 촉구하는 행사가 열렸다.

 

울산에서는 문화행동프로젝트가 11일 오후 중구 성남동 대안문화공간 품&페다고지에서 영화를 상영하고,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이 저녁 7시부터 성남동 뉴코아아울렛 앞에서 후쿠시마 5주년 기억문화제를 열었다.

 

문화행동프로젝트는 한국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에 문화행동으로 참여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후쿠시마에서 체르노빌까지문화행동프로젝트를 기획해 대안문화공간 품&페다고지에서 <원전도시>를 상영했다. ‘원전도시KBS부산총국이 제작기간 1년에 걸쳐 핵발전소를 소재로 제작한 2부작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고리핵발전소가 인접한 부산시 안전문제를 다뤘고, 이는 고리와 신고리핵발전소와 인접한 울산시의 안전을 되돌아보게 한다.

 

원전도시’ 1'판도라의 선물, 폐로'는 발등의 불이 된 노후 원전의 폐로 문제를 입체적으로 다뤘다. 제작진은 폐로 경험과 기술, 예산, 관련 법제 등이 모두 부족해 향후 핵발전소 폐로가 큰 난항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2'불안한 공존'은 만약에 있을지 모르는 대형 핵발전소사고에 대비한 방재대책을 점검했다. 원전 반경 30안에 원전 8기와 인구 340만 명이 공존하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원전과 인구밀집도를 보여주면서 시작한 2부는 핵발전소사고를 경험한 일본과 미국을 비롯해 단계적 탈원전을 선언한 스위스 등의 방재 대책을 현지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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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이 11일 울산 중구 성남동에서 후쿠시마 5주년 기억문화제를 하고 있다. 용석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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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이 11후쿠시마 5주년 기억문화제를 마치고 성남동 일대를 행진하고 있다. 용석록 기자 

 

저녁 7시에 열린 후쿠시마 5주년 기억문화제에는 시민 100여명이 참여해 촛불을 켠채 문화제를 진행했다. 서민태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집행위원장은 문화제가 진행되던 저녁 732분 전력거래소 전력예비율이 23.48%라고 확인하고, 정부가 필요없는 핵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지 말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임수필 북구주민회 회장은 문화제에서 북구는 핵발전소 30km 반경 안에 모두 포함되지만 주민들이 잘 모르고 있다면서 행정이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문화제에 참석한 100여명의 시민들은 탈핵을 바라는 등에 불을 켠채 성남동 일대를 행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