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3

동남권경제협의회가 개최한 ‘제2회 동남권 상생발전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다. ⓒ울산상공회의소


”잘 나갈 때는 각자도생해도 잘 살 수 있었는데 어려우니까 동남권이 이렇게 뭉치게 됐다.”(정준금 울산대 정책대학원장)


울산, 부산, 경남 지역의 상공회의소가 주축이 돼 설립된 동남권경제협의회는 지난 1일 오후 울산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제2회 동남권 상생발전 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참가자들은 위기는 단합의 계기라며 이번 포럼 이후에 정부에 요구할 건 요구하고 동남권 상생 발전을 모색, 실천할 것을 다짐했다. 이날 주요 발언을 정리했다.


“동남권 조선업 소멸? 상상할 수 없어”
[총평] 조선업의 부활과 지역사회의 노력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


부울경 조선업의 비전은 낙관적이라 할 수 있다. 경쟁력이 낮아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적주의에 입각해 비도덕적 수주 관행이 만연했고 이에 따라 여신이 부실화되는 등 내부적인 문제가 더 컸다.


조선업을 긍정하는 이유가 있다. 보통 배는 30년 되면 바꿔야 한다. 폐선주기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환경규제와 연료 효율성 때문이다. 연료 때문에 조만간 배를 다 바꿔야 하는 진영이 나올 수 있다. 위기는 2~3년에 그칠 것이라고 본다.


부울경에서 전 세계 선박의 최대 3분의 1을 생산하고 있다. 동남권 조선업이 사라지는 것은 상상할 수 없으며 조선업 부활은 시간과의 싸움이라 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조선업이 부활해도 고용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조선업과 지역경제를 등치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 4차 산업 혁명이라는 게 다름 아니라 공정, 용접 자동화 등의 스마트 자동화를 말한다. 3D프린터로 부품 등을 만들다보면 중소기업은 망하고 대기업이 독식할 환경이 생긴다. 부가가치 일부가 노동자에게 돌아가고 이를 소비에 지출하는 구조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다. 부의 편중도 심각해질 것이다.


지역에서 이에 대해 진지하게 자발적으로 연구하는 모임이 늘어나야 한다. 고급인력이 생산할 수 있는 분야인 쉬핑 매니지먼트를 민에서 하면 관에서 그 인프라를 지원하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말뫼에서는 중소기업을 위주로 기업들이 시민과 지방정부와 함께 머리를 맞대 대안산업을 모색해 위기를 극복했다.


인사말만 1시간 걸리는 이런 포럼 말고 지역에서 자발적인 모임이 많이 생겨나야 한다. 작은 강의실에서 연구원이 주도하고 시민들이 결합해 먹고 살거리를 찾는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역발상 투자로 해양플랜트 기술 제고”
[경남] 조선해양산업 전망과 대응
김진근 경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원


클락슨에 의하면 조선시장은 2017년부터 회복할 전망이며 10년 후에는 초호황이 예상된다. 산업 전망은 낙관적인 것이다. 교체수요 증대에 따라 대체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 전망은 어떤가? 오일과 가스의 비중은 감소하지만 1차 에너지(primary energy)로서 핵심적인 역할은 지속할 것이라고 한다. 점진적으로 유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분석도 존재하지만 쌍방 간의 이유가 팽팽하기 때문에 의미 있는 전망은 최소 2017년까지 미뤄야 한다(<이코노미스트>).


최근 4개 대학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들의 78%는 조선업이 3~5년 내로 회복할 것이라 전망했다. 응답자의 70%는 전성기의 60~80%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한다.


채권단은 조선사의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유도할 예정이지만 빅3사는 2년 일감, 중소형사는 1년 이내 일감 확보로 수주절벽에 직면한 상황이라는 건 다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시기를 놓쳐선 안 된다고 말한다. 역발상 투자로 해양플랜트 분야에 고급 기술, 인력을 양성해야 된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현재 조선해양산업 불황기를 조선 분야 체질 개선과 해양플랜트 분야 역량 강화의 기회로 잘 활용해야 한다는 견해는 다수가 제기하고 있다. 특히 해양플랜트 분야에서는 산업 육성을 위한 연구개발 인프라를 키우고 조선은 물론 기술 인력 양성 기반을 충분히 확충하는 역발상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해양플랜트의 분야의 국산화율은 30% 정도다. 기술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 100이라고 하면 국내는 탑사이드 장비 분야는 40~70%, 서브시(심해저) 분야는 30% 미만이다. 해양플랜트 고급 기술, 인력은 양과 질에서 강화돼야 하고 기능인력 양성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경남은 최고 수준의 해양플랜트 연구, 실험, 실증 장비 구축을 확대해 인력 양성에 활용할 방침이다. 하동에 해양플랜트 분야 세계 1위 대학인 애버딘대학의 한국캠퍼스를 운영해 효율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3대 주력산업 문제 모두 태산”
[울산] 주력산업의 재도약, 산업구조 재편
황진호 울산발전연구원 창조경제연구실장


울산 지역경제는 지난 1998~2002년 사이 8.9% 성장세를 보였던 제조업이 최근 2008~2014년 사이 2.2% 성장률을 보여 성장세가 크게 위축돼 활력이 떨어졌다.


강길부 의원이 조선해양산업 위기의 원인을 규명하고 공적 논의로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고 얼마 전 발언했는데 공감한다. 학자의 입장에서 정부와 채권단 주도의 조선업 구조조정은 문제 있다고 본다. 원,하청 문제 등 노동계의 우려처럼 직영 인력이 7.8% 감원되는 동안 사내하청은 20.3% 일자리를 잃었다. 낙수효과는 없는 것이다. 지역 대기업의 역할 재정립도 필요하다.


지역 석유화학산업의 경우 울산에 주요 생산시설이 있는 테레프탈산과 카프락탐 등은 생산규모 감산, 시설 전환, 인력 감축 조정 등이 단기적으로 불가피한 상황이다. 구조조정도 방편이고, 중국과 유가 문제가 얽혀있다.


자동차산업의 경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혁신역량이 필요하고 업계 차원에서 서서히 준비해야 할 단계다. 미래 스마트, 친환경 자동차 시대가 오게 되면 내연기관, 가솔린 가치사슬 구조가 변화하게 된다. 국내는 물론 지역 전체 경쟁력이 무너질 수 있다. (다만 원청 임금이 100만원 오르는 동안 하도급은 8000원 남짓 오르는 데 그쳤던 원,하청 관계가 개선될 여지는 있을 수 있다.)


아무튼 3대 주력 산업이 모두 태산이다. 정부와 정치권에서 산업조정촉진지역 지정 및 운영(안)을 확정할 때 시, 구, 군 등 기초자치단체가 정책 대상 단위인데 광역지자체의 경우 산업과 고용 문제에 이러한 행정구역 경계 구분이 무의미하다. 광역자치단체로 정책 대상 단위를 조정할 것을 제안한다.


“동남권 경제발전의 컨트롤타워 있어야”
[부산] 동남권 산업 재도약 과제
주수현 부산발전연구원 경제고용연구실장


저성장 파고를 넘기 위해 동남권이 전략산업을 조절하고 있는 시기에 대선이 맞물려 정책 변화도 주시해야 한다. 산업 생태계가 뒤바뀌는 시기에 미래 불확실성도 높아지면서 광역권 경제발전을 총괄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신산업을 발굴하고 키우는 것만큼 기초산업을 육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중앙정부에서 내려 보내면 지방정부에서 매칭 예산을 통해 산업을 키웠는데 정책 변동이 심하고 예산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성과 모니터링 등 정부 개입은 줄이고 민간이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산업적으로 기다려주는 게 필요하다.


그동안 지역에서 산업적 성과를 내는 과정에 어려움이 컸다. 정책과 발전 틀 자체에 변화가 필요하다. 이것 역시 스마트 전문화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박근혜 정부 들어 무너진 전략적 광역권 개념의 복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동남권이 공동으로 자원 통합, 내수 확보, 광역적 거버넌스와 기금 공동육성 조례 등을 마련하고 국가적으로 지원하는 형태가 적합하다.


아울러 위기 대응에 대한 지역적 연계가 부재하기 때문에 글로벌 가치사슬 복원을 위해 부울경이 공동으로 대응하고 혁신 주체들이 문제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