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감금 파장 컸지만 한산한 창구 더 원인?


은행 업무의 자동화 수준이 높아지면서 선망 받던 직업군인 은행원의 미래를 비관하는 목소리가 높다. 성과연봉제 확대 논의도 은행가를 우울하게 하는 소식이다.


지난달 중순 울산 남구 삼산선경아파트 맞은편에는 N은행의 점포가 새롭게 입점했다. 이곳은 과거 아시아 음식 레스토랑으로 쓰였다가 한동안 주인 없이 방치돼 있었다. 해당 은행은 식당이었던 이곳을 두 달 넘게 리모델링하는 난공사 끝에 새로이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N은행의 새 점포는 번영로에 있던 지점과 삼산동 현 점포 위치와 인접한 곳에 있던 소형 점포를 통합해 개소한 통합점포다.


통합금융점포는 은행 고유 업무 이외에 다양한 금융상품을 소개하는 플랫폼으로 주목 받고 있지만 사실상 한계에 봉착한 국내 금융 시장이 내놓은 몸집 줄이기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근 몇 년 전부터 은행 등 금융권에는 지구적인 현상인 저성장 문제에다 국내 경기 불황과 시장 포화로 한국에서는 더 이상 파이를 키울 수 없다는 한계 의식이 팽배한 상황이다.


때문에 국내 굴지의 K은행 등은 가까운 거리에 있는 두 개의 점포를 하나로 합치는 방식으로 지난해 백 곳 가량의 점포를 통폐합했다. 지난해 시중은행이 통폐합한 지점은 약 300 곳에 달한다. 이 같은 소매금융 점포 축소 경향은 기업금융 영업력 확대 시도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그나마 산업단지가 활성화되고 있는 일부 지역에서는 지방은행은 물론 모든 시중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출점에 나서는 경향을 볼 수 있다. 경주 외동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금융과 정보통신 기술을 결합했다는 뜻에서 ‘핀테크’라고 부르며 촉망받고 있는 융합의 물결도 양날의 칼로 작용한다는 시각이다. 과거 전산화와 자동화 흐름을 지나 소비자들이 굳이 은행 점포에 찾아가지 않아도 되고 어디에서나 다양한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흐름이 궁극적으로 은행원들의 설 자리를 좁아지게 만들고 있다는 해석이다.


최근 정부와 청와대의 성과연봉제 확대 압박으로 촉발된 금융권 파업의 파급력이 크지 않았던 점도 이에 대한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시중은행 곳곳에서 조합원들의 기본권을 제한하며 사업장에다 감금하는 사태까지 빚어져 말썽을 빚은 것도 사실이지만 지난 1990년대 최대의 파업으로 기록된 금융파업에 비해 굳이 은행창구를 찾지 않고 거래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파업의 효과가 반감된 것 아니냐는 관점도 있는 것이다.


K은행과 오래 거래한 한 시민은 “스마트폰뱅킹이 한창 유행일 때는 은행창구마다 가입을 설득하는 은행원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모바일뱅킹을 나와 그때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야 은행에 안 가도 되고 편리할 순 있겠지만 창구 업무가 자동화되면 그만큼 은행원들은 사라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감을 표했다.


한편 한 세계적인 컨설팅업체는 향후 업무가 자동화돼 로봇 등에 인력이 대체될 직업군 중에 하나로 은행원을 꼽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