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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석 객원기자


현중지부 “용역 부른 불법 주총”...부상 속출

“이런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주총을 인정할 수 없다.”(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백형록 지부장)

현대중공업그룹이 27일 오전 10시 2017년 제1차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 및 분할신설회사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을 처리했다.

사측이 배포한 의안설명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주식회사는 본사의 전기전자 사업부문을 분할해 가칭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건설장비 사업부문을 분할해 가칭 현대건설기계 주식회사를 설립한다. 또 로봇-투자 사업부문을 분할해 현대로보틱스 주식회사를 설립하게 된다.

이번 주총은 오전 10시에 개회했지만 시작부터 경찰과 사측 직원이 단상을 에워싼 가운데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진행됐다. 주총을 지켜본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표결도 진행하지 않고 진행요원만 세워두고 의사봉만 세 번 두드려 모든 것을 끝냈다.

이처럼 사측이 노동자들은 물론 지역의 존망을 가르는 중요 결정을 비민주적으로 진행하자 지부 조합원 등 노동자들과 일부 주주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세 차례 정도 정회되는 상황이 빚어졌다. 한 주주는 “화장실 출입도 자유롭게 못하게 하는 게 무슨 주총이냐”고 의사진행발언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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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석 객원기자

사측이 오전 10시 45분쯤 정회를 선언한 다음 10여분 후 재개하려하자 결국 한마음회관 밖에 있던 조합원들이 건물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경찰력의 우세 속에 경찰이 조합원들의 팔다리를 잡고 끌어내는 상황이 벌어졌다. 결국 유일하게 개방된 로비 출입구를 경찰이 방패로 봉쇄한 가운데 정오 경 모든 의안이 통과되며 주총은 마무리됐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이번 임시주총은 사측 경비대와 경찰이 단상 앞을 막은 상황에서 비민주적이고 폭력적이며 일방적으로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금속노조 현중지부 백형록 지부장은 조합원들 앞에서 주총의 ‘원천무효’를 선언하기도 했다.

주총 참석자 몇몇은 개회 전부터 백여 명의 사람들이 진행요원이라는 이름으로 단상 앞에 자리 잡아 조합원 등 주주들이 아예 단상 쪽으로 진입할 수 없도록 했다고 말했다. 결국 폭력적이고 불법적인 의안 처리에 항의한 조합원 몇몇이 머리를 다치는 등 크고 작은 부상을 입기도 했다.

또 사측은 주총 전날부터 행사장인 한마음회관의 모든 입구를 나무합판에 못질로 봉쇄했으며 회관 둘레를 버스로 에워싸 빈축을 샀다. 반발을 감안해 주총 당일 아침에는 버스 한 대를 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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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석 객원기자

이에 대해 주총을 지켜본 백형록 지부장은 사측이 강압적이었고 큰 위화감을 조성했으며 주주들이 단 한 마디도 평화롭고 민주적으로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 주총을 진행하는 의장이 용역과 깡패들을 불러 비민주적으로 진행한 것이 잘못이며 의안 처리도 노동자들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현중지부 측은 이번 주총을 정상적인 것으로 인정할 수 없고 불법적이므로 이와 관련한 소송을 이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속노조 현중지부는 앞으로 진행될 대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하는 여러 의결에 맞서 지속적으로 불법적 주총을 막아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경제민주화 역행” 정치권 한목소리

현대중공업 분사 결정은 국회의 경제민주화 입법 논의에 다시 불을 지피는 모양새다. 임시 주총 전후로 야권이 일제히 경제민주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울산동구 김종훈 국회의원은 분사 의안 통과 직후 “현대중공업 경영진의 결정은 정말 잘못된 것이며 경제민주화라는 시대적인 흐름에 역행한다.”며 “주주총회로 모든 게 결정된 건 아니며 회사 종사자들과 지역사회가 받아들일만한 해결책을 경영진이 내놓고 진지한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홍영표(위원장), 강병원, 서형수, 송옥주, 신창현,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주총 개최 전 성명을 내 “현대중공업 임시 주총은 경제민주화에 대한 국민의 요구에 반하는 편법적 일탈행위”라며 “최근 대기업이 회사의 분할 등을 통해 대주주의 부당한 지배력 강화를 방지하려는 민주당의 상법 개정안 처리를 염두에 둔, 기업윤리 측면에서도 심히 우려되는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울산북구 윤종오 국회의원은 “이번 분할로 정몽준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21.33%에서 34.70%로 늘어난다.”며 “재벌3세 편법승계를 위한 구조조정이라면 막대한 공적자금까지 투입하면서 현대중공업을 살릴 이유가 있겠냐.”고 질타했다.

앞서 23일 울산상공회의소도 총회 성명을 내 지역사회의 혼란 최소화를 위해 현대중공업이 분사 및 본사이전 관련 계획을 신중히 접근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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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석 객원기자

노동계 “날치기 분사 원천무효”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금속노조 세 지부(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울산지부)는 27일 현대중공업 주총에 대해 ‘원천무효’라는 공동성명을 냈다.

이들은 주총 전부터 울산지방법원에 업무방해가처분신청을 낸 중공업 사측이 판결에 불만족해 스스로 주주총회에서 불법을 자행했다고 꼬집었다.

한마음회관 주변에 26일부터 회사버스로 차벽을 만들었으며 노숙 농성을 진행한 현대중공업 주식 보유 노동자들이 새벽부터 기다려 오전 8시부터 주총 행사장(한마음회관 예술관)에 들어가기 시작했으나 불법 용역을 투입해 출입을 막았다는 것. 또 강환구 대표이사의 일방적 의사진행에 항의하는 주주들 중 다수 조합원은 부상을 입었으며 4명이 울산동부경찰서로 연행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측은 “우리는 현대중공업 정몽준, 정기선 대주주의 비열한 지주회사를 통한 경영세습에 격렬한 저항을 시작했다.”며 “주주총회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지역 노동자와 가족, 시민을 지킬 수 있도록 온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