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도시 울산청년들 위한 자율주행차 이야기

"한국 지형 주행 알고리즘이면 세계 어디 내놔도 통하겠더라!"(김정하 교수)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차, 수소자동차까지. 4차 산업혁명과 차세대자동차의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타 지자체의 추격 속에서 전통의 자동차 도시인 울산은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강의가 8일 울산대학교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렸다. 척박한 국내환경에서 20여년 자율주행차 연구에 매진한 국민대학교 김정하 자동차융합대학장이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가 준비한 청년 특강을 위해 울산을 찾아온 것. 자동차도시의 청년들을 위한 강의의 주요 내용을 지면에 옮긴다. <편집자 주>

부분적 자율주행차도 2020년 상용화

자율주행차에도 단계가 있는데 0단계를 아예 모두 수동으로 작동해야 하는 ‘깡통차’라고 본다면 1, 2단계는 장치 1, 2개씩이 자동화된 것을 생각하면 됩니다. 3단계는 기술 거의 모든 부분이 자동화돼 제한된 범위에서 부분적으로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를 말합니다. 이러한 부분적 자율주행차 모델은 오는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세계 유수의 업체들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보통 자동차는 개발이 끝나고 두 번에 거쳐 사계절 내내 안전성 등을 시험해야 합니다. 지금도 시중에 나온 차량들의 운전석에 앉아 보면 꼭 수동으로 운전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삑’ 신호가 울립니다. 완벽한 의미의 완전자율주행 자동차는 없습니다. 이런 4단계 완전자율주행 모델은 2035년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마지막 5단계는 그야말로 공상과학영화에나 나올 법한 것들이죠.

하드웨어는 단가를, 소프트웨어는 품질을

무인화 자율주행도 사람과 비슷해서 손과 발, 그리고 시각정보가 중요합니다. 감각과 지각이 중요하죠. 보통 차는 3미터 폭인데 좌측 우측 보다보면 이미 차는 다른 쪽으로 가 있죠. 그래서 고정밀 지도가 필요합니다. 방향 결정을 위해서는 오차 범위를 최소화한, 노면 상태까지도 드러나는 정밀한 지도 제작이 상식입니다. 연비절감을 위해서도, 30 바이 30을 만들고 20 바이 20을 만들어야 합니다. 또 카메라는 밤에 조명 있어야 착시현상을 줄입니다. 가끔 도로에서 멀찍이 떨어진 가로수나 사람을 보고 멈추기도 하거든요. 이런 실수들을 완충해야 합니다. 착시현상은 카메라 기술이 2차원 기술이라 생깁니다. 그래서 거리를 정확히 계산해야 되죠. 지금은 이 장비만 시가 수억 원 정도 합니다. 하드웨어의 단가를 내려야하는 과제가 있죠. 보완적으로 소프트웨어는 질을 높여야 합니다. 다만 하드웨어의 허점을 보완하고 하는 일들이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건 아니죠.

첨예한 쟁점과 통섭이 있는 기술

또 길 찾기에는 수학자가 필요합니다. 짧은 거리이면서도 교통상황까지 두루 고려한 최적화된 의미의 빠른 길을 찾아내야 되거든요. 내비게이션이라고 해서 다르지는 않겠지요? 이렇게 인간에서 인공지능이 있는 차가 판단하는 영역으로 넘어가는 거죠. 때문에 게임이론을 도입해 활용하기도 하고요, 철학과 지리정보학과 등등의 외부인재를 영입해 공동연구하고 있습니다. 철학 연구자는 앞으로 무인자동차 시대가 다가오면 포스트휴머니즘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런 어려운 주제로 접근하시더라고요.

사실 많은 모험이 필요하고 기술도 필요한 분야지만 20년 넘게 연구한 아직도 겁이 나는 분야가 자율주행차입니다. 과연 저게 나오면 기술자들은 살 수 있을까요? ‘사회적 수용성’이라는 걸 고민해야죠. 너무 앞서가면 세상이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기술이 좋다고 해서 전부 대중화되는 게 아니라 작은 기술도 사람들에게 필요하면 돈이 됩니다. 어마어마한 기술도 사람들에게 전파가 돼야 써먹을 수 있는 거죠.

보상 합당해야 국내연구 발전할 것

지난 2012년 구글에 통째로 영입된 세바스찬 교수 연구팀이 있어요. 예전에 유튜브에 보면 장님이 운전대 짚고 운전하는 광고가 있었죠? 그 자율주행차를 만든 팀입니다. 지금은 자율주행차에 대한 두려움이 있겠지만 앞으로 10년만 지나면 사람이 운전해서 오는 차를 보면 다들 도망갈 일이 생길 것입니다. 현재는 자율주행차가 사람보다 못하지만 사실 사람처럼 엉터리인 기계가 없거든요. 왼쪽 깜빡이 넣고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는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을 저지르죠. 테슬라와 애플에서도 이미 카네기멜론대학 연구팀 통째로 영입했습니다. 잘 생각하셔야 하는 게 한국은 자동차 생산량에서 세계 5위권이라는 거지, 이게 기술력을 말하는 게 절대 아닙니다. 사실 기술력은 세계 10위 안에도 못 들어갑니다. 우리의 장점은 값싼 인건비에 머리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뿐이죠.

벌써 반 백 년도 더 된 1958년에 미국에서 무인자동차시합이 있었습니다. 이때는 주로 군사학 쪽으로 접근했죠. 그런데 미국 시민권자만 참가할 수 있었어요. 우여곡절 끝에 한국에서도 1994, 95년에 두 번 챌린지에 참가합니다. 과제로는 기술로 해결하지 못하는 현상이 제시되는데 첫해에 승자가 안 나오면 다음해에 상금이 두 배로 증가합니다. 그 다음부터는 금액이 제곱으로 뛰죠. 그렇죠. 현 기술로는 세계와 경쟁하기 힘듭니다. 국내에서 4차 산업혁명 기술 연구를 장려하려면 적어도 1등에게 10억 원은 줘야 합니다. 자율주행차도 10개 대학이 연구에 뛰어들었는데 솔직히 그만한 대가가 있어야 피 튀기는 연구를 하는데 적은 금액에 나눠먹기만 있는 실정이죠. 비록 인원도 자본도 적지만 최소한 연구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줘야 기술이 발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사고 나면 법적 책임은 누가 질까

자율주행차의 법적인 난제는 사고가 나면 법적인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 하는 거죠. 사실 자율주행차는 언제든지 수동전환만 하면 되는 겁니다. 아예 운전석에 사람이 없어도 되는 무인자동차하고는 다르죠. 그러면 자율주행차 운전의 과실은 운전자 자기 책임이 되겠죠.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철학자와 법학자는 자기들이 풀지 못하는 문제를 공학자들에게 넘기는 측면이 있어요. 공학자들은 최대한 문제의 정답에 근접시키려고 노력하지만, 그게 어려우면 엇비슷한 해답을 찾습니다. ‘리걸 마인드’는 엄정해야 하는 점이 있으니 법학자들이 그런 건 절대 못 넘어가죠. 또 이건 생명과도 직결되고 보험처리 문제, 향후 수요하고도 얽혀있죠. 연구자는 물론 업계 관계자들도 매우 신중하게 고민해야겠습니다.

무인자동차 연구에 종방향 횡방향 제어라는 개념이 있는데요. 지금도 잘하면 무인자동차가 종방향 제어기술은 100퍼센트 완성단계입니다. 그런데 아직 차선을 바꾸는 횡방향 제어기술이 완성 안 된 단계죠. 이게 그래도 90퍼센트 정도 완료돼야 3단계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센서(감지) 기능이 미흡해 3단계 자율주행 모델은 안 된다,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한국에서는 2020년에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횡방향 제어가 고속도로, 즉 하이웨이 제어는 되긴 되는데 뒤에 아무도 없을 때면 됩니다. 목하 연구단계에 있고요. 현대자동차 역시도 저속에서는, 즉 트래픽잼 횡방향 제어는 2년 전에 이미 시험이 끝나 양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말려놓은 고추 피하고 경운기 지나

자율주행 도로 시험은 전남 완도에서 처음 시작했습니다. 지난 2013년과 2015년 완도 등지에서 정말 목숨 걸고 시험했습니다. 브랜드 차이인지 벤츠에서 시험한 동영상은 몇 억 뷰나 봤는데 우리가 실험한 건 몇 천 명 정도 봤더라고요. 그런데 우리가 시험하면서 느낀 게 우리가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얻으면 이건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통할 수 있겠다, 고추 말리고 경운기 지나가고 진짜 별의별 일이 다 있었거든요. 그나마 우리나라 기술 발전이 빠를 수 있는 건 그 당시에도 경찰이 교통통제 등을 지원해줘서 그래요. 첫 시험으로부터 벌써 4년이 지났으니 얼마나 더 나아졌겠어요? 대학에서도 이 정도 기술을 할 수 있다는 걸로 봐주세요. 예전만 해도 자율주행차 연구한다고 하면 취업이 안됐는데 지금은 유수의 기업에서 입도선매로 데려갑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무인자동차는, 20년 후나 돼야 사람이 타지 않는 차가 가능해요.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그래도 과거에는 기술격차가 미국이랑 50년 정도 됐는데 이제는 실리콘밸리 기술이 5년 후에는 우리 손으로 오더라고요. 연구를 잘 파악해보세요. 내 마음대로 생각하는 것이 잘 될 리 없고 인생이 그리 길진 않아요! 테마를 잘 잡는 것도 중요합니다. 간혹 무인주행이라고 하는데 ‘자율주행차’라는 말이 옳습니다. 무인주행이면 아예 안에 사람이 있어선 안 되겠죠? 그건 군사용어입니다. 무인 배나 무인잠수정 같은.

테슬라도 ‘과대포장’, 방향은 무인차량

울산에서 서울로 간다고 목적지만 찍으면 알아서 간다? 설령 그렇더라도, 운전은 하고 있지 않지만 타고는 있으니 무인은 아니겠죠. 막 미디어에서 다루는 걸 보면 운전석에서 자도 될 것 같지만, 아직 현재 기술은 그 정도가 아닙니다. 테슬라 등도 과대포장이 있어요.

아무튼 앞으로 기술방향은 무인자율자동차로 갈 것입니다. 뭐를 꼭 해야겠다고 해서 돈 들이지 않고 머리 하나만으로 사업을 구상하는 미국 청년들 보세요. 아시다시피 우버는 렌트카 사업, 구글 등 아이티 업체들이 돈이 되니까 몰려들죠. 자율주행차가 나오게 되면 현재 시각으로는, 또 금전적인 면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프로젝트들 비즈니스들이 쏟아져 나올 것입니다. 사실 내비게이션만 해도 인식이 되는 지도가 필요한데 예측운전까지 하려면 어마어마한 작업이겠지요? 이 연구를 현대엠엔소프트에서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직원 수천 명이 달라붙어도 안 되는 건데, 구글은 지도를 만들고 있고 이 역시도 용량이 어마어마해 관제센터가 기능하게 될 것입니다. 어디에 신호등이 있고 어린이보호구역이 있는지 집어넣게 될 것이고. 여러분, 자율주행차가 알아서 간다고 생각하면 정말 큰 오산입니다. 이미 입력이 돼 있는 대로 가는 것뿐이죠.

운전, 하고 싶으면 하고 싫으면 말고

어떻게 보면 자동차회사가 자본주의자죠. 무슨 말씀이냐면 앞으로는 자동차도 구매에서 렌트로 갈 것입니다. 앞으로는 사는 것보다 빌리는 것으로, 공유재로 갈 것입니다. 돈 벌어서 인생 즐기자는 거죠. 렌터카의 단점은 렌트하는 것 자체가 귀찮고 돈 들고 시간 든다는 거였죠. 차 한 대를 빌리기 위해서 두 명의 사람, 두 대의 차가 필요했잖아요. 무인자율자동차가 나오게 되면 차 한 대가 무인자율로 나한테 오게 되는 겁니다. 또 자율주행이라는 게, 어디를 이동하는데 자동으로 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그야말로 2020년 이후에는 운전하기 싫으면 운전 안하고, 하고 싶으면 하면 되는 겁니다. 앞서 말했듯 지금도 기술적으로 고속도로에서는 그게 가능하고요 복잡한 시내도로에서는 기술의 발전이 필요합니다. <끝>

정리=이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