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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여성 인력개발센터 4층 강당에서 여성 노동 정책 포럼이 열렸다 ⓒ김규란 기자

 

  지난 31일 울산 여성인력개발센터 강당에서 ‘울산의 여성고용 현실과 정책과제’를 주제로 정책 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은 (재)울산여성가족개발원 개원 2주년 기념으로 개최됐다.

 

  제조업 중심의 고용 환경, 일과 가정 양립 불가 환경

 

  첫 번째 주제 발표에 나선 강민정 부연구위원(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여성고용연구센터)은 “울산은 1960년대 산업화 초기부터 정유,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등 중화학공업 위주로 성장해 제조업 남성 정규직 중심의 일자리 구조”라며 “산업구조 특성상 남성 중심의 일자리가 대부분이라 여성들이 일할 만한 일자리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의 지역별 고용조사(2015)에 따르면 울산의 경우 남성은 제조업 종사자가 21%로 가장 많았고, 여성은 도매 및 소매업, 숙박과 음식업에 27%로 다수를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근로 장벽이 낮은 업종에 울산 여성 인구의 대다수가 종사하는 것이다.

 

  강 위원은 “제조업은 꾸준히 증가한 데 비해 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상당히 감소했다.”며 “전국적으로 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지속해서 증가세인 데 비해 울산은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하락했다.”고 짚었다. 실제 서비스업 고용 증가율을 나타낸 한국은행 울산본부(2015) 자료에 따르면 울산 서비스업 고용률은 2010년부터 하락해 2012년에서는 마이너스 대를 기록했다.

 

  울산 거주 여성이 가사노동을 도맡는 것도 지적됐다. 가사 노동시간을 나타낸 통계청(2014) 자료에 따르면 전국 여성 가사 노동시간은 평균 3시간 5분인 데 비해, 울산 여성은 평균 3시간 33분을 가사 일에 할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강 위원은 “가부장적인 왜곡된 사회 환경이 고착될 위험이 있다.”고 했다.

 

  여성가족부와 고용노동부는 여성고용 활성화를 위해 여성 노동시장 격차 완화, 전환형 시간선택제 확산, 남성의 육아휴직 확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둘째 자녀부터 ‘아빠의 달’ 성과보수를 확대하고 공공부문 남성육아휴직 대상자를 5% 이상 활용할 방침이다.

 

  강 위원은 울산만의 여성 고용 해결 과제에 관해 기초연구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울산의 여성 고용 현황은 매우 열악한 상황임에도 이를 개선하기 위한 뚜렷한 방안은 제시하기 어렵다.”며 “울산에 거주하는 전 세대 여성들을 대상으로 취업 욕구 및 정책적 수요에 대한 대규모 조사를 해 연구를 수행해야 구체적인 맞춤형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울산의 여성고용 활성화 정책 필요

 

  두 번째 주제 발표에서 김미주 교수(울산과학대)는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지만,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고 30대의 노동시장 이탈, 40대 이후 재진입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금융위기 이후 집중된 정부의 직접 일자리 창출 사업은 단기적이고, 저임금의 일자리가 대부분”이라고 비판했다.

 

  고용률 및 실업률을 나타낸 통계청(2016)의 자료에 따르면 울산 여성 고용률은 41%로 전국 7대 도시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경력단절 여성 비중 또한 가장 높으며 청년 고용률 또한 36%로 광주 다음인 6위를 기록해 최하위권으로 조사됐다.

 

  울산시가 중앙정부의 정책에 의존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울산 여성 일자리 사업 대부분은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담당하고 있다. 여성인력개발센터는 여성가족부와 고용노동부가 공동으로 운영, 광역자치단체가 참여하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이하 새일센터)’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새일센터의 강점은 상담, 직업훈련, 구직알선을 한 곳에서 이룰 수 있지만, 상대적 저임금으로의 진출, 낮은 경력 유지율이 문제점으로 제기된다. 새일센터가 <경력단절 여성 등의 경제활동 촉진법>에서 출발했기에 중, 장년층 여성 위주의 취업 지원 사업으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울산시 여성인력개발센터에 등록한 구직자는 20대가 12%, 대졸 여성이 34%로 울산지역 대졸 여성의 고용률이 매우 낮다. 이에 김 교수는 “이들 수요에 입각한 취업,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며 “광역시가 직접 지원하는 청년 여성 대상 진로 및 취업 지원 사업이 기획되어야 한다.”고 짚었다. 

 

제조업 기반의 관광 산업 육성, 전문대학 확충

 

  이병철 울산대 교수를 좌장으로 토론이 이어졌다. 울산시의회 환경복지위원회 부위원장 송해숙(자유한국당) 의원은 “2016년 이후 지역 주력 산업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제조업에 종사하는 남성 취업자 수는 감소했지만 40대 여성의 도소매, 숙박 음식점업 종사자 수는 늘어났다.”며 “이는 위기가 아닌 기회”라고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송 의원은 “대왕암에 보트장을 만들어 현대중공업의 배 만드는 공장을 볼 수 있는 전망대를 만든다든지, 울산대교에서 자동차 만드는 공장을 볼 수 있도록 한다든지 해서 제조업 기반의 서비스 산업을 만들자.”며 관광서비스산업을 4차 산업혁명의 대응책으로 제시했다.

 

  울산 소재 지역 전문대학의 추가 설립도 요구했다. “공부만 하는 대학이 아닌, 놀면서 공부도 하는 전문대학이 필요하고, 여성도 용접 같은 직종에 참가해야 한다.”며 “이들을 생산설비 쪽으로 보내면 될 것 같다.”고 했다.

 

민간 기업 활성화, 서비스 산업 주력

 

  울산시 일자리정책 담당 노동완 사무관은 “울산의 일자리 98%는 민간 기업에서 창출된다.”고 짚었다. 노 사무관은 “전국 사업체 총조사(2014)의 조사로는 울산 사업체 수는 7만8688개, 종사하는 근로자 수는 50만6899명인 데 비해 공공부문에서 직접 창출된 일자리는 약 9000명뿐”이라며 민간 기업의 활성화가 여성 일자리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조사에서 여성 종사자 수 비중이 높은 업종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이 81%로 1위를 차지했고, 숙박 및 음식점업 70%, 교육 서비스업 67%, 금융 및 보험업이 63%로 뒤를 이었다.

 

  노 사무관은 “울산광역시는 다양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며 “주요 제조업보다 고용유발 효과가 큰 서비스업을 육성하기 위해 ‘서비스산업 육성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6대 전략 서비스산업인 관광산업, MICE산업, 문화콘텐츠, 바이오메디컬, 제조업 기반의 지식기술 서비스업 분야에 영남알프스 및 강동권 관광단지, 전시 컨벤션 등을 확충해 나간다면 민간 기업의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과 가정 양립 필요, 현 정책을 중심으로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지역협력과 정태인 과장은 “현재 울산은 여성 고용도 문제지만, 조선업의 하락으로 고용 전반적 실태가 문제”라며 현 노동시장 정책 중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정책들을 간략하게 밝혔다.
정 과장은 임신, 출산, 육아기 근로자 지원 정책을 설명하면서 “17년 1월 1일부터 출산 전후휴가급여 상한액이 135만 원에서 150만 원으로 인상됐다.”며 “임금삭감 없이 1일 2시간 단축근무가 가능한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도 적극 홍보 및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했다.

 

  출산, 육아기 근로자를 위한 사업자 지원 정책에 대해서는 “임신 및 출산 전후 육아 휴직 중인 비정규직 근로자의 계약기간 종료 즉시 또는 출산 후 15개월 이내에 무기계약으로 재고용한 경우 사업주를 지원할 방침”이라며 “직장 어린이집 운영비도 시설장, 보육교사, 취사부 등 대기업은 월 60만원, 중소기업은 월 12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책의 이론성과 현실성, 새일센터

 

  울산여성회관 울산중부새일센터 지창완 센터장은 “여성의 고용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하기보다 한 가지라도 일, 가정 양립을 실질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정책이 정착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지 관장은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의 현실성에 주목했다. “중부여성새일센터의 한 취업설계사는 둘째를 가짐으로써 새일센터를 그만뒀다.”며 “제도적으로는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이 있어 쓰면서 이를 할 수도 있으나,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쓰면 빈자리가 생기기에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했다. 대체 인력이 없기 때문이다.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현실성도 짚었다. 지 관장은 “이 제도를 실행해본 모 기관에서 시간선택제를 떳떳이 쓸 수 없는 주위환경의 영향으로 결국 사용을 포기했다.”며 “대다수의 정책이 이론상으로는 좋지만 현실적으로는 힘들다.”고 했다.

 

  새일센터 노동자가 비정규직인 것도 지적됐다. 지 관장은 “새일센터에 1년 3400명의 구직자가 등록하며 5명의 상담사와 취업설계사가 이를 도맡는다.”며 “정규직 취업을 도와주는 노동자가 비정규직인 것은 모순”이라며 공공기관부터 정규직 전환으로 고용을 안정시키고 인력을 보강하길 촉구했다.

 

  좌장을 맡은 이병철 교수는 “이번 토론회가 울산시 여성 일자리뿐만 아니라, 전반적 고용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