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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만원 플랜카드 ⓒ 김규란 기자

 

  울산 현대자동차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 강(26, 남) 씨는 오전 7시에 출근해서 오후 8시에 마친다. 새벽 2시까지 일하는 날도 있다. 울산대를 졸업해 인천 공항에서 통역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 박(24, 여) 씨는 3교대 근무를 한다. 출근 시간은 새벽 6시, 아침 8시, 오전 12시다. 강 씨의 실 수령액은 월 200만원이 조금 넘으며 박 씨의 실 수령액은 월 200만원에 조금 못 미친다.

 

  각 대선 주자가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으로 내놓자 현 근로기준법이라도 잘 지켜달라는 목소리가 높다. 대선 주자들은 10대 공약과 공약집을 통해 현행 근로기준법 위반 시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공약들을 발표했다. 홍준표 후보는 최저임금 위반 제재 강화를 내세웠으며, 유승민 후보는 최저임금 위반 시 징벌적 배상을 내릴 것을 명시했다. 심상정 후보는 최저임금 위반 사업주 단속과 처벌 강화를 제시했다. 

 

  문제는 ‘변태 임금제’라 불리는 포괄임금제다. 업무 성질 또는 계산 편의를 위해 법정 기준 근로시간을 초과한 연장·야간·휴일 근로 등이 당연히 예정돼 있을 때, 노사 약정으로 미리 정한 후 매월 일정 금액의 제수당을 기본임금에 포함해 지급하는 방식이다. 강 씨에게 인사 관리 업무를 배정한 사업주도 시급제 적용을 받는 노동자들은 오후 8시 30분에 퇴근 시키고 생산 잔업은 강 씨에게 맡긴다. 강 씨는 포괄임금제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5대 대선 주자들이 ‘최저임금 1만원’을 내세우며 저녁 있는 삶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하지만 실질적으로 효과를 보일 지는 미지수다. 예를 들어 최저임금 1만원이 정착돼도 강 씨는 시급제를 적용 받는 노동자들보다 임금을 적게 받는 모순에 빠진다. 단순히 금액의 양만 늘어나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포괄임금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빈 공약이라는 해석도 많다. 이에 문 후보, 유 후보, 심 후보는 포괄임금제의 개선을 짚은 바 있지만 구체적인 방향은 아직 제시하지 않았다.

 

  공약 실현 가능성도 확실치 않다. 사무직 종사자 유다영(24, 여)씨는 “되긴 돼야 하는데, 지금까지 몇백 원씩 오른 게 전부지 않냐?”며 반문했으며, 서비스직 종사자 박지은(24,여) 씨는 “임금도 오르고 물가도 오르겠지.”라며 회의감을 보였다. 2017년 최저임금은 6470원으로 2020년 1만 원까지 오르려면 연평균 16%씩 올라야 한다. 1일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8%다. 박근혜 정부 임기 내 최저임금 인상률은 7.4%였다.

 

  울산대 오문완 교수(노동법)는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문제는 한정 된 재원이며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가 중요하다.”며 “예를 들면 심상정 후보는 우선순위를 이쪽에다 둘 텐데, 타 주자들은 대선 공약으로는 가능하겠지만 빈 공약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