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도 1933년 대공황 해법으로 노동시간 단축과 최저임금제를 제시한 사실을 아십니까?”(김종진 연구위원)

 

프로젝트 2018, 울산광역시 시정 분석 포럼은 16일 노동의 관점에서 바라본 시정분석의 중요성과 노동의제, 개입 전략을 주제로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의 사례 발표를 진행했다.

 

김종진 위원은 지역행정 영역에서 가령 서울시 비정규직 노동권익센터처럼 울산광역시에 노동권익센터가 생기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자체에서는 조직된 노동자가 아닌 대 시민-주민, 예비노동자의 노동 조직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사례가 있으면 쉽게 설득할 수 있다.”며 서울시 혁신파크 사례를 들었다. 또 근로감독 권한, 체불임금 등의 해결을 위해 울산에 없는 시,구,군 조례와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들 소감을 들으니 간병 알바하는 취준생, 이민 고민하는 사례 등 절절함이 묻어나더라고요. 지방정부에서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았는데 여태 뭐한 걸까 싶었죠. 멤버십카드나 청년임금 정책 등이 파업에 대한 청년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바꿀 수 있습니다. 사회안전망 혜택은 노동 존중으로 돌아옵니다.”(김 위원)

 

이 같은 서울시 노동정책의 배경에는 고용안정 정책 전략이 깔려있다. 즉, 모든 것을 비용으로 생각하는 하향평준화 전략은 노동 악순환의 지름길이므로 노사신뢰-고용안정-고숙련-기술혁신-고임금으로 선순환하는 상향평준화 전략을 세워야한다는 얘기다. 이것이 서울시 정규직 전환 정책의 뿌리이자 생활임금의 배경이 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처럼 ‘노동존중특별시 서울’ 사례를 참고하되 열매보다 중시해야 하는 것은 사업부서의 노동정책에 개입할 수 있게 노동정책부서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용을 넘어 환경 바꾸고 자존감 높여

 

감정노동, 노동시간 단축 등 지방정부가 취약한 노동정책은 복지, 건설-교통 등 사업부서에서 빈번히 발생하지만 노동정책부서에서는 문제해결에 개입할 여지가 적다는 것이다. 가령 서울의 정신건강지원센터에서도 비정규직 노조 설립 후 시와 갈등을 겪고 있다. 만약 울산에서도 이런 일이 생기면 누가 개입할까. 노동정책과 아니면 보건소? 때문에 사업부서에 대한 노동정책의 개입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건설 관련 경우도 마찬가지.

 

김 위원은 “서울 구의역 사고가 나도 교통정책과에서 개입하는 문제가 있었다.”며 “정책부서는 사업부서가 아니라 노동정책과장-국장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유럽처럼 청년, 여성 안정 보장 협약을 맺고 서울시가 중앙정부의 노동개악 버스 광고를 금지하는 등 사업부서 곳곳에 노동 존중 정책과 의식을 심어줘야 하는데 노동법의 작업중지권을 감정노동에 도입한 다산콜센터 사례도 이 때문에 가능했다고 했다.

 

해외 지자체에도 좋은 정책이 많다. 일자리 정책에서 좋은 일자리 정책으로. 독일 브레멘, 미국 위스콘신 등의 노동정책이 그렇다. 가령 위스콘신은 좋은 일자리를 평가해서 가점 지원하고 있고, 반대로 독일 브레멘은 나쁜 일자리 업체는 2년간 공공입찰에 지원할 수 없게 만들었다. 공정임금, 적정임금 등은 미국, 캐나다 일부에서 슬로건으로 채택된 바 있다.

 

이런 조례가 울산에서도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또 울산광역시 역시 하도급 발주가 다단계화 되면서 나중에 부도, 체불문제가 종종 생기는데 여기에 공정, 적정임금 개념을 도입해 인건비와 사업비를 분리한 뒤 인건비는 인건비로만 쓰도록 계좌를 분리하는 노동자 보호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 서울은 이미 건설하도급 관련 적정임금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도 연구인력 한 명으로 시작

 

씽크탱크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박원순 시장 취임 초기에도 서울연구원 박사 100명 중 노동정책 연구자가 한 명도 없었다면서 울산에서도 이런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울산에 진보적 연구집단이 있어야 공무원들을 설득할 수 있고 집권 연속성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지역과 달리 영남권은 아직 생활임금 정책의 사각지대다. 노동의제 정책으로 미국이 내세운 생활임금 정책처럼 울산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생활임금 정책 개발의 첫걸음을 뗄 필요가 있다. 생활임금 정책의 질적 수준을 끌어올리는 과제도 만만찮다. 다른 지자체는 위탁고용에 생활임금을 강제할 수 있냐는 논란이 있는데 법이 바뀌지 않는 이상 위탁고용 생활임금을 실현한 곳은 아직 서울 밖에 없다는 게 김 위원의 지적이다.

 

하지만 이미 다른 지자체에서는 이에 대한 논의가 무르익었으며 사기업과 생활임금 협약을 맺으려는 지자체도 등장하고 있다. 성북구 내 대학 청소노동자 생활임금 도입 협약 체결 등이 대표적이다. 아무쪼록 첫술에 배부르면 사기업의 반발을 부를 수 있지만 울산에서도 빠른 움직임이 필요하고 기본임금, 노동시간 단축까지 치고 올라와야 한다는 제언이다. 이들 정책 모두 서울이나 광주는 최근 연구를 시작한 주된 화두다.

 

지역공간 재설계, 다른 영역 같이 준비

 

아울러 ‘지역공간 재설계’라는 개념을 도입해 워커센터, 보건의료센터 등 다양한 곳에 노동자 개입을 추진해야 한다는 제안도 했다. 이를 통해 전략 조직화와 도시공간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이 역시 청년허브 또는 청년활동지원센터 등 다른 영역까지 노동 존중이 스밀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과제다.

 

중간지원조직을 통해 지역 노동자들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절실하다. 이때 중요한 것은 공무원들이 직영하는 것이 아니고 전문 노동단체에 위탁하는 것이다. 직장맘센터, 어르신돌봄센터 등 각종 지원센터는 선거과정에서 노동 이해관계 조직들이 협약을 체결해 운영하지 않으면 관료화돼 탈 노동적으로 운영될 우려가 있다. 노동단체의 위탁기관 운영은 노동에 대한 지역사회의 이해를 높이는 길이자 작은 조직에서부터 다산콜센터, 인천공항공사 등 큰 조직에까지 노동문제를 쉽게 풀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견해다.

 

그렇다면 울산은 다른 지자체에 비해 노동정책에서 한참 뒤쳐진 것일까. 이에 대해 조급해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김 위원의 지적이다. 노동조례와 조직이 있는 지자체는 서울 광주 경기 충남(광역), 아산 성남 안산(기초) 등 한국에 일곱 곳 남짓이라는 것.

 

하지만 울산은 노동자 중심 도시임에도 일부 기초지자체에 창조경제과, 일자리정책과 밑에 노동담당 정책관만 있는 등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광역-기초자치단체의 노동행정 패키징이 중요한 까닭. 하지만 백화점식 정책 나열 대신에 약속을 정해 하나라도 집중해서 해결하고 노동관계 사업 인원-참여도를 미리 조사해 플랜을 짜는 세심함이 필요하다.

 

또 지자체 노동정책은 새로운 중앙정부의 관심 속에 대부분 지역에서 올해 안에 하려는 것들로 내년 지선에서 이기려면 중앙정부에서 하라는 것 아닌 더 진보적인 울산시 버전으로 만들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래는 김 연구위원이 제시한 노동정책 관련 지방 정부의 핵심 역할과 과제 요약.

 

-제도설계자: 울산형 진보적 조례가 있어야. (종류별로 크게 스무 가지. 이미 있는 걸 차용하면 고생 안 해도 된다.)

 

-모범사용자: 모범 모델이 돼야. 시장이 미치는 영향 중요. 서울도 민간위탁 규모(350곳, 1만8000명) 상당. 이는 울산도 마찬가지 이에 지도-행정-영향력을 미치는 권한까지 가야.

 

-모니터링: 1년 후 결과 모르는 행정. 과장-국장의 문제? 잘돼서 승진하면 후임자는 뭐하나. 평가, 모니터링 개입으로 정책승계 잘되고 노동정책 표결해서 이길 수 있는 구조로 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