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혁명의 열망을 안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소통과 탕평으로 평가되는 청와대 참모진의 구성과 내각 인선, 검찰 개혁 인사 그리고 4강 외교특사 파견을 벼락같이 해치웠다. 불과 열흘 사이 대한민국은 세상이 바뀌었음을 실감했다. 문재인 정부는 87%의 국민들에게 칭송을 받으며 첫 출발을 잘 하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앞날은 누구나 예측하듯 험난할 것이다. 입법과 예산을 틀어쥔 국회가 여소야대이기에 대선 경쟁을 했던 야당들의 협조가 필수인데 벌써부터 안티와 반대가 엿보인다. 보수세력을 선동하며 출범 초기부터 트집잡기에 열중하는 언론권력, 정부와 법 위에서 군림하는 재벌권력, 무소불위 검찰권력은 빈틈만 보이면 언제든지 등에 비수를 꽂을 준비를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의 열쇠는 의외로 간단하다. 외교, 안보, 경제, 복지, 노동정책을 박근혜 정부와 반대로 하면 국민들은 환호하며 지지할 것이다. 특히 지지세력이 없다는 가장 취약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국민의 70%가 넘는 노동자와 가족을 우군으로 삼아야 한다. 노무현 정부가 실패한 비정규직 확산 노동정책을 반면교사로 삼고, 박근혜식 노동개악을 원상회복시키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정경유착을 경계하며 재벌들을 개혁 대상으로 삼아 사회양극화의 주범인 비정규직을 제로화하고 차별금지법을 올바로 집행하면 90%에 이르는 중소영세기업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의 개선되고, 노동자들의 소득이 올라가면 소비는 증가하고 경제는 성장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절반의 임금을 주는 비정규직 사용 확대와 중소영세기업 임금 격차의 원인은 재벌들의 다단계하도급 중간착취로부터 시작된다. 대기업 노동귀족들의 고임금이 문제가 아니라 재벌 대기업에서 하청을 받아 재하청을 주는 과정에서 임금착취로 이윤을 확대하는 게 문제다. 비정규직의 확산과 중소영세기업 임금 격차의 확대는 절반의 임금을 주며 일을 시키다가 마음대로 해고시킬 자유를 주며 생긴 사회적 부작용에 불과하다. 이 유혹만 없애면 비정규직 확산과 임금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


1980년대 대기업이 100%라면 중소기업은 96.7%로 임금 격차는 3.3%에 불과했다. 2015년 전산업 원.하청과의 임금 격차를 보면 원청기업에 비해 1차 하청기업은 60.6%, 2차 하청은 36.2%, 3차 하청은 24.5%로 하락한다. 기업규모간 임금 격차는 재벌 대기업이 동일노동에 대해 1차 하청업체에 39.4% 적게 주고, 1차는 2차 하청의 임금을 24.4%, 2차는 3차 하청 임금을 11.7% 중간착취하며 격차가 크게 발생한 문제이다. 이를 중간착취를 없애고 고스란히 최종 일한 노동자에게 지급하면 2차 하청은 24.4%, 3차 하청은 36.1% 임금 상승 요인이 발생한다. 사내하도급과 용역 등 간접고용은 인건비 감소가 아니라 반대로 중간착취 업체의 경상관리비와 이윤을 보장해줘야 하기에 더 많은 비용을 발생시킨다. 간접고용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면 추가비용 없이도 노동자들에게 10%의 임금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


정권 초기 문재인 대통령이 결심하면 불법 노동착취 관행은 해결될 수 있다. 비정규직 문제와 중소영세기업 임금 격차 문제는 재벌들의 횡포이고, 박근혜 정권이 뇌물을 받고 재벌기업 비호에 나선 정경유착의 산물인 노동개악만 철폐해도 노동자들의 고통은 개선되는 방향으로 전진한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세상이 달라졌다고 해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울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현대중공업 재벌이 관리하는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은 계약해지 해고 상태가 3년을 넘겼고,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동자들은 1만여 명이 넘게 구조조정의 희생양이 되어 정리해고를 당하고 울산을 떠났다. 남아 있는 사내하청노동자들 중 노동조합에 가입한 사람들만 겨냥하여 폐업과 취업 거부 횡포로 나타난 블랙리스트 폐지를 요구하며 염포 고가다리 고공농성을 시작한지 40여일을 넘기고 있다.


지난 2월 서울고법 현대차 불법파견 판결에서는 직접생산공정은 물론이고 엔진과 변속기, 물류와 출고 등 간접부문까지 컨베어 흐름작업에 의한 공정으로 해석했다. 지금 현대차에서 벌어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불법파견 해결을 요구하는 것이다. 계약 해지와 대량 정리해고 사태는 현대차가 은폐 또는 증거인멸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고, 현대차 재벌의 불법적인 무노조 경영과 노동착취를 유지하려는 계열사 노무관리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출입증을 빼앗기고 자택대기발령 형태로 해고된 진우3사 노동자들이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노숙농성을 시작한지 1년을 넘겼다. 글로비스 하청업체인 동진오토텍 계열사 노동자 250여명은 노동조합 설립을 하자 계약 해지와 폐업 방식으로 하루아침에 일거리를 빼앗기고 해고 상태에서 농성을 시작한지 40여일을 넘기고 있다. 보전업무를 담당하던 창진에프티와 연보테크는 사내하청 동일업무는 유지하며 폐업하고 외부에서 출퇴근하는 회사로 변경하며 계약 해지에 나서고 있다. 또 CKD 해외수출물량 포장을 담당하던 사내업무를 외주화시키는 과정에 대량 계약 해지라는 고용불안에 노출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2,3차 사내하청노동자들도 불법파견 판결대로 추가 3000여 명 정규직화를 시켜주고, 남아 있는 기간제, 파견제 노동자도 차별금지법대로 동일사업장 동일임금을 지급하면 현대차에서 비정규직 해결의 모범을 세우고 전체 제조업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울산 현대차 비정규직들에게 헌법의 노동3권은 장식품이다. 현대차 재벌이 헌법 위에서 군림하며 무노조 경영을 포기하지 않고 비정규직 착취 불법경영이 지속되고 있다. 즉각 입법기관인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진상조사단을 파견한다면 불법 노동탄압의 증거들은 차고 넘친다. 검찰의 인지수사라는 것도 있다. 이미 유성기업 사태에서 현대차 노무관리 지배개입의 증거가 있고, 진우3사와 동진오토텍 블랙리스트의 존재와 노조탄압 사태도 충분한 증거들이 존재한다. 재벌이라 봐주면 박근혜 정부와 똑같다. 엄정한 법 집행으로 재벌의 불법경영을 근절하고 비정규직 노동착취를 바로잡아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게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