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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두 시 동진오토텍 노동자들이 도로에서 공장 정상화와 고용 승계를 주장하며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김규란 기자


  “노동조합을 만든 게 죄가 됩니까. 그동안 너무나도 힘겹게 살아온 노동자들, 특히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면서 낮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야 말로 새로운 정부에 우리가 바라는 것입니다. 울산 시민 여러분, 동진오토텍 노동자들에게 귀 기울여 주십시오.”(동진오토텍 거리 집회 연설문)

 

  지난 주말 27일,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른 30여 명의 노동자들이 남구청에서 울산시청까지 삼보일배를 했다. 이들은 현 휴업 중인 동진오토텍 (대표이사 예상우, 김순영) 노동자들로 고용 승계와 공장 정상화를 촉구했다.

 

  동진오토텍 (동진로지텍, 동진기업)은 현대글로비스 협력업체다. 현대글로비스가 설립되기 전부터 현대자동차에 1위로 서열 납품을 해오던 26년 된 중견기업이다. 작년 10월 3일 전국금속노조 울산지부 동진지회를 설립한 이후, 올해 2월 차체부분을 이관했고 4월은 물량 분산을 했다.

 

  현재는 4월 20일 공장 가동 중단, 4월 30일 글로비스와 계약 해지 이후 30여명이 퇴사하거나 노조를 탈퇴했다. 동진 노조 측은 현 사태의 원인을 노동조합을 봉쇄하기 위한 현대자동차와 현대글로비스의 합작품으로 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의 재벌 승계를 위해 노조를 파괴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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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업 중인 동진오토텍 공장. ⓒ김규란 기자

 

그들은 왜 노동조합을 만들었나

 

  동진오토텍 노조의 주장에 따르면 △근속년수와 무관한 임금체계 △부당한 연차 사용 △회사 귀책사유에 의한 평균임금 70% 미지급 △산업재해 불인정 △아이템에 따른 회사 이동 등이 노조 설립의 주 원인이다. 동진지회 쟁의대책위원회 윤채원 사업국장(40)은 “연차를 쓰기 싫어도 안 쓰면 눈치를 주고 자르니까 강제로 연차를 쓴 적이 많다.”고 했다.
사측의 입장은 다르다.

 

  익명을 요구한 동진오토텍 관계자는 “노조 설립 이후 요구안에 다 응해 줬다.”며 “잘 되고 있는 와중에 무단으로 침입, 파손, 절도, 폭력, 감금 등을 행했다.”고 했다. 또 공문을 통한 공식적인 협상 요청이 아닌, 비공식적으로 노사관계로 끌고 갔다고 덧붙였다.

 

  이에 동진 노조 측은 “공식적인 공문은 5월만 해도 네 번이나 보냈다.”며 “감금의 경우는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 “회사를 어떻게 운영할 건지 물어보려 간 건데, 회장은 태평하게 골프 연습하는 것을 발견하고 격양돼서 충돌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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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가 갑질을 버리자' 동진 오토텍 공장 한 켠에 걸려 있는 비드 ⓒ김규란 기자

 

정규직의 비정규직화

 

 동진오토텍 노동자들은 자신들은 근로계약서에는 정규직이라 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비정규직이라 주장한다. 동진오토텍 한 노동자는 “우리는 현대자동차 원청의 통제를 받으니 비정규직이다.”고 했다. 정규직을 비정규직이라 보는 이유는 ‘간접고용’과 ‘낮은 임금’ 때문이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김정아 정책국장은 “서열업체인 동진오토텍은 도급계약을 하고 내려간 간접고용형태다. 하도급 형태의 노동자와 최저임금 수준인 임금으로 보면 ‘실질적 비정규직’이라 본다.”고 했다.

 

  폐업으로 생계를 잃은 동진 노동자들은 주말 도심에서 삼보일배를 하고, 평일은 문을 닫은 공장을 지키고 있다. 그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노조를 사수하면서 예전처럼 일을 하는 거라고 입을 모았다.

 

  울산변호사회 인권위 심규명 위원장은 “동진오토텍 노동자들의 빠른 문제 해결을 위해 사측과 현대글로비스 등에 시정 조치를 권고하고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고 했다. 울산변호사회 인권위는 24일 첫 사업으로 동진오토텍 사건을 선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