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시장은 울산 노동자들이 울면서 남목고개를 떠날 때 도대체 뭘 했는가?’


최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김병조 정책실장을 울산시의회 앞에서 울산시경이 강제 연행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지역 정치권과 재벌에 대한 울산 노동계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2의 노동자 대투쟁을 일으켜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굵은 빗줄기와 함께 이따금 우박이 내려치기 시작한 1일 저녁. 울산시의회 청사 앞으로 우비에 기댄 노동자 천여 명이 모였다. 이곳 시의회 옥상에는 풍찬노숙 텐트 생활을 하며 현대중공업 사측의 일방적 그룹 분사와 정리해고에 맞서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김진석 수석부지부장이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우박을 뚫고 달려온 동지 여러분들, 정말 반갑습니다!”라고 힘찬 손 인사를 하며 민주노총 울산본부 권오길 본부장이 대회사를 시작했다.


“어제 정말 기가 막힌 일이 일어났습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간부 두 동지가 올라간 데에 시의원을 앞세워 울산지방경찰청, 울산광역시장, 울산시의회, 자유한국당이 한패가 돼 시의회 옥상에서 농성중인 노동조합 간부를 연행해갔습니다. 올라오는 시의원이 다리가 아파 이를 배려해 노동자들이 아래로 내려갔는데 그 배려에 강제연행으로 답한 용서할 수 없는 만행입니다.”


권 본부장은 김기현 시장 등 비상식, 비합리세력에 대한 심판을 촉구했다.


“김기현 시장 이하 자유당 보수세력은 촛불 민심에 제대로 응답 않고 자기 기득권 유지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비상식 비합리 세력을 내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심판할 것입니다. 현대중공업 구조조정 저지투쟁 3년째에 아무 생존 대책 없이 거리로 쫓겨난 노동자에게 김기현 울산광역시장과 울산시의회는 도대체 뭘 했습니까? 2년간 울산 경제가 망가져도 아무런 대화 않고 안 나타난 세력 반드시 심판해야 합니다.”


보름 넘게 진행된 단식으로 힘든 가운데서도 금속노조 백형록 현중지부장은 전화 연결을 통해 울산시민들에게 호소했다.


“87년 대투쟁 30년 만에 울산 심장부에서 거점 투쟁을 하고 있는 노동자 모두의 마음은 87년의 마음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노동자도 시민이라는 마음으로 헤아려주십시오. 불편을 드려 죄송하지만 김병조 실장 연행 과정에서 보듯 우리는 너무 순진했습니다. 시의원에 대한 배려로 자리를 옮겼으나 연행됐죠. 똑똑히 기억하길 바랍니다. 저들은 경제난으로 고생하는 노동자 시민이 아닌 재벌들을 비호하고 있고 현대중공업은 역대최고 실적에도 정리해고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박유기 지부장은 최근 몇 년간 현대중공업그룹이 저지른 구조조정을 통해 대주주 정몽준 씨가 챙긴 것이 가장 많다고 질타했다.


“분사 및 재상장으로 정몽준 씨 일가는 3247억 원을 챙겼습니다.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의 6월 1일 기준 주식 종가가 41만3500원입니다. 이에 대한 정몽준 씨 지분은 122만 주로 10프로 넘습니다. 무려 5000억 원을 지분 증식한 겁니다. 무려 2만5000명을 해고하고 3400억 원을 챙기는 기막힌 자본주의 현실에 울산시와 시의회는 무엇을 했습니까. 노동자 퇴거 명령에 이은 기습 연행은 납치에 가깝습니다.”


김종훈 국회의원도 악천후를 뚫고 서울에서 비행기를 타고 와 한마디를 보탰다.


“노동자로 울산에서 살아가고 노조를 한다는 게 어떤 건지 잘 압니다. 울산시장에게도 노동자 살려달라고 애원하고 경제 살리고 노동자 살리는 건 고용안정이라고 말했습니다만 이것은 그 누구도 해결해주지 않는 우리 문제입니다. 조금씩 변화되고 있는 세상에서 우리 조금만 더 힘내서 조선업 노동자 살리는 길에 함께 싸우겠습니다.”


이내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김진석 수석부지부장의 피맺힌 절규가 확성기를 통해 울려 퍼진다.


“남목고개를 넘으며 투쟁한지 어언 20여년 흐른 지금 홀로 처절한 현대중공업의 현실을 안고 이 옥상에 올라와 아래를 보니 온 세상이 동그랗습니다. 동지여. 지금도 성내삼거리에는 노동자 두 명이 고공투쟁을 하고 있는데... 저는 중공업 교섭 관계자로 1년 동안 협상해왔지만 갑갑합니다. 저는 남목고개를 울며 떠난 능력 있는 동지들을 보며 이들이 중공업 떠나선 안 된다고 사측에 간절히 호소합니다. 여러분들과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동진오토텍에 입사한지 채 몇 개월이 안 된 권순철 조합원은 꽤 앳돼보였다.


“동진오토텍은 25년 흑자회사입니다. 기본적인 노동조합 설립권 지키려는데 정몽구는 450명 노동자 죽여 생존권 박탈했습니다. 대한민국 현실 참담하지만 노동자 권리 찾기 위해 스스로 움직여 문재인 대통령이 움직이게끔 해야 합니다. 6월말 총파업 통해 무슨 일 있어도 무조건 되게 할 겁니다. 폐업 문제 해결 안 될 거라 하지만 끈질기게 투쟁해 불가능은 없구나 깨달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