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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진보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김기현 울산시장의 울산저널 탄압과 지역 언론 길들이기를 규탄하고 나섰다. ©이종호 기자


노동당 울산시당, 울산 녹색당, 울산 민중의꿈, 정의당 울산시당(가나다순)은 지난달 28일 오후 합동으로 시의회 프레스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기현 울산광역시장의 <울산저널> 탄압을 규탄했다.


이 자리에서 진보정당 대표자들은 울산시와 김기현 시장이 지역언론 길들이기와 풀뿌리 언론 탄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날 회견이 시작되면서 상당수 시의회 출입 언론인들이 자리를 비우자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지역 내 권언유착의 강도가 예상치를 웃돈다며 큰 우려를 표했다.


 “여기 자유 위해 싸우는 언론이 있습니다”


한편 이날 회견장에서 회견 과정 전반을 지켜본 본보 이채훈 기자는 같은 날 개인 페이스북 계정에 장문의 소회를 남겼다. 이를 기자의 동의를 얻어 지면에 옮긴다.


다음은 그 전문.


모두 다 고맙습니다. 기자회견문 내용이 언론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질 수 있는 내용인데도 저희가 겪고 있는 상황을 십분 이해해주시고 용기있게 회견에 나서주신 정치인 여러분.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취재를 머뭇거리셨겠지만 음으로 양으로 저희 사정을 알고 계실 언론인 여러분들. 기자 없는 기자회견이었지만 울산 주민자치의 심장부 시의회 프레스룸에서 이런 회견을 할 수 있었다는 것도 뜻깊은 일입니다. 어찌보면 언론인의 자유, 민주주의의 소중함에 대해 자각하게 해준 김기현 시장님도 고맙습니다. 중요한 건, 여기 속박 속에서 자유를 위해 싸우는 언론이 있습니다. 기억해주십시오.


주민들은 지진도 겪고 홍수도 겪고 금융위기도 겪고 정리해고도 겪고 좋은 일자리는 없어지고 비정규직은 늘어나고 대학이 부족해서 고등학생 절반이 졸업하면 고향을 떠나야 하고 집값도 물가도 넘사벽이라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다른 지역으로 떠나고 있지만 시민은 뒷전인 동네가 여기 있습니다. 주권자들 스스로 권력자를 교체한 촛불의 나라지만 아직도 촛불을 밝혀야 하는 어둠의 곳이 많습니다. 추운 곳에 있으니 추운 설움을 알겠습니다. 시민사회에 대한 외면, 노동자들에 대한 외면, 언론에 대한 외면... 이 모든 것들이 맞닿아있다고 봅니다.


제가 자란 울산은 제가 태어나기 전에는 한강의 기적을 이룬 축소판이었지만 제가 잠시 고향을 떠났을 때에 반짝 찬란했던 순간을 맞이하고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을 때에 울산은 헬조선의 축소판이 되어 있었습니다... 문득 생각해보니 6.29 개헌, 지방자치의 부활 이후에도 이곳은 30년동안 지방정부의 교체가 없었습니다. 껍데기만 다르고 대개 비슷한 집단이 60년 넘게 통치해온 것이죠... 협치의 시대에 자치를 이루지 못하고 통치의 마인드로 지내온 반백년 세월... 언론의 자유만큼이나 책임을 생각하고 내 고향 울산의 미래를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한발 한발 싸워나가겠습니다.


앞으로의 울산은 우리가 알고 있는 울산과는 달라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이 살 수 있습니다. 대통령 하나 바꾸려고 촛불 든 게 아니라고... 그 추웠던 날 작은 촛불들이 아직도 우리에게 속삭입니다. 울산도, 광화문 세월호 광장의 그 기적처럼 울산 스스로가 시민 스스로가 그렇게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말합니다. 무수히 많은 동진과 무수히 많은 골리앗과 무수히 많은 반천과 태화시장과 무수히 많은 고리와 월성과 또 무수히 많은 철쭉과 수달 또 무수히 많은 지역자치를 위해 고뇌하는 젊은 언론인 젊은 청년들을 위해 촛불처럼 작아 보이는 힘을 횃불처럼 모아주십시오. 굳이 저희 회사 이름은 거명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무수히 많은 그분들과 같이 싸우겠습니다. 여러분, 힘을 모아주십시오. 두서없는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부디 여러분, 반짝이는 밤 보내십시오. 좋은 날을 고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