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에 특종감인 제보를 받았다. 요지는 울산의 모 병원이 ‘의료 사고’를 냈으며, 이를 숨기기 위해 ‘사문서 위조’를 했다는 것. 학부시절 C+인 형법과 배우지도 않은 의료법을 뒤져가며 일주일을 보냈다. 총알을 구비해야 목표를 겨냥할 수 있으니까.

 

  얼추 정리가 됐을까. 해당 제보자의 피제보자 측을 찾아뵀다. 이러이러한 일이 있다며, 취재 협조를 부탁하자 흔쾌히 응해줬다. 느낌이 쎄 했다. 피제보자 측의 요지는 ‘환자가 직접 합의서를 썼으며, 현 환자는 그런 적이 없다며 우기는 중.’ 말이 달랐다. 서로 증거는 부족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가방에 들어있는 총알이 흰색 플라스틱 총알처럼 느껴졌다.

 

  다음날, 제보자인 환자 측과 피제보자인 병원 측을 3자 대면 시켰다. 녹음을 하며 듣던 와중 환자의 한 마디, “아, 내가 합의서를 썼구나.” 아, 어머님. 제 일주일과 기름값은 뭐가 됩니까. 판례상 ‘의료 사고’는 케이스-바이-케이스로 인정되는 게 통설이라, 내 초점은 ‘사문서 위조’였다. 환자는 어제까지만 해도 모든 것이 위조라며 발뺌하다가, “아, 내가 합의서를 썼구나.”로 일축했다. 사문서 위조가 아니란 것이다.

 

  사라진 일주일과 수면 시간, 그리고 기름값은 누구에게 보상받아야 할진 모르겠다. 대신 한 가진 확실해졌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보며, 그 옳다는 생각을 여과 없이 믿은 나부터 잘못이란 거다. 사람은 잘못 없다.

 

  갑자기 <울산저널>에 김규란 기자의 이름이 없다면, 사람을 너무 잘 믿어 뒤통수가 없어져 이를 기우러 떠났다고 생각하면 된다. 아마, 후미진 절에서 뒤통수에 붕대를 감고 두꺼비 집이나 짓고 있을 거다.

 

  참고로 그들의 현 상황은 아직 대치 중이다. 환자가 헷갈려 하는 그 합의서는 현 남부경찰서에 의뢰해 본인이 맞는 지 필적 감정 중이며, 결과는 3주 뒤에 나온다. 기자에게 특종은 밥을 안 먹어도 배부르게 한다던데, 오늘 점심은 수제 갈비였는데도 별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