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작업장이 불법 몰래카메라 천지가 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는 지난달 초부터 본관 건물을 비롯한 현대중공업 사업장 내에 현장 사무실 입구, 식당과 목욕탕 입구 등 작업장 곳곳에 CCTV가 설치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이는 노동조합과 합의하지 않고 설치한 것이다.


이에 현중지부는 11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사측이 ‘개인정보보호법’,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CCTV 철거 및 사용중단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해 1월 25일에는 현대중공업 전기전자 회전기 본관 건물 여자화장실에 몰래카메라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바 있다. 중공업이 발칵 뒤집히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그럼에도 1년이 지난 지금 회사 내에 불법 CCTV가 대폭 늘어나자 노동자들은 단 한 번도 사측이 공식적으로 설치 여부에 대해 노조와 협의한 바 없다며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또 금속노조 현중지부는 사측이 현장 곳곳에 설치한 감시카메라를 확인하고 항의에 나서자 회사 소식지 <인사저널>을 통해 변명에 나섰다는 점에 분개했다.


현중지부 관계자는 “CCTV 설치는 엄연히 사전에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과 협의하도록 돼 있다.”며 “특히 감시를 목적으로 하는 CCTV 설비의 확대설치는 노사협의회 협의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1항에 따르면 “정보주체(촬영된 사람)의 동의를 받은 경우에는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영상정보도 이에 포함된다.


특히 같은 법 제25조 5항에 ‘영상정보처리기기운영자는 영상정보처리기기의 설치 목적과 다른 목적으로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임의로 조작하거나 다른 곳을 비춰서는 아니 되며, 녹음기능은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음에도 현대중공업은 감시를 목적으로 선행도장관에 녹음이 가능한 CCTV를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게 노조 측의 발표.


현중지부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5만여 구성원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한 점에 대해 공개사과해야 한다.”며 “현대중공업은 불법으로 CCTV 설치를 주도한 책임자를 처벌하고 제발 상식적인 선에서 경영을 하라.”고 말했다.


한편 금속노조 현중지부는 회사가 불법으로 설치한 CCTV를 철거하거나 사용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법적조치를 취할 것임을 천명했다.


이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