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7월 5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1366 울산센터 상담원에 대한 탄압 촉구 중단' 기자회견 ©김규란 기자

 

“존경하는 시장님, 빠른 시일 내에 이러한 상황들이 정리가 되어 1366 본연의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정확히 조사하여 조치를 취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2017년 3월 7일, 여성 긴급전화 1366 울산센터 상담원 정미아, 이태숙이 작성, 민원을 제기한 ‘시장님 소통합시다’의 말미)”

 

  울산 성범죄 피해 여성을 전담하는 기관 ‘여성 긴급전화 울산센터 1366’의 여성 노동자들이 부당 노동 탄압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여성 긴급전화 1366’은 전국 18개 도에서 동시 운영하는 여성가족부 연계 센터다. 이 기관은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등 긴급한 구조·보호·상담을 필요로 하는 여성들에게 24시간 전화로 피해 상담을 해주며, 경찰과 연계해 피해 여성들에게 긴급 조치를 해주는 곳이다.

 

#.  2016년 4월, 시청 주무관 면담 건으로 시말서 작성

 

  사건은 작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은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에 따라 미지급된 야간수당을 포함한 ‘처우 개선’을 1366 울산센터와 밝은미래복지재단에 요구했다. 하지만 법에 따른 야간수당 요구가 문제의 시발점이었다.

 

  재단 측은 “법인 사전 보고 없이 시청 주무관을 면담했다”는 이유로 네 명의 상담원에게 시말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이 3일 뒤 시말서를 제출하자 박 상담원에게만 “피해자 사진 무단 유출과 관련해” 두 번째 시말서 제출을 요구했다.

 

  작년 8월에 밝은미래복지재단으로 근무를 시작했다는 사무처장은 “법인 사전 보고 없이 시청 주무관을 면담했다는 내용은 거짓”이라며, “피해자 사진 무단유출 때문이다.”라고 주장했지만, 본지가 따로 재단의 공문을 살펴본 결과, 이는 거짓 진술로 드러났다. (사진1)

 

3

사진1: 밝은미래복지재단이 지난해 5월 17일 일부 1366센터 상담원에게 보낸 시말서 제출 요구서. 재단측은 11일 "시청 주무관을 만났다고 시말서를 쓰라 한 적 없다."고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 김규란 기자 

 

#.  2016년 7월, 근거 없는 합의서 작성 요구

 

  재단 법인 상임이사가 1366 울산센터를 직접 방문해 “센터의 원활한 업무와 화합·협력하는 분위기 조성 및 향후 발전을 위하여 2016년 4월~6월 센터 직원 시청 주무관 면담과 관련하여 더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하며, 야간수당을 직무수당에 포함하여 지급한 바, 직무(야간)수당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함”이라는 내용의 합의서(사진2)를 네 명의 상담 노동자들에게 줬다.

 

  본지가 해당 합의서를 확인해 본 결과, 붙임에 ‘본 합의서의 효력은 서명과 동시에 발생함’이라는 구절이 쓰여 있다. 통상 합의서란 법인에서 공증을 받아야 효력이 발생한다. 당시 합의서를 받았던 상담원은 “저희를 협박하는 거로밖에 안 보인다.”고 심정을 내비쳤다.

 

  재단 측도 해당 합의서에 대해 “법적 효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야간수당은 이미 지급된 것이다.”고 해명했다. 또 “저희 상임 이사님이 교수님이셔서, 징계위원회를 열거나 하는 부분에 미흡한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2

밝은미래복지재단이 2016년 6월 17일 1366 상담원들에게 제의한 합의서 © 김규란 기자  

 

#.  2016년 10월, 사전 동의 없는 MMPI 검사 요구

 

  1366 울산센터 전체 상담 노동자들에게 사전 동의 없이 이진숙 전 센터장을 통해 남구 청소년복지센터에서 MMPI 검사를 받길 요구했다. 일부 상담 노동자들이 주장하는 ‘MMPI 검사’ 요구의 문제점은 ‘일방적인 통보’라는 점이다. 7년간 상담 업무에 종사했다는 한 노동자는 “MMPI 검사를 통해 우리가 마치 정신적 문제가 있는 것처럼 치부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문제는 MMPI 검사를 한 사단법인 마이코즈와 밝은미래복지재단의 관계다. 이 두 법인은 대표이사가 정근두 이사로 같다. 이에 일부 상담원들은 “많은 MMPI 검사 기관 중 왜 하필 그곳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작년에 MMPI 검사를 직원들에게 권했던 전 이진숙 센터장은 “재단끼리의 연결고리는 상담원들의 오해다.”며 “더 원활한 1366 울산센터를 만들기 위해 한 것”이라고 말했다. 재단 측도 “상담원들도 감정 노동을 하는 직종이니, 업무를 하며 지쳤을 거로 판단해 집단으로 슈퍼 비전을 받도록 한 선의의 행동”이라며 “마이코즈의 이사장은 평생직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쉽게 말해, 우연의 일치란 것이다.

 

#. 왜 16개월이 걸렸나

 

  2016년 4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여성 긴급전화 울산센터 1366’의 여성 노동자들이 △ 임금체납 △ 부당 징계 △처우 개선 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시간이다. 이들은 재단, 사단 법인, 울산시, 울산시장, 센터 등 다양한 관계자들과 원만한 내부 합의를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결과는 이들을 지난 5일 울산시의회 기자회견장까지 오게 했다.

 

  한 여성 노동자는 “현 1366을 운영하는 밝은미래복지재단의 대표이사(정근두)와 일전에 MMPI 검사를 강요했던 기관인 울산시 남구 청소년 상담복지센터의 사단법인 마이코즈의 대표이사가 같다.”며 “또 마이코즈의 이사진에는 김기현 울산시장이 있다.”고 조심스레 추측을 내비쳤다.

 

  이 상담원의 주장처럼, 실제 재단과 사단 법인 홈페이지에도 ‘대표이사 : 정근두 목사(울산교회)’, ‘이사 : 김기현 장로(대암교회)’라 게재돼있다.

 

  이에 재단 측은 “김기현 울산시장님도 등기 이사는 빠져있다.”며 “오해를 부를까 우려돼 등기 정리도 한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밝은미래복지재단은 2010년 3월 울산시로부터 표창패를 수여 받았고, 같은 해 ‘여성 긴급전화 1366 울산센터’를 시로부터 위탁받았다. 이후 2013년 4월 재위탁, 2015년 4월 재위탁을 받았다.

 

  밝은미래복지재단은 지난 7일 울산시 장애 권익 옹호 수탁기관으로도 선정됐다. 울산시는 ‘장애인 복지법’에 따라, 위탁기관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고 같은 날 밝혔다.

 

#.  최대 피해는 울산 시민에게

 

  사건 당사자 네 명의 상담 노동자들은 “우리가 우리 일을 할 수 있게끔 해주길 바란다.”며 “재단은 지역사회에 좋은 일을 한다고 포장하지만, 1366을 더 이용하지 말고 자신의 이익 추구 수단으로 삼지 말길 바란다.”고 했다.

 

  재단 측은 “밝은미래복지재단의 이사장님 기본 마인드가 기관이 건강하게 운영되고,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는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상담원들이 마인드 컨트롤을 잘한다 해도 내담자들에게 상담을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이어 “정말 1366 울산센터의 정상화를 원한다면, 기자회견이 아닌 원탁회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 덧붙였다.

 

  북구의회 강진희 의원은 “1366을 밝은미래복지재단에 민간 위탁을 했더라도 최종 책임은 시에 있다.”며 “점검하고 지도하는 권한이 울산시에 있기 때문”이라며 “1년 넘도록 피해가 상담하는 울산 시민에게 돌아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규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