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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부터 부탄이라는 나라에 많이 끌렸습니다. 자연만을 위해 기도하는 나라, 동물들을 먹기 위해서 죽이지 않는 나라,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 국왕이 국민들을 만나러 산길을 걸어서 가는 나라, 세계에서 유일하게 수도에 신호등이 없는 나라, 행복위원회가 있는 나라...


그러나 부탄은 외국인들의 무분별한 방문으로 환경이 파괴될 것을 염려하여, 여행객들의 방문에 대해 좀 까다롭다고 했습니다. 간절히 원하면 소원이 이루어지는 걸까요? 올해 한국과 부탄 30주년 기념으로 특별 프로모션 기간이 있어서 채식평화연대 정회원들이 함께 하는 첫 번째 채식여행으로 부탄을 가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여행사에 여행하는 동안에 비행기와 현지에서 고기, 생선, 달걀, 우유, 꿀 등 일체의 동물성 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순식물성의 음식인 비건으로 먹을 수 있게 준비해달라고 했습니다. 건강, 환경, 동물복지, 평화 등등을 생각해서 채식을 삶의 방식으로 선택한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여행 조건이었지요.


부탄은 시골도 도시도 자연스러운 나라였습니다.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사람과 동물과 인간이 조화롭게 어울리며 살고 있었습니다. 법적으로 어떠한 동물도 인간이 마음대로 죽일 수 없습니다. 동물의 고기를 먹고 싶으면 인도에서 수입된 냉동고기나 말린 고기를 먹을 수는 있으나 매월 일정한 때에는 그것마저도 금지되며, 소나 말 등의 가축이나 동물을 키우더라도 묶어서 키우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소는 농경을 돕거나 우유를 나누어 주는 친구이지, 사람이 우유를 빼앗거나 고기를 얻기 위해서 키우는 게 아닙니다. 도시에는 사람처럼 개들도 자유롭게 다닙니다. 낮 동안에 사람과 차들이 많아서 제대로 돌아다니지 못했을 개들이 어둔 밤이 되면 광장에 모여 그들의 소리를 마음껏 냅니다. 어떤 분들은 개들 소리에 잠 못 이루었다고 하셨는데 원래 세상은 인간만을 위한 게 아니지요. 까마귀 떼들이 많이 찾아오는 아름다운 계곡은 야생동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그곳에는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전선이나 송전탑이 지상으로 건설되지 않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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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전기량이 부족하면 주민들은 촛불을 켜고 생활합니다. 농가에서 민박을 하던 날 전기가 끊겨서 촛불을 켜고 저녁밥을 먹은 뒤에 마당에서 바라본 밤하늘에는 별빛이 가득했으며 사람이 만들어 낸 빛은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늘과 땅 사이에 사람과 뭇 생명들이 서로 더불어 살아가는 거지요.


부탄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높은 이유를 물었더니, 한국에서 5년을 공부하고 간 부탄 가이드는 “부탄 사람들은 하루에 네 번 이상 죽음에 대해서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아파서 죽음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삶의 중심에서 죽음을 생각하니 그 삶은 더욱 숭고해지겠지요. 산이 많은 부탄의 곳곳에는 죽은 이의 영혼을 비는 기다란 깃발이 무리를 지어 바람에 나부끼고 있습니다. 죽은 이를 화장하고 난 재는 석회반죽으로 빚어서 주먹보다 작은 상징물을 만들뿐, 무덤이나 비석은 없습니다.
여행의 축복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지금 여기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로 계속됩니다. 부탄이 평화롭고,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높은 비결은 자연의 품에서 사람과 동물이 자유롭게 살며, 삶과 죽음을 같이 생각하는 일상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지인은 그 곳에 다녀오고 나서 제가 많이 성장한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부탄 여행을 통하여 이 땅에서 자연을 지키고 생명을 살리는 마음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채식의 가치를 깨달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 할 일이라는 걸 다시 확인하면서 제 내면에서 더 불빛을 내기 때문이리라 생각합니다.


이영미 평화밥상 안내자
 

* 부탄의 소박한 음식...채소절임
(한국에서 여름철에 많이 먹는 토마토, 양파, 고추를 부탄에서도 즐겨 먹는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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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토마토, 양파, 고추, 소금
1. 토마토, 양파, 고추 등을 나박썰기 한다.
2. 소금으로 살짝 버무린다.
3. 잎채소를 먹을 때 쌈장대신 쌈 싸서 먹어도 좋다.
4. 바로 먹어도 좋고, 김치처럼 조금 발효시켜 먹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