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09_183730_HDR

최근 동국대 겸임교수직을 사임하고 원자력안전연구소에 합류한 한병섭 박사. ⓒ이채훈 기자


“누가 동국대 경주 캠퍼스를 저주 받은 캠퍼스라고 합디다...”(한병섭 박사)


이는 <한국탈핵>의 저자인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를 비롯해 탈핵 담론을 이끌고 있는 소장 학자들이 동국대 경주 캠퍼스를 중심으로 포진해 있음을 빗댄 말이다.


“(애들) 가르치는 게 영 에립데요.”


최근 동국대 겸임교수직을 사임한 원자력공학자 한병섭 박사는 환경운동연합 등이 힘을 모아 발족키로 한 원자력안전연구소(‘연구회’)에 합류해 종종 스터디를 이끈다. 무엇보다 한 박사는 강의하는 게 일인 사람이다.


평소에도 요청이 있으면 전국 어디든 달려가 핵 안전 문제를 화두로 던지는 게 그의 주된 일과다. 얼마 전에도 충청도 모처에서 교직원들을 만나 핵 안전을 화두로 네 시간 동안 지치지도 않고 많은 얘기를 나누고 왔다.


지난 9일 오후 부산환경운동연합 4층 강의실에서도 부산시민을 위한 한 박사의 핵 안전 문제 강연이 열렸다. 두 시간 반 넘게 진행 강연이 쉬는 시간도 없이 이어진 배경에는 부산지역의 신고리 5.6호기 중단 의지가 그 어느 곳보다 강하기 때문이리라. 열강을 듣고 분노를 금치 못한 부산시민이 이렇게 따져 묻는다.


“일케 위험한 걸 알고도 저들(핵마피아)은 왜 계속 핵발전소를 밀어붙이는 겁니까?”


도리어 박 소장은 더욱 참신한 의견을 내놓는다.


“고리든 월성이든 어디든 핵발전소장은 그 지역이 고향인 사람이 맡도록 해야 합니다. 최소한 그래야 휴일에는 가족들이 있는 곳으로 떠나지 않을뿐더러, 자신과 고향 사람들의 생명이 걸린 문제인데 쉬쉬해가며 비양심적으로 핵 발전을 가동하진 않겠죠?”


이날 강연의 백미는 그의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전망이었다. 한 박사는 공론화 논의가 본격 진행되면 사용후핵연료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될 것이라 공언했다. 저들도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아는, 그래서 원전업계나 원자력 연구자들이 공론화되기를 제일 두려워하는 문제를 가장 먼저 해당지역 여론이 주도적으로 꺼내야한다는 뜻이다.


또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에서 사용후핵연료 문제는 서울이 아닌 (해당)지역의 힘으로 재공론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이미 2000년대 이후에만 두 차례 정도 관 주도로 사용후핵연료 문제 공론화가 두 차례 진행된 탓에, 사업 추진 당시 서울 중심 논의에서 배제당한 지역여론의 강력한 반발을 자초한 사례를 꼬집는 말이다.


한편 한병섭 박사는 핵전 사고 발생 시 인근 주민의 대피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하며 경부고속도로 포함 근처 고속도로와 직결되는 우회도로 개설은 생명을 지키기 위한 기초 중의 기초 ‘안전판’이라고 역설했다.


이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