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되고 늘 하던 고민이 있었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삶의 방향은 어떻게 정해야 할까?”라는 식의 고민이었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크고 작은 선택들이 모여서 하나의 삶을 만든다. 그렇다면 그때그때 선택을 잘하면 인생 전체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선택을 잘할 수 있는 기준을 세우기로 했다. 어떤 것을 해야 하고 어떤 것을 하지 말아야 할지 정할 수 있는 기준, 사회의 시선이나 다른 사람의 평가에도 흔들리지 않는 기준, 합리적이고 일관성 있는 기준, 세상을 평가하고 판단하는 나만의 가치관을 만들고 싶었다.


그런 가치관을 만들기 위해서 많이 배워야 했다. 또 다양한 시각으로 생각해 봐야 했다. 그래서 책을 읽었고 다양한 의견을 들으려고 했다. 어떤 일을 하다가 보면 내가 왜 그 일을 시작 했는지 잊고 습관적으로 그 일을 할 때가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가치관을 세워야겠다는 목표는 희미해지고 목표를 위해서 하던 일은 관성의 힘으로 하고 있었다.


웹서핑을 하다가 짧은 글을 보게 됐다.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지 않았다. 인터넷에 나와 있는 영화 평점이 나빴기 때문이다. 가려고 했던 음식점에 가지 않았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평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중에 영화 채널에서 틀어준 그 영화는 재밌었고 어쩌다가 가 본 그 음식점의 음식은 내 입에 딱 맞았다.”라는 내용이었다.


짧은 글이 희미해졌던 생각을 다시 명확하게 만들어 줬다. 요즘의 나는 어땠나 생각해봤다. 나만의 기준으로 평가하고 판단하겠다던 나는 없었다. 새로 개봉한 영화를 볼 건지 말 건지 정하는 기준은 네이버 영화에 나와 있는 평점이었고, 맛있는 음식이 먹고 싶을 때는 검색창에 어디어디 맛집을 검색하는 내가 있었다.


어떤 행동이나 선택을 할 때, 다른 사람들이 먼저 했던 평가가 그 근거가 될 때가 많다. 모두가 하고 있는 일이라서 나도 해야 할 것 같고 해도 될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살다 보면 사물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을 잃는다. 뭐가 하고 싶은지 또 뭐를 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능력도 사라진다. 생각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때 필요한 능력을 잃어버리게 되고 나다운 삶은 사라진다.


인터넷에 평이 좋지 않던 영화, 그 영화는 평점처럼 별로일 수도 있다. 반대로 나에게는 최고의 영화가 될 수도 있다. 누가 평가한 지도 모르는 별점만 보고 고르는 것보다는 좋아하는 감독이나 배우, 장르 등을 보고 고를 때 나에게 잘 맞는 영화를 고를 수 있을 거다. 그런 경험들이 쌓이다 보면 좋은 영화를 고르는 나만의 방법도 생기고 선택의 성공률도 높아지지 않을까?   

 
김민우 울산대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