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제6회 ‘여천천 열린음악회’


*여천천 열린음악회 당시 김기현 시장, 이채익 의원, 서동욱 청장 등의 인사말은 울산저널 페이스북 및 유튜브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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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지역 기독교계 주최 행사 자료. ⓒ이채훈 기자


오는 25일 오후 울산대공원 동문 옥외공연장에서는 개국 15주년을 맞아 울산극동방송이 주최하는 2017 숲속콘서트가 열린다. 주최 측은 울산시민을 위한 무료공연이라는 설명과 동시에 ‘라디오전도대회 시즌2’, ‘울산복음화율 1퍼센트 상승을 위한 새 신자 1천명 초청 프로젝트’라는 소개를 하고 있다. 문제는 이 행사를 울산광역시가 후원하고 있다는 것.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김기현 울산시장의 영향 탓일까. 시민사회의 비판에도 아랑곳 않고 울산시가 기독교 프렌들리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앞서 울산 대암교회가 주최하고 울산 남구가 후원하는 여천천 열린음악회 행사장을 찾았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울산 대암교회의 장로다.


문화행사 외피 쓴 교회행사?


“결혼은 미친 짓이야~”(음악회 행사 전 틀어놓은 노래 가사)


여천천 분수대를 찾은 시각은 20일 저녁 6시 45분. 먹구름이 꼈지만 습하고 더운 날씨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 그도 그럴 것이 워낙 음악을 크게 틀어놓았기 때문이다. 대각선 뒤로 현대홈타운 아파트 상가가 있는 이곳은 평소에도 많은 사람과 차량이 다니는 곳이다. 여천천 열린음악회는 올해가 6회째로 해마다 이맘 때 여천천 분수대를 배경으로 진행한다.


이 행사는 대암교회가 주최하고 울산 남구청은 후원하는 형태로 열린다. 남구청장도 이날 남구는 뒤에서 도움만 드릴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여천천 활성화를 위한 문화행사라고 하지만 교회에서 주최하는 행사를 구청에서 후원하는 게 과연 온당한지는 의문이다. 물론 산사음악회 등 종교계에서 주최하는 문화행사를 지자체에서 돕는 일은 종종 있다. 하지만 그만큼 대내외적으로 인지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날 여천천 열린음악회처럼 행사를 주최한 교회가 현직 울산시장이 장로로 있으면서 신실히 신앙생활을 하는 곳이라면 이야기는 또 달라진다.


대암교회 측이 나눠준 자료에 따르면 여천천 열린음악회는 문화행사를 지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 대암교회를 다니거나 기독교 신자인 예술인들이 초대손님의 절대 다수다. ‘섬기시는 분들’이라는 소개도 보인다. 내빈 소개 때는 대암교회 목사들이 가장 먼저 소개됐으며 행사 사회도 대암교회 집사인 전 울산방송 아나운서가 맡았다. 행사 연출가도 시립무용단 소속이면서 이 교회 집사다. 공연 레퍼토리 중에도 ‘하나님의 은혜’ 등 기독교 음악이 일부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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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김기현 울산시장, 이채익 국회의원, 서동욱 남구청장 등 '여천천 열린음악회' 내빈 인사. ⓒ이채훈 기자


이날 서동욱 남구청장은 여천천 가꾸기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특히 대암교회가 문화적으로 풍성한 여천천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남구는 그저 뒤에서 보탤 뿐이라고 말했다. 여천천 가꾸기에 누구보다도 앞장서야 할 남구에서 뒷짐 지고 서있듯이 말하고 교회에서 주최하는 기독교 행사를 정당화하는 논리를 앞세우는 것이 과연 합당한 일인지는 모르겠다.
이날 휴일에 여천천 분수대 앞을 전부 내어주었기에 교통통제를 위해 경찰이 동원되고 남구청 직원들도 현장을 꼼꼼히 확인했다. 평소 같으면 차량출입이 엄격히 제한되는 여천천 산책로와 풀밭에도 행사차량과 교회차량이 뒤엉켰다. 김기현 울산시장, 이채익 국회의원, 서동욱 남구청장, 남구의회 의원 등도 내빈으로 객석 맨 앞자리를 지켰다. 사회자의 권유로 김기현 시장, 이채익 의원, 서동욱 청장 등이 대암교회 담임목사와 함께 무대 위에 오르자 행사를 관람하던 한 주민은 옆에 있던 일행에게 “아무래도 내년 지방선거에서 불리할 것 같으니까 저러는 것 아니겠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안전사고 우려...폭우라도 왔으면 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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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 대암교회 주최 열린음악회 전경. ⓒ이채훈 기자


“아이고. 덥고 습하고 길도 좁고 미어터지고...”


“재미도 없고, 집에 가야겠다.”


무엇보다 좁고 행인들을 위한 통로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 벌어진 행사에 대한 안전상의 우려가 컸다. 주민 불만도 속출했다. 이날 가뜩이나 좁은 여천천변 인도에 발 디딜 틈 없이 사람이 꽉 찼음에도 통행 안전을 돕는 행사 스태프는 찾아볼 수 없었다. ‘움직일 수가 없다.’며 인도는 물론 하천 폭도 좁은 여천천 분수대 구간에서 큰 행사를 여는 것에 대한 통행 상의 불편, 안전사고의 우려를 제기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아기가 난간 위에 올라가면 위험할 텐데...’


실제로 주최 측에서 준비한 자리가 모자라 일회용 방석을 나눠주기도 했지만 공간 자체가 좁아 인도와 차도를 분리하는 난간이나 현대홈타운 아파트로 진입하는 다리 난간에 기대 행사를 관람하는 사람이 많아 위험한 상황이 종종 포착되기도 했다. 또 인도 위에 무대 음향과 조명 등을 조정하는 콘솔이 설치돼 지나가는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었으며 무거운 쇠로 된 행사장비가 인도 위에 버젓이 놓이고 행인들과 행사를 보러 온 주민들이 뒤엉키면서 안전사고로 이어질 위험도 컸다. 더군다나 짙은 먹구름이 폭우로 이어졌을 경우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는 소하천의 특성상 진입로에도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는 상황에서 큰 사고가 일어날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이날 김기현 울산시장은 무대 인사를 통해 주민들에게 행사를 마음껏 즐기시라는 덕담을 했지만 앞서 설명했듯 마냥 그럴 수만은 없는 상황이 행사 내내 확인됐다. 차제에 지자체의 종교행사 후원에 대한 엄격하게 주민들이 납득할 만한 기준의 수립이 요구된다. 이날 무대에 적힌 ‘주일(일요일)’이라는 말이 행사의 애매한 성격을 잘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또 문화행사라는 명목 아래 안전사고 또는 주민 불편을 방지하는 장치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열리는 이런 이벤트들에 대해서도 정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여천천 열린음악회는 “음악을 통해 문화를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여 남구 구민을 위로하고 다양한 예술의 체험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는 것이 남구청이 내놓은 보도자료 상의 설명이다.


이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