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지역정치 세력은 최근 신고리 5,6호기 중단과 관련하여 퇴행적 행보를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한때 경상도에서는 여당이라면 과메기나 돔베기(소금을 친 상어 고기)가 나와도 의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박근혜를 따르던 수구적 정치 세력이 아직도 지역에서 건재하여, 바뀐 중앙정부나 일반 국민의 뜻과는 심각한 괴리를 보인다.


다시 지방자치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이제는 울산의 지방 정치가 김복만 교육감 구속에서 드러났듯이 그간 토호질을 일삼던, 지역에 기반을 둔 일부 부패한 세력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미 국민은 17개 시도 교육감 중 13명의 진보 교육감을 뽑았으며, 촛불 혁명을 통해 부패하고 무능한 박근혜 정권을 탄핵하였다. 다시 시민들은 지혜와 힘을 결집하여 생활정치의 근간인 지방 정부와 의회를 바꾸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들이 지향하는 지방자치 모델은 무엇이며, 이를 실현하는 방도는 어떠해야 하는지, 변화하는 국민대중의 요구와 바람을 지방정치에서 구현할 방안은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지방 정치를 바꾸기 위해서는 첫째, 시민들의 정체감 확립과 주민의 조직화가 필요하다. 평균 80%를 웃도는 외지 유입 주민으로 구성된 공업도시의 특징으로 주민 상호 간, 시와 주민과의 상호관계가 상당히 미온적 의사소통단계에 머물러 있다. 울산과 같은 공업도시들은 도시 성립이 전통적, 역사적으로 자연히 생겨난 여타의 도시에 비하여 매우 낮은 정주의식 및 정체의식을 나타내고 있다. 예를 들면, 울산에는 두 개의 4년제 대학교가 있어도 다른 도시에 비해 대학교수의 사회참여는 극히 저조하다. 아울러 혁신도시에 대한 지역의 무관심과 마찬가지로 혁신도시에 근무하는 고급인력인 연구자들의 지역에 대한 기여도 미미하다. 그 결과 동구와 북구를 제외한 지역은 토박이의 결집에 의해 지방정치가 독식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지역의 발전 역량도 제한적이며 저급한 수준을 벗어나기 힘들었다. 따라서 도시의 발전을 위해서는 시민단체, 문화단체와 주민회를 통한 시민의 정체의식 확립과 조직화가 시급하다.


둘째, 주민 참여의 부재를 개선해야 한다. 그간의 지역 정치 세력은 직접 민주주의에 대한 의지를 그다지 갖지 않았다. 주민 참여는 직접 민주주의의 도입, 확대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주민들이 시 군 구와 의회에 대해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갖는 것에 덧붙여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제도가 필요하다. ①직접청구권, 직접청구권을 기반으로 한 감사청구권과 청원권, ②주민의 동의제도, ③시민참가제도 등이다. 또한, 시민 등 혁신 주체들이 자발적으로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시민감시활동’ 등의 운영도 필요해 보인다. 이러한 주민참가의 확대는 권위주의적 지방정치를 청산하고 민주적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게 할 것이다.


셋째, 지역발전 모델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1. 에너지 및 자원 소모형에서 과학기술 발전과 인적자원 자질 제고, 경영 혁신형으로의 전환 2. 전통적인 중화학 공업 위주에서 신흥 전략적 산업과 기존산업의 공통구축으로의 전환 3. 주민을 배제하고 기득권의 이익만을 보장하는 산업화를 지양하고, 인간이 주체가 되는 진정한 주민복지자치를 시행하기 위해, 지역주민의 생명과 삶을 보호하고 도시생활에서 희생되었던 노인·아동·심신장애자의 구제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사용자에 대한 교섭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분에 종사하는 피고용자의 노동조건 보호와 노동자의 생활과 권리를 지키고 중소기업의 경영안정을 도모해야 한다.


본격적인 위로부터의 민주화 이행기로 접어든 한국사회의 정치 발전과 실질적 아래로부터의 풀뿌리 민주주의의 전진을 이루기 위해서는 정치적으로 올바른(politically correct) 혁신세력의 지역 제도정치권 진출은 시대적 요청이다. 올바른 정치 세력의 지역정치 진출은 시민들의 생활현실에 뿌리를 내리고 시민의 지지를 받을 때라야 가능할 것이므로 울산 지역의 정치개혁을 위해 시민들은 조속히 힘을 모으고 지혜를 합쳐야 한다.


김연민 울산대학교 산업경영공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