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9일 낡고 수명 다한 고리 1호기 영구 폐쇄하는 날, 문재인 대통령은 탈핵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탈핵을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 노후 원전 수명 연장 중단, 건설 공정 28%의 신고리 5.6호기는 사회적 ‘공론화’를 거쳐 건설 중단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탈핵을 선언한 이날, 다른 한쪽에서는 거의 완공을 눈앞에 둔 신고리 4호기, 신울진 1,2호기가 건설되고 있다. 사실 고리 1호기 폐쇄로 핵발전이 줄어드는 것 같지만, 문 대통령 재임 기간 내 오히려 더 많은 핵발전소가 가동에 들어간다. 더구나 고리 1호기가 58.7만kW의 시설 용량에 30년 설계 수명인 데 반해, 건설 중인 것들은 모두 140만kW에 60년짜리다. 그러므로 2084년도가 돼야 탈핵이 완성되는 것이다.


현재 시중에는 공론화에 따라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찬반 논란이 뜨겁다. 이젠 안전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원전 확대 정책으로 24기 원전이 있고, 13기가 울산을 둘러싸고 있다. 이런 울산에 120만 명이 살고, 석유화학단지, 온산공단, SK, S­Oil, 현대차, 현대중공업 등 국가의 주요 기간 사업체가 있다. 돌이킬 수 없는 사고 때 피해는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지금까지 정부는 원전으로 인한 시민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해 왔다. 원전 사고 은폐와 축소, 지연 발표, 시험성적서 조작, 불량 부품 사용, 종사자의 안일함, 안전 불감증을 대하는 정부가 두렵다. 이제 싸지도 않지만 값싼 에너지라는 달콤함에서 벗어나 이면에 도사린 위험을 직시할 때이다.


박종훈 동국대 원자력학과 교수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시 인구와 원전 밀집을 고려한 잠재적 위험도는 후쿠시마 41배라고 말한다. 더욱이 신고리와 월성원전 주변에 62개의 활성단층이 있어 더 위험하다고 한다. 지난해 경주지진은 진도 5.8이었는데, 국내 최대 지진 규모 7.5에 비해 원전 내진설계 값은 6.5이다. 경주지진보다 조금 더 큰 지진이 발생할 경우 어떤 재앙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간은 신이 아니라 실수하며 산다. 원전 사고에 인간의 실수가 더 치명적이다. 실수는 되돌릴 수 없는 재앙이 되어 우리 생명과 재산을 송두리째 빼앗아 간다. 전 세계에 5도(1도에서 7도까지 있음) 이상 원전 사고가 네 번 있었다.


잊혀진 핵 재앙으로 불리는 1957년 10월 10일 영국 윈드스케일 원전은 열감지기 고장에 노심이 불타는 사고로 33명이 사망하고 200명 이상 갑상샘암 진단을 받았다. 1979년 3월 28일 미국 스리마일 사고는 수리원의 실수로 보조급수기를 작동하지 못해 노심용융 사고가 발생했다. 1986년 4월 26일 과학자의 실수로 체르노빌 원전이 폭발했다.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헬리콥터로 상공에서 콘크리트 작업을 하던 동원된 군인들이 대량으로 피폭돼 사망했고, 방사성 물질에 노출돼 암 등으로 사망한 사람은 약 4000명, 또 상대적으로 적은 량의 방사성 물질에 노출됐다가 사망한 사람은 5000명 정도로 추정했다. 2016년 1월 26일 USA투데이는 체르노빌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100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11년 3월 11일 ‘지진과 쓰나미’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났다. 논란은 있지만, 이 사고로 2010년 대비 2012년 뇌출혈 300%, 소장암은 400% 증가했고, 2013년 백혈병은 군마현에서 310%, 특히 일찍 증상이 나타나는 청소년 갑상샘암은 20∼50배 증가했다. 30초만 쐬어도 사망할 방사성 물질은 계속 누출되고 있어 피난민 16만 명 중 20% 정도는 지금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사고 수습은 아직 진행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도 3도 이하 사고는 500여 차례 있었다.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질 뻔한 사고도 있었다. 2012년 2월 9일 고리 1호기에서 6개의 전기 공급 장치가 고장이라 12분 동안 아웃된 사고가 있었다. 다행히 예방 점검 중이라 가동 중단된 상태라서 위험을 모면한 것이다. 2016년 2월 9일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불랙아웃 사고를 숨겨오다 들통 난 일도 있다. 우리 생명을 더 이상 운에 맡겨 둘 수는 없다. 시민안전이 우선이다.


손종학 전 울산광역시 체육지원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