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 이이는 다음과 같이 주리론자들을 비판한다. “지금 학자들은 입만 열면 곧 이(理)는 무형(無形)이요 기(氣)는 유형(有形)이니, 이기(理氣)는 결코 일물(一物)이 아니다고 말하나, 이는 자기가 알고 하는 말이 아니고 남의 말을 전하는 것이다.” (이이(李珥), <답성호원서>)


아마도 당시 학자들이 퇴계 이황의 아래 편지에 근거를 두고 “이기(理氣)는 결코 일물(一物)이 아니다.”라고 한 것 같다.


<문집 성독>


非理氣爲一物辯證(비이기위일물변증)이라 : 이와 기가 하나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밝혀 증명하다

朱子答劉叔文書曰(주자답류숙문서왈) : 주자가 류숙문에게 보낸 편지에 말하기를
理與氣決是二物(리여기결시이물)이라 : ‘이치’와 ‘기운’은 결단코 각각 두 물건이라.
但在物上看(단재물상간)하면 : 어떤 구체적인 사물에서 본다면
則二物渾淪(즉이물혼륜)하여 : 理와 氣 두 물건이 섞여 있어서
不可分開各在一處(불가분개각재일처)나 : 한 사물 안에 理와 氣가 따로 각각 존재한다고 할 수는 없으나
然不害二物之各爲一物也(연불해이물지각위일물야)라 : 그러나 理와 氣가 각각 한 물건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若在理上看(약재리상간) : 만약 사물이 아니라 ‘이치’의 차원에서 理와 氣를 본다면
則雖未有物(즉수미유물)이나 : 비록 어떤 구체적 사물이 아직 없다고 하더라도
而已有物之理(이이유물지리)라 : 이미 어떤 구체물의 이치는 존재한다.
然亦但有其理而已(연역단유기리이이)요 : 그러나 다만 그 이치만 존재할 뿐이고
未嘗實有是物也(미상실유시물야)라 : 일찍이 실제로 이 사물이 있는 것은 아니다.
又曰(우왈) : 또 말하기를
須知未有此氣(수지미유차기) : 모름지기 알아야 할 것은 ‘이 기운이 있기 전에
先有此性(선유차성)하고 : 먼저 이 본성이 있고
氣有不存(기유부존)이라도 : 기가 존재하지 않아도
性?常在(성각상재)하니 : 본성은 도리어 항상 존재하니
雖其方在氣中(수기방재기중)이나 : 비록 바야흐로 본성이 氣 가운데 존재하나
然氣自氣性自性(연기자기성자성)이라 : 그러나 氣는 저대로 氣이고, 性은 저대로 性이라서
亦自不相夾雜(역자불상협잡)이라 : 또한 저절로 서로 섞이지 않는다.’
至論其?體於物(지론기편체어물)하면 : 그것(理)이 사물에 두루 체화되어 있다는 논의에 이르면
無處不在(무처부재)니라 : 理는 존재하지 않는 곳이 없다.
則又不論氣之精粗(즉우불론기지정조)나 : 또 氣의 정밀함과 거침을 막론하고
而莫不有是理焉(이막불유시리언)이라 : 이 理가 있지 않은 곳이 없다.
今按理不?於物(금안리불유어물)이니 : 이제 살펴보니 理는 사물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으니(? 얽매일 유)
故能無物不在(고능무물부재)니라 : 그러므로 능히 이치는 사물에 존재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不當以氣之精者爲性(부당이기지정자위성)이요 : 기운이 정밀한 것이 본성이 되고
性之粗者爲氣也(성지조자위기야)니라 : 본성이 거친 것이 氣가 된다는 말은 부당하다.
性卽理也(성즉리야)니 : 본성이 바로 이치이니
故引以爲證(고인이위증)이라 : 그러므로 인용하여 증거로 삼는다.

<퇴계선생문집 제41권 / 잡저(雜著)>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강독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