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기다린다는 거
아, 기다린다는 거 그건
제 살을 한 조막 한 조막 뜯어
태우는 소리
바삭바삭이더라

하지만 만난다는 거
마침내 만난다는 건
갑자기 풍덩실 쓸어안은
한아름 끝없는 바다

놀라 눈을 들면
만난다는 거 그건
그동안 기다림이 빚어온
그 어떤 그리움이더라
어떤 물살에도 놓칠 수 없는 그리움


이 시는 학림다방 입구에 걸려 있는 시이다. 시인을 아직 알 수 없다. 오늘은 이 시에 관한 말보다 시간과 학림다방과 시인에 관한 말들을 하고 싶다. 어떤 일로 서울 대학로를 가게 되어 학림다방에 들렀다. 일요일 오후라 자리가 없어 아쉽게 돌아서야 했지만 특이한 점은 그 오래된 다방에 가득 찬 손님들이 모두 젊은 남녀 커플이라는 것이었다. 물론 일요일 오후 대학로에 위치한 다방이라는 곳이긴 했지만 말이다. 그래도 그리 시간이 멈춰버린 곳에 이층 창가와 다락 같은 장소에 놓인 의자에 젊은 남녀들이 오밀조밀 꽉 차 있는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옛날 그 자리에 앉았던 시인 황지우, 천상병 기타 여러 시인들을 기리며 차 한 잔을 마시고 싶어 했던 나도 그 시절 그 과거와 소통하려고 했던 것이었을까. 추억의 학림다방이었다.


강현숙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