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대학교 글로벌 봉사단 21기 단원을 모집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7월 9일 출발 날이 다가왔다. 개인 짐 20kg에다가 봉사활동 준비물 20kg을 더해 1인당 40kg을 짊어지고 설레는 마음으로 김해공항을 출발하여 태국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했다. 하지만 우리의 최종 목적지는 방콕이 아닌 태국 북동부의 우리나라로 치면 읍 정도 되는 시사켓이라는 지역이다.


 국내선을 타고 한 시간 정도 이동하면 시사켓에 도착하는데 버스를 타면 12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서울-부산 거리와 비슷하지만 도로 상황이 우리나라만큼 잘 되어있지 않아서 시간이 두 배 더 걸리는 것 같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비행기를 타고 시사켓 우본랏차타니 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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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켓 우본랏차타니 공항에서 마중 나온 Mother School 학생들과 글로벌 봉사단>
 
우리는 시사켓에서 총 3개 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한다. 첫 번째 학교는 RPG29 School이며 두 번째 학교는 Mother School, 세 번째 학교는 Wittayalai School이다. 봉사활동의 내용은 한국어, 한국문화, 태권도, 미디어로 나누어져 있고 태권도를 제외하고 봉사자들이 각 학교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베이스캠프인 RPG29 School에 밤늦은 시간에 도착하여 학교를 둘러볼 시간도 없이 숙소로 향했다. 
 
숙소는 사용하고 있는 교실에 매트리스를 깔아 숙소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처음 봉사단원들은 이 숙소에서 우리가 생활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과연 우리가 여기서 2주 동안 생활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교실 바닥에서 자는 것은 둘째로 치고 개미, 바퀴벌레, 도마뱀 친구들이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방 안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다양한 곤충들과 함께 생활해야 하는 것이 달갑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런 숙소를 경험한 순간부터 봉사단들은 ‘아 우리 진짜 태국에 봉사활동 왔구나.’를 체감했다. 태국은 더운 날씨 탓에 일찍 기상하여 생활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그 말은 곧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숙소에 적응할 겨를도 없이 단잠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아침 일찍 우리는 베이스캠프 학교(RPG29)에서 아침을 먹고 각자 배정받은 학교로 이동했다. 나는 두 번째 학교인 Mother School로 배정을 받았다. 학교로 이동은 Mother School에서 학교 차로 우리를 데리러 와서 편하게 할 수 있었다. Mother School은 국왕의 어머니가 세운 학교이며 고가의 학비로 인해 대부분의 학생들은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편이다. 여기서 잠시 RPG29 School을 이야기하자면 RPG29 School은 국왕이 세운 학교로 80% 이상 학생들이 고아이며 학교 뒤에 마을형 기숙사에 머물면서 자급자족 생활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여학생들은 텃밭 가꾸기를 하고 남학생들은 가축 기르기를 하여 직접 돈을 벌어 생활을 한다. 이 목적은 후에 성인이 되었을 때 범죄에 노출되지 않고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 있다고 했다. 이러한 복지적 개입들이 태국이 개발도상국을 졸업하는 데 큰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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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ther school 운동장>
 
Mother School에서는 다른 학교에는 없는 태권도 수업을 했다. 나를 포함하여 3명의 봉사단이 태권도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우리는 학교측의 배려로 학교에서 가장 큰 강당을 태권도 교실로 사용하게 되었고 음악, 영상 등을 무리 없이 수업에 활용할 수 있었다. 첫 날은 우리 봉사단 소개와 더불어 태권도란 무엇인지 학생들에게 설명을 해주고 오후에는 봉사단과 학생들이 친해지기 위해 아이스 브레이킹 시간을 가졌다. 태권도 수업에서 태권도를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의 문화를 전달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한국의 다양한 놀이들을 준비하여 태국 학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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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6 닭싸움하는 모습>
 
우리는 태권도 수업을 하기 전에 걱정을 많이 했다. 태국 친구들이 잘 따라올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즐겁게 태권도를 접하도록 할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 그러나 막상 수업에 들어가 보니 태국 친구들이 정말 적극적으로 태권도 수업에 참여하였고 게임을 할 때도 처음 해 보는 게임이라서 어려웠을 수도 있는데 열심히 배우려는 모습에 감동했다. 우리는 2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태권도를 가르쳐야 했기 때문에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기본동작과 발차기를 준비해서 갔다. 태권도는 모든 용어가 한국어로 되어있기 때문에 태국 친구들이 발음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도 큰 소리로 따라 하고 기합도 크게 넣고 열정적으로 수업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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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동작 ‘얼굴 막기’를 친구들에게 시범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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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려차기를 하고 있는 모습>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태국 친구들이 태권도 실력이 느는 모습을 보며 뿌듯해 하고 있었는데 친구들이 태권도를 정말 재미있어 하는 건지 개인적으로 걱정하고 있을 때 탄이라는 친구로 인해 그 걱정이 싹 가시게 되었다. 태권도가 재미있고 태권도 수업 시간이 기다려진다며 한국문화 시간에 ‘태국의 무에타이 vs 한국의 태권도’를 그려서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이런 그림을 보니 태국 친구들에게 좋은 경험을 선물해준 것 같아서 행복하고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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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문화 시간에 태권도를 그려온 탄>
  
마지막 날은 태국 학생들이 준비한 태국 전통 무용과 우리가 준비한 장기자랑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장소는 태권도 수업을 하는 강당이었는데 바닥에 매트를 다 치우고 화려하게 음식을 준비해주셔서 도착했을 때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를 배려해서 편안하게 하라고 그런 건지 원래 공연을 할 때 그런 건지는 몰라도 음식을 먹으면서 공연을 보고 차례가 되면 공연을 하는 것이 꼭 디너쇼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서 다들 밥을 맛있게 먹다가도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태국 학생들은 태국의 전통 무용을 준비했다. 다양한 전통 악기로 연주를 하고 화려한 전통 옷을 입고 화장을 한 모습이었다. 수업을 할 때 보았던 귀여운 모습과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되어 놀랍고 새로운 모습이었다. 우리 글로벌 봉사단은 난타와 춤 그리고 태권도를 장기자랑으로 준비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막상 마지막에 장기자랑을 하고 태국 생활 2주가 끝난다는 생각을 하니 모두들 아쉬워하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우리가 준비한 것을 태국 학생들에게 잘 보여주자는 마음 하나로 다 같이 열심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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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준비해 준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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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 전통무용과 전통악기로 연주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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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 전통무용과 전통악기로 연주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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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권도 장기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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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장기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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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태국 전통춤 추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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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목걸이 받고 나서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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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복 선물하는 모습>


장기자랑을 마무리로 2주 동안의 짧은 여정이 끝이 났다. 태국 친구들이 눈물을 흘리며 인사를 하자 그때서야 실감이 났던 것 같다. 똘망똘망한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데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모른다. 그래도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지며 친구들과 포옹하고 작별 인사를 했다. 강당 입구부터 버스 문 앞까지 일렬로 줄을 서서 우리를 배웅하는 친구들 모습에 고마움과 동시에 미안한 마음 가득했다. 버스가 떠날 때까지 손을 흔들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니 2주 동안 태국 친구들과 함께 보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내 머릿속을 스쳐갔다. 첫 만남, 수업, 그리고 마지막 인사까지 우리에게 웃음과 행복을 주고 우리가 가르쳤던 것보다 더 큰 사랑을 준 그 아이들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또한 우리 글로벌 봉사단에게 깊은 배려와 큰 관심으로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도록 도와준 모든 학교 선생님과 관계자 분들에게도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이슬기 동의대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