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불산과 가지산을 지나는 낙동정맥(428km)은 호남정맥에 이어 두 번째로 길다. 환경부 2007~2008년 자연환경조사보고서에서 정맥가운데 ‘자연성이 가장 높고 생태적으로 우수’하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자연공원법과 환경부 삭도설치지침에는 이같은 정맥 생태축을 보호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지키라고 환경부라고 한다.


일본강점기에 일본은 우리의 민족성을 끊기 위해 정맥위에 쇠말뚝을 박았다. 민족의 정기를 살린다고 이를 열심히 뽑아내던 시절도 있었다. 산의 맥과 정기를 지키고 생태계를 보존하기위해 자연공원법 23조의 2는 생태축을 끊어놓는 사업을 하지 못하도록 명시해 놨다.


이에 낙동강유역환경청(이하 환경청)은 울주군이 제출한 신불산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대해 낙동정맥에 영향을 미치는 상부정류장 위치를 재평가하도록 했다. 현재 정류장을 포함해서 2개 지점을 더 선정해서 경제성, 환경성, 안전성을 조사하고 이를 반대대책위와 의논해서 노선부터 다시 정하라고 했다. 사회적 합의 하에 따라 선정된 노선에 대해 반대대책위와 공동조사를 통해서 환경영향평가 본안을 만들도록 울산광역시와 울주군에 의견을 보냈다. 이는 환경청이 낙동정맥을 지키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고 판단된다. 울산광역시와 울주군은 이를 지킬 의무가 있다. 그런데 울산광역시 울주군은 독자적으로 환경영향평가 조사 업체를 선정하고 10억 원을 들여서 실시설계까지 하겠다고 하고 있다. 더구나 조사하고 있는 노선 들이 모두 낙동정맥 위에 놓여 있다.


그 노선은 대략 하부정류장에서 1.85km지점으로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냈던 노선이다. 상부정류장이 낙동정맥 환충지역에 해당되고 주변시설까지 포함하면 핵심지역을 훼손하게 되게 되어 있어 환경청에서 새로운 노선검토를 요구한 노선이다.


간월재 휴게소 앞 데크로드는 낙동정맥 핵심지역이다. 이곳에 상부정류장을 설치하는 것은 가이드라인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행위다. 또 산림청 간월재 대피소 인근 또한 자연공원법 23조 2의 생태축우선의 원칙 위반이다. 이는 신불산 서북릉 바위에 상부정류장 설치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 된다. 이를 두고 행위하는 당사자나 위치만 바뀌었을 뿐 일제가 했던 정맥위에 쇠말뚝 박는 행동과 다를 바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행위 하는 당사자나 위치만 바뀌었을 뿐
일제가 했던 정맥위에 쇠말뚝과 다를 바 없다"



울산광역시와 울주군이 진정으로 서울주경제활성화를 위한 산악관광활성화를 하겠다면 낙동정맥을 지키는 노선을 찾아야 한다. 이를 혼자 할 것이 아니라 시민, 시민단체, 전문가들과 함께 해야 한다. 오래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고 하는 말을 명심했으면 한다.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문제는 2001년부터 모 종교단체 2인자가 울산광역시장과 울주군수를 차례로 찾아와 제안하면서 논의가 본격화된다. 당초 사업이 민자 유치에서 시민이 낸 세금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뀌었을 뿐이다. 계획이 좌초되고 새롭게 할 때마다 세금 들여서 용역하고 보고서를 내고 다시 무산되어 왔다. 지금까지 공원관리계획변경하고 환경영향평가 조사하는 비용만 해도 얼마인가? 추진하다 무산되어도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아 왔다. 정책책임자인 울주군수는 시민들에게 사과하지도 않았다. 안개 걷히듯 해버렸다.


처음 계획발표 때부터 낙동정맥을 넘어서는 노선에 대해 가이드라인, 법위반이라고 지적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울주군은 수억 원을 들여서 용역을 실시했다. 이번에 새로 용역하면서 풍속, 풍량계를 새로 설치했다. 앞서 했던 풍량, 풍속 및 식생조사 자료는 무용지물이 됐다. 용역업체 들여서 용역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용역을 하기 전에 노선을 잡는 일이나 케이블카가 과연 우리 지역에 필요한가? 수요가 있고 관광사업에 효자노릇을 할 것인가?에 대해 시간이 다소 소요되더라도 토론하고 논쟁을 거쳐 합의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10년을 그랬던 것처럼 신불산케이블카 설치 계획에 따른 어떤 내용도 ‘비밀’이다. 언론을 통해 곧 알려질 내용들도 모두 비공개로 한다. 공개되고 나면 늘 부족하고 잘못된 것들 투성이다. 부실한 보고서에 대해 환경청도 받아 줄 수가 없는 노릇이다. 


신불산 케이블카 타당성 조사보고서(13년)가 나오고 열린 환경청 주관 신불산케이블카 설치 갈등조정 1차 회의에서 울주군이나 조사용역업체는 보고서가 잘못되고 부실하여 다시 해야 한다고 시인했다. 탐승객 수요부터 110만 명에서 90만 명으로 낮췄다. 환경영향평가 초안에는 는 70만 명대로 예측하고 있다고 언론보도 됐다. 케이블카 설치 방식도 타당성보고서에는 1선, 2선 방식으로 경제성 분석을 해서 이익이 난다고 했다. 이미 2006년 신불산케이블카가 3선 방식이다. 계곡바람에 견뎌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보고서를 세금 들여서 계속 만들어내고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행정단독으로 환경영향평가 업체를 선정하고 조사를 하고 있다. 이는 환경청이 요구했던 사항이 아니다. 내년 지방선거 전에 모든 절차를 마치고 공사를 하겠다고 하면서 밀어붙이면 안될 일이다. 환경청이 요구한 내용에 충실히 따라야 한다.


등억온천을 비롯한 서울주 경제활성화와 신불산, 가지산 등 자연공원으로 많은 사람들이 와서 즐겼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는 필자로써는 안타까울 뿐이다. 또 다시 시간과 돈만 낭비하는 일을 행정이 밀어붙이는 행위를 지금이라도 멈췄으면 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가장 적절한 때라고 했다. 잘못 된 줄 알면서 잘못된 길로 계속 가게 되면 영 돌아올 수 없다. 다시 돌아와서 가면 늦더라도 제대로 갈 수 있다. 노선 잡기위해 반대대책위를 비롯해서 시민, 전문가들과 의논하는 일부터 시작하기를 간절하게 요청한다.


신불산케이블카를 염려하고 낙동정맥을 지키자는 하는 사람들을 무조건 나쁘다고 보고 배제할 일은 아니다. 케이블카를 통해 지역경제, 관광활성화 하자는 뜻은 이해하고 있다. 좋다고 해서 무조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할 수 있는 곳과 할 수 있는 방법을 같이 찾아야 한다. 동등한 대화 상대로 생각하고 의논할 때만이 이루어진다.


바쁘다고 바늘허리에 메어 못쓴다. 급하게 한다고 케이블카 설치되지 않는다. 울주군은 늦게 가더라도 바른 길을 함께 걸어갈 때 실현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윤석 울산생명의숲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