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하고 의욕이 없다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라고 말하는 A가 상담실에 왔다. A는 자신의 분야에서 10여 년의 경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은 오히려 A를 보며 부러워하였다. 하지만 A는 현재 자신의 모습에 갈등을 느끼고 있었다. A의 갈등은  성장과 안정의 두 가지 욕구를 동시에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생긴 것이었다. A가 성장의 욕구를 충족하려면 지금까지의 해온 몇 년의 과정을 되풀이 해야 하는 수고와 노력을 거쳐야 했다. A가 안정의 욕구를 충족하려면 수고와 노력이 없어도 되는 현재는 편하지만, 미래의 자신의 이력에 생길 이점을 포기해야 했다. 즉 A는 성장하려니 고달프고, 안정하려니 불안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성장과 안정의 욕구 이 둘 다를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갈등은 우울하고 의욕이 없는 감정으로 대체되어 나타나고 있었다.


  A의 사례처럼 우리는 한 가지 상황이라 해도 여러 가지 욕구들을 가지게 된다. 또한 그 욕구들에 따른 여러 가지의 생각, 감정, 행동들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사람은 복잡하다.


 그리고 같은 상황이라 해도 사람들마다의 생각과 감정, 행동이 다르다. A는 갈등의 모습이 우울과 무기력으로 나타났지만 또 다른 B가 있었다면 다른 양상인 분노, 의존, 폭식, 폭음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모두 다르다.


 그러나 모든 인간이 같은 것이 있다. 그것은 누구든지 무언가를 회피할 때는 괴로우며, 그 괴로운 상황에서는 누군가가 내 마음을 알아주고, 내 마음과 같길 바란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는 가끔씩 상대가 내 마음을 몰라주거나, 상대의 마음이 내 마음과 다름을 확인할 때 실망하고 분노하게 된다.

 그 때 우리는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 필요가 있다.


 A의 사례를 예로 든다면 A는 한 단계 더 성장하여 사회적으로 성취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이 성취욕구를 충족하려면 현재의 수고와 노력이 필요하다. 또 A는 개인적으로 편안하고자 하는 안정욕구도 있다. 이 안정욕구를 충족하려면 현재는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아도 되어 편해지지만 자신의 미래 이력을 포기해야 한다. 즉 A에게는 사회적으로 보여지는 역할인 자아(ego)와 개인적인 안정과 편안이라는 자기(self)의 욕구와의 조율이 필요한 것이다.


 그 조율을 위해 첫 번째로 A는 자신이 원하는 사회적인 지위와 역할을 구체화시키고, 그렇게 되기 위해 해야 하는 댓가와 결과인 보상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댓가와 보상은 자신과 비슷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경향과 처우 등을 살펴봄으로써 분석되고 예측될 수 있다.


 두 번째로 A가 원하는 개인적인 욕구에 대한 댓가와 보상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것은 자신이 원하는 편안과 안정의 구체적인 상황이 무엇인지 탐색한 후,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살펴보고 분석하고 예측함으로써 가능해진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A의 욕구는 조율되고 갈등은 사라진다. 


 사실 우리도 A처럼 우울하고 의욕이 없을 때가 많다. 그럴 때 우리는 사회에서 요구하는 나의 역할과(ego) 개인적인 나의 욕구인 자기(self)와의 욕구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것이 아닐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 생각을 조금 더 깊게 해보면 내가 혼자가 아니라 더불어 살고 있기에 생기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또한 더불어 사는 환경 속에서 내가 더 성장하고 행복하고자 생기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지금부터는 내게 갈등이 생기면 ‘아~ 내가 성장하고 행복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구나’ 라고 이해해주자. 또 혹여 복잡한 생각과 감정이 생기더라도 복잡한 내 마음을 위로하고 격려해주자. 그러면 내가 조금 더 행복해질 것이다. 그리고 행복은 향수와 같아서 주위에 있는 사람들도 그 향기를 맡고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송영주 심리상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