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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나벨2

<애나벨:인형의 주인>


어느새 가을이 왔다는 말이 실감된다. 더위가 완전히 꺾인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여름은 가고 있다. 여름이란 계절에 딱 어울리는 영화 장르는 공포영화다. 계절이 바뀌는 동안에도 꾸준하게 관객을 모으고 있는 두 편을 뒤늦게 비교해본다.
개봉은 <애나벨:인형의 주인>이 일주일 빨랐다. <컨저링>(2013)부터 시작된 연작 시리즈다. 이 작품에 나왔던 인형이 ‘애나벨’이다. 번외 편으로 시작해 인형을 중심에 둔 두 번째 작품인데 시간대는 앞선다. 악령이 깃든 인형으로 탄생하게 된 시작점을 다루기 때문이다.


장상범1


장산범2

<장산범>


<장산범>은 연출을 맡은 허정 감독의 두 번째 장편이다. <숨박꼭질>(2013)로 데뷔한 후 또다시 장기를 살려 공포영화로 돌아왔다. 원래 ‘장산범’은 괴물로 부산 해운대구 장산에 출몰하는 괴담의 주인공. 내용은 다르며 악의 존재로 이름만 따왔다. 마치 현대판 ‘전설의 고향’처럼  무당, 부적 등 한국의 샤머니즘이 등장한다. <애나벨 2>는 십자가, 악령 등 전형적인 서양 공포물이다.


두 작품의 차이는 공포를 느끼는 주 감각에서도 드러난다. <장산범>은 소리를 앞세운다. 악의 존재는 희연(염정아)가족의 목소리를 똑같이 흉내를 내 위험에 빠트린다. 실종된 아들과 어린 딸의 목소리가 날 때마다 상황은 섬뜩하게 전개된다. 반대로 <애나벨 2>는시각적 효과가 앞선다. 흉측한 인형 그리고 짧은 메시지에 순간적으로 변하는 화면까지 시각을 자극하면서 공포를 극대화한다.


공통점은 희생의 중심에 있는 놓인 소녀. 가장 약한 존재인 어린아이에 여성이다. <애나벨 2>는 거기에 소아마비라는 장애를 더했다. 먹잇감으로 이만한 게 없다. 하지만 <장산범>은 다른 결이 존재한다. 한국적 감성이 덧칠된 가족주의 그리고 모성애다. 숙제의 시작은 소녀로 같지만 그 걸 푸는 주인공이 확실히 다른 이유다.


두 영화의 공통된 약점은 이야기가 치밀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애나벨 2>는 시간대만 바뀌었을 뿐 이전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은 구성이다. 할리우드에서 유행인 ‘000 유니버스’를 따라 하며 <컨저링>, <애나벨>에서 <더 넌(수녀)>’(2018 개봉)으로 잇는 확장 세계관을 갖추려 하지만 빈틈이 많다.


등장인물의 과거나 배경은 <장산범>이 좀 더 신경을 썼다. 아이의 실종과 치매 걸린 시엄마 그 과정에서 싹튼 경찰에 대한 불신 등 기본 설정위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중반이후 답답한 전개와 허망한 결말은 아쉬울 뿐이다.


그럼에도 흥행은 준수하다.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특히 <애나벨>은 여름 성수기의 대작의 틈에서 꽤 높은 성적을 거뒀다. 미국에서는 개봉 첫 주 1위였고 우리나라에서도 역대 공포 영화 3위의 성적을 냈다. <장산범>도 우리 공포영화로는 4년 만에 관객 100만 명을 넘어섰다. 


 배문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