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철학 입문(6)

 

조동일 교수는 이황의 아래 편지를 이렇게 비판한다. “이황은 서경덕의 학설이 한 말도 성현의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는데, 이런 비판이 이황의 처지에서 본다면 치명적인 것이지만, 서경덕의 자리에서 본다면 비판으로서의 의의를 가지지 않는다. 성현의 설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서경덕이 말했고, 이 점을 자기 학설의 가치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앞 사람의 설이 서경덕에게는 무의미했다는 것이 아니다. 앞 사람의 설은 문제를 발견하고 사색을 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해 준다. 그러면서 깊이 따질 때에 앞 사람의 설이 부족하거나 잘못되었음이 밝혀져 자기대로의 이론을 전개한 것이다.” (한국소설의 이론,조동일,26-27)

 

<편지 성독>

 

今按朱子平日,,理氣許多說話(금안주자평일,,이기허다설화)하면 : 이제 살펴보면, 주자가 평소 이()와 기()를 논한 많은 말씀 가운데

皆未嘗有,二者爲一物之云(개미상유,이자위일물지운)하고 : 일찍이 어느 것도 두 가지가 한 물건이라고 한 적이 없었고,

至於此書(지어차서)하여는 : 이 편지에 이르러서는

則直謂之理氣決是二物(즉직위지이기결시이물)이라하고 : 바로 이와 기는 결단코 두 물건이다.” 하였고,

又曰性雖方在氣中(우왈성수방재기중)하나 : 성이 비록 바야흐로 기 가운데 있다 하더라도

,氣自氣,性自性(,기자기,성자성)하여 : 그러나 기는 기이고 성은 성이어서

,自不相夾雜(,자불상협잡)하니 : 또한 서로 섞이지 않으니,

不當,以氣之精者爲性,性之粗者爲氣(부당,이기지정자위성,성지조자위기): 기의 정한 것을 성으로 삼거나, 성의 거친 것을 기로 삼아서는 안 된다.” 하였다.

夫以,孔周之旨,旣如彼(부이,공주지지,기여피)하고 : 대개 공자와 주자(周子)의 뜻이 이미 저와 같고,

程朱之說,又如此(정주지설,우여차)하니 : 정자와 주자(朱子)의 설이 또 이와 같으니,

不知,此與花潭說同耶異耶(부지,차여화담설동야이야): 이 말이 화담(花潭)의 설과 같은가 다른가? 알 수가 없구나.

,愚陋滯見,但知篤信,聖賢(,우루체견,단지독신,성현)하여 : 내가 어리석고 고루하여 소견이 막혀서 성현을 독실이 믿을 줄만 알아

,本分,平鋪說話(,본분,평포설화)하니 : (성현이 말씀하신) 본분에 의거하여 말을 할 뿐이니 *펼포

不能,覰到,花潭,奇乎奇,妙乎妙,(불능,처도,화담,기호기,묘호묘,): 화담처럼 기기묘묘한 곳은 보지 못하였다. *엿볼처

然嘗試以花潭說(연상시이화담설): 그러나 일찍이 시험 삼아 화담의 설을 가지고

,諸聖賢說(,제성현설)하면 : 여러 성현의 설을 헤아려 보면

無一符合處(무일부합처): 하나도 부합하는 곳이 없다.

每謂花潭一生用力於此事(매위화담일생용력어차사)하나 : 매양 생각건대, 화담이 일생 동안 이 일에 힘을 쏟아

自謂,窮深極妙,(자위,궁심극묘)지만 : 스스로 심오한 이치를 다 알고 현묘한 극치를 깨달았다고 여겼지만,

而終見得理字,不透(이종견득리자,불투): 끝내 이()란 글자를 투철하게 알아내지 못하였다.

所以,雖拚死力,談奇說妙(소이수변사력담기설묘)하나 : 그래서 비록 죽을힘을 다하여 기이한 것을 말하고 묘한 것을 떠들었으나, *힘쓸변

未免,落在形器粗淺,一邊了,爲可惜也(미면,락재형기조천,일변료,위가석야): 거칠고 얕은 형기(形器) 한쪽에 떨어지는 것을 면하지 못하였으니 애석하다.

而其門下諸人(이기문하제인): 그런데도 그 문하의 사람들이

堅守其誤,誠所未諭(견수기오,성소미유) : 그릇된 것을 굳게 지키니,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다.

故今亦未暇爲來說一一訂評(고금역미가위래설일일정평) : 그러므로 지금 또한 보내온 말에 대하여 일일이 정정하고 평론할 겨를이 없다. (계속)

 

*퇴계선생문집 제41/ 잡저(雜著)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강독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