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학교기자회견

보성학교 복원을 위한 시민모임은 12일 동구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친일미화 사업인 ‘히나세 골목’ 복원을 중단하고 항일유적 보성학교 건물을 복원하라고 촉구했다. ⓒ배문석 기자


“일제강점기 울산의 유일한 민족사립학교이자 항일운동의 터전인 보성학교를 기억하라!”


항일운동 터전 보성학교 복원을 위한 시민모임은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울산 동구가 시대에 역행하는 친일미화 사업인 가칭 ‘히나세 골목’ 복원을 중단하고 구민의 자존심이 될 항일유적인 보성학교 건물부터 복원할 것을 촉구했다.


보성학교는 1922년에 사립학교로 인가받고 해방직전 강제폐교 될 때까지 방어진 항일운동의 중심이 됐던 곳으로 1945년까지 총 515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울산 유일의 민족사립학교였다. 이곳을 중심으로 일본 제국주의에 어장을 뺏긴 우리 민족은 어민동맹을 만들었으며 노동자들과 함께 일제의 수탈에 맞선 항일 운동을 펼쳤다는 것.


민족문제연구소 울산지부 관계자는 “보성학교는 우리말을 가르치는 등 민족교육의 요람일 뿐 아니라 교사와 졸업생 대다수가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한 항일운동의 터전이었다.”며 “동면소년회, 동면청년동맹, 울산청년연맹 동면지부, 신간회 동면지부가 모두 보성학교에 기반을 뒀다.”고 밝혔다.


지난 2006년에는 보성학교 교사 출신 독립유공자 두 분이 배출되기도 했는데 바로 서진문(1928년 옥사, 건국훈장애족장), 이효정(2009년 별세, 건국훈장포장) 선생이다.


그렇지만 동구는 현재 예산부족을 핑계로 보성학교 복원은 장기사업으로 지정했다. 반면 일제수탈과 강제지배의 현장인 방어진 적산가옥(일제가 남긴 몰수재산)들은 매입해 가칭 ‘히나세 골목’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엔 일본의 비젠시장 등을 초청, 공동심포지엄을 여는 등 적산가옥 복원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대해 시민모임 관계자는 “독립운동 현장은 예산이 없어 계속 방치한 채 침략자들이 활보했던 거리를 ‘옛길’이라며 되살리는 것은 가당찮다.”며 “일본에서 자재를 가져와 일본식 게스트하우스를 만든다는 발상은 전국적 웃음꺼리가 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와 관련 권명호 동구청장은 지난 6일 제169회 동구의회 임시회에서 의원 질의에 대해 같은 날 의결된 ‘동구향토문화재’ 조례에 맞춰 보성학교 건물을 문화재로 지정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지금껏 동구의 항일유적 복원 관리는 소홀했다는 것이 모임의 지적.


이렇듯 동구가 보성학교 복원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보성학교 복원을 위한 시민모임’을 필두로 동구지역 주민.문화단체, 민족문제연구소 울산지부 등은 그릇된 역사의식에 대한 동구의 반성과 전향적 문화재 복원 추진을 이끌어 낼 방침이다.


이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