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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모래알로 떡 해 놓고 조약돌로 소반 지어/ 언니 누나 모셔다가 맛있게도 냠냠.”
어릴 적 소꿉놀이를 떠올리게 하는 동요입니다.


먼저 소꿉놀이할 그릇으로 쓸 깨어진 도자기, 버려진 병뚜껑, 돌멩이, 예쁜 나뭇잎 등을 주워 모으고, 다음으로 나뭇가지를 꺾어서 수저를 만들고, 그 다음으로 진흙으로 떡을 빚거나 풀잎을 따거나 엄마가 다듬고 남은 채소 짜투리를 주워서 밥상을 차려 ‘냠냠’ 맛있게 먹는 시늉을 했었지요.


먹는다는 것은 참으로 소중하고 중요한 일입니다. 먹어야 살고, 살기 위해서는 먹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는 단순한 생존 그 이상의 가치가 있습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성인들은 음식의 중요성과 음식을 대하는 태도를 강조해 왔습니다. 공업화, 세계화, 산업화라는 문명의 혜택으로 먹을거리가 예전보다 더 풍족하고 다양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그 부작용으로 공장식 축산, 패스트푸드 등이 등장했습니다. 고기, 생선, 달걀, 우유, 꿀 등의 동물성 음식과 그 가공품을 지나치게 섭취해 인간을 살려야 할 음식이 오히려 인간을 해치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구환경 오염, 자원 부족, 지구온난화, 생명 경시 등의 위기상황을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채식인의 식생활을 이해하고, 채식의 가치를 인식하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여러 소비자생활협동조합과 시민단체에서는 친환경 지역농산물 먹기와 유기농 육류 먹기 등을 강조해 왔습니다. 그러나 고기, 생선, 달걀, 우유, 꿀 등의 동물성 음식은 유기농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동물성 음식 그 자체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음식이 아니며, 그것을 덜 먹을수록, 안 먹을수록 좋고, 채식이 사람과 지구를 더불어 살리는 길이라는 연구 자료가 이미 많이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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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 위해서 차리는 밥상이 건강, 환경보존, 저비용, 에너지효율, 평등, 이웃사랑, 생명존중, 지속가능 등 다양한 가치를 실현하는 길이며, 자연상태에 가까운 식물성 식품을 먹을수록, 동물성 식품은 안 먹을수록, 가공된 식품은 덜 먹을수록, 조리는 적게 할수록 좋습니다. 채식의 가치를 알고 나면 삶은 점점 단순 소박해집니다.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에, 바쁘게 움직이며 학교와 직장으로 갈 준비를 하는 식구들이 간단히 먹길 원해서 아침식사는 더 단순 소박합니다. 감자, 고구마, 단호박 등을 껍질째 찌거나 현미떡, 통밀빵, 비건만두 등을 찌기도 하고, 날씨가 쌀쌀할 때는 떡국이나 죽, 현미누룽지를 끓이기도 합니다. 오이, 당근, 콜라비, 토마토, 참외, 사과, 배, 감 등의 채소와 과일은 제철에 나오는 것들로 잘 씻어서 껍질째 조각내는 정도로 곁들입니다. 풀이파리도 같이 먹을 수 있게 살짝 깔아주거나 샐러드로 올립니다.


순식물성 재료로 지지고 볶는 요리보다는 찌거나 굽거나 생으로 준비하는 아침식사는 어릴 적 소꿉놀이와 비슷합니다. 자연물을 이용하여 하던 소꿉놀이에는 순식물성 재료들만 있었지요. 산 들 바다 자연에서 나오는 뿌리 줄기 잎 열매들을 가지고 예쁘고 재미있게 소꿉놀이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지구는 동화 속 아름다운 나라가 되어가고, 우리는 동화 속 주인공처럼 행복하게 살아가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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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소꿉놀이 합시다!


이영미 평화밥상 안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