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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 나무가루를 뒤집어 쓴 모습으로 도마 작업을 하는 목동석 씨는 목공 일 자체가 행복하다고 했다.>


이제 도마는 단지 조리를 위한 도구를 떠나 음식을 더 가치롭게 보이고 아름답게 식단을 치장하는 디스플레이 용도로도 관심을 받고 있다. 정말 마음에 드는 도마를 하나 가지면 우리가 음식을 만들고 먹는 문화가 더 즐겁고 활기차지지 않을까? 깊은 자연 속 작업 공간에서 도마만을 만드는 목공 기술자를 찾았다.


1. 지금 만드는 목공 제품은 다 도마인가?


이것은 조리를 하는 도마도 되고 접시도 되고 디스플레이해도 된다. 표면에 바르는 기름은 포도씨유다. 다른 기름에 비해 포도씨유는 산패가 제일 적게 되니 보통 포도씨유를 바른다.


보통 도마 나무로는 캄포를 쓴다. 이건 ‘커리’라는 건데 비단 무늬가 들어있다. 입체감이 돋보인다. ‘커리’는 나무마다 있는데 나무 한 단을 켜면 1퍼센트 정도가 이 ‘커리’가 있다. 이런 무늬가 들어간 것은 귀하게 여긴다. 나무가 자기 무게에 의해서 찌부러진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큰 나무의 밑둥에서 주로 이런 무늬가 나온다.  

 
외진 산골에 작업장이 있어도 솔직히 지금은 인터넷 주문 물량도 제대로 못 맞춘다. 잠자는 시간 빼고는 정신없이 돌려도 지금 작은 전동 대패가 속도를 못 따라와 더 큰 대패로 바꾸려고 한다.


도마가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현재 트렌드 같다. 티브이에서 많이 나오고. 서양문화 영향으로 디스플레이할 때 쓰는 도마가 있는데 실제 만들어 쓰면 이건 빵 도마라고 착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그건 아니다.


고래 모양이 많이 나간다. 지금 이 정도면 소비자가가 15만 원정도 되는데 나는 아주 싸게 파는 편이다. 소비자와 바로 직거래하는 것이 아니고 내가 만든 중간 가공제품을 목공방이나 취미로 목공을 하시는 분들이 다 사간다. 목공방은 대부분 시내에 있어 소음, 톱밥 먼지가 심해 문제가 크니, 큰 작업 등 소음이 나는 일은 내가 해서 넘기는 방식이다.


2. 지금 작업장 근처 자연이 참 좋은 것 같은데 어떻게 이 작업장을 얻게 됐나?


집이 내 집은 아니고 여러 곳을 작업장으로 물색 다니다가 이 집이 있길래 주인에게 여러 번 사정을 했다. 주인은 주말에만 이용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평소에는 빈 공간이라 내가 잘 활용하고 있다.


지금은 농촌에 축사도 귀한 편이다. 석 달 발품을 팔아서 겨우 이 곳을 찾았다. 주인이 세 놀 생각이 없었는데 막걸리 한 박스 사와서 “세 좀 주이소. 제가 좀 작업을 할랍니다.” 사정을 해서 겨우 구했다. 주인은 도시에 살고 주말에만 온다. 임대료와 전기세가 같은 비율로 들어간다. 옆에 물소리 들리나. 여기는 아무도 접근이 안 되는 전용 계곡이 있다. 여름에는 홀딱 벗고 쉬는 경우도 있다. 외부인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원래 이곳은 축사로 썼던 곳인데 작업장으로 쓰면서 월 임대료를 내고 얻었다.  


3. 이런 도마 만드는 일은 어떻게 하게 됐나? 이 일을 하기 전에는 무슨 일을 했나?


고등학교는 건축과를, 대학은 디자인과를 나왔고, 나무를 늘 만져 왔고 우연찮게 시작한 것이지만 그 전부터 목공 일에 관심을 가지고 늘 봐 왔다.


꿈이 우드펜 등 정교한 목공소품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돈을 좀 모아야 할 수 있는 일이라 먼저 대중적이고 현금화가 쉬운 도마를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이런 저런 모양을 만들어 팔다가 우연히 도마 모양을 고래 시리즈로, 고래 모양으로 만들어 인터넷에 올렸는데 반응이 좋았다. 사람들 반응이 좋아서 지금 열심히 만들고 있다. 단순히 도마가 아니라 무슨 형상을 주자고 고래 모양을 넣어 봤는데, 이게 반응이 제일 좋더라. 여러 모양으로 올리면 항상 제일 먼저 팔리더라. 내가 완성하면 찍는 낙인은 있다. NAMU NAMU라고 부른다.


집 짓는 전원주택을 짓고 조경 일도 하고 식당도 직접 하다가 목공 일을 하게 됐다. 조금 상업적으로 흐르니까 형태를 이것도 저것도 만들어 봤는데 나가는 것만 나가고 재고가 쌓이더라. 지금은 잘 나가는 모양 위주로 균등하게 디자인해서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서 그렇게 하고 있다. 도마 같은 경우에는 나뭇결을 따라서 제작하기 때문에 직선이 나오지 않는다. 음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기 때문에 셀카를 찍어 올리는 것 자체가 많이 발달했다.


4. 도마용으로 국내산 나무를 쓰기도 하나?


우리는 대부분 수입목을 쓰고 있는데 국내 나무도 의외로 좋은 것이 많다. 도마재는 용도에 따라 다른데 지금 이 나무는 활엽수 소프트 종류이고 이것은 국내산 나무인데 느티나무로 아주 딱딱하다. 이것은 ‘다릅나무’인데 노란색과 검은색 무늬가 번갈아 들어간다. 이것은 층층나무인데 무늬도 예쁘고 소품으로 만들면 아주 좋은데 사람들이 잘 모른다.


수입목은 비싼 수입재만 쓰지만 국내산 나무에도 관심을 가져 볼 필요가 있다. 주로 산에서 벌목을 하거나 도로공사를 하면 다 벌목을 하니까 소나무 참나무 같은 경우에는 소품용으로 쓰지 못하고 이런 나무는 한 차가 나왔다고 하면 내가 다 사서 제재해서 바로 가지고 온다. 지금 창고 옆에 제재목을 인공건조 후 자연건조하고 있다.  


지금 이 나무는 산느티나무로 80년 정도 되었는데 가로수로 자란 것은 나이테가 넓어 별 가치가 없다. 나무라는 것 자체가 고생을 하고 어렵게 자란 것이 무늬가 좋다. 이 목재는 추자나무인데 일명 ‘히꼬리’라고 하는데 재질이 아주 가볍고 변형이 적어 지금도 항공기 실내 목재는 호두나무 종류를 주로 이용한다. 우리 자생나무는 산호두(추자나무)인데 열매가 호두보다 길쭉하게 자란다. 얘도 색깔을 보면 추자인데 이 중간에 든 검은 색들은 타닌성분이 들어가 있어 곰팡이가 핀 것과 비슷한데 인체에는 무해하다. 감나무는 이런 먹감이 들어가면 그 무늬에 따라 아주 비싸다. 나무라는 것 자체가 자연스럽게 옹이든 나이테든 아주 다양하게 무늬가 나온다. 이런 것이 목공 작업 매력이다.


이런 원목도 잘라서 적당한 크기로 도마를 만든다. 상판을 만들어 탁자를 만들 수도 있다. 테이블을 만든다고 하면 수평을 잡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 저걸 가지고 조명을 만들어 볼까도 생각한다. 외국 사이트를 보면 저런 원목 빈 공간에 수지도 채우고 투명하게 채우기도 하면 아주 멋지다.


5. 흔히 도마라고 하면 정육점에 있는 아주 두꺼운 소나무 도마를 생각했는데 정말 다양하다.


상식과는 달리 소나무는 너무 무르기도 하고, 참나무는 강하기는 하지만 도마용으로 나는 잘 권하지 않는다. 잘 갈라지는 성질이 있어 틈이 생기면 그 곳으로 균이 들어간다. 도마 나무는 틈이 벌어지면 안 된다. 소나무는 도마로는 나는 안 쓴다.
지금은 직접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 일의 공정이 나무 제재부터 힘드니까 이걸 사서 사포질하고 기름칠만 하면 완성할 수 있으니까 그 사람들이 디자인을 가져오면 내가 재단해주고, 그것을 받아서 만든다. 포천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도 단체로 목공 체험한다고 대량으로 사가기도 한다. 손 사포로 갈고 오일 바르고 하는 일을 체험학습으로 하더라. 제품을 인터넷에 올려 보면 희한하게 예상치 못한 사람들도 많이 사 가더라. 


도마로 쓰는 나무로 좋은 게 항균성이 있어야 하는데 밤나무 같은 것을 쓰는 이유는 향균성이 많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도마는 오래 쓰면 팔목이 아픈데 좋은 나무 도마는 오래 써도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도마는 칼을 잘 받아주기도 해야 하지만 칼이 무뎌지면 안 되기에 그 묘한 경계에 맞는 나무가 좋다. 내 경험상으로 도마재 쓰기엔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해보니 국산으로는 감나무가 제일 나은 것 같고 수입산은 캄포가 부드럽고 항균성이 아주 강하다. 캄포라 불리는 나무는 상록수인 녹나무다. 우리나라에는 제주도에서 많이 난다. 


히노끼(편백나무)는 나이 든 사람들이 좋아해서 도마로 쓰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회를 치거나 할 때 사선으로 비껴 칼질을 한다. 히노끼 도마가 두꺼운 이유는 도마에 흠집이 나면 다시 사포로 갈아내고 다시 새것처럼 사용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특히 습도가 높으니 항균성이 강한 히노끼를 쓰는 경우가 많다.


6. 도마 용도는 같지만 무늬가 다 달라서 사람이 무척 고민할 것 같다.


무늬가 나무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 또 무늬를 어떻게 자르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제품마다 무늬가 다 다르기에, 하나하나 다 찍어 올린다. 사실 나는 프로가 아니고 사는 사람들이 프로다. 그 사람들은 나보다 좋은 무늬, 좋은 나무를 더 잘 알아본다.


내가 찍어 올리면 먼저 본 사람이 마음에 드는 무늬부터 탁탁 찍는데 먼저 고른 사람이 임자다. 목공소에서 완성한 작품을 여기서 바로 찍어 올려 주문을 받는다. 입금이 되면 택배로 바로 보낸다. 주로 이용하는 곳은 취미 목공인과 전문 목공인들이 모이는 인터넷카페다.


간혹 새 제품을 언제 올릴 것인가 사전 정보를 알고자 하는 분들도 있고, 올리기 직전에 먼저 알려달라는 사람도 있다. 좋은 무늬는 경매를 하면 좋은 가격대를 받을 수도 있지만 그러면 시간도 없고 경제성이 없어서 못한다. 혼자 하니까 덜 받고 신경 안 쓰는 것이 더 낫다.


나무 무늬가 아주 귀하게 나오는 것은 아예 안 팔고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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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도마는 실용성뿐만 아니라 음식 디스플레이를 위한 소품으로도 많이 이용된다고 한다.  >


7. 도마를 보통 햇빛에 말리는 것을 보았는데 관리 방법은 어떤가?


도마를 잘 씻어 햇빛을 말리는 방식으로 하는데 물이 묻고 햇볕에 말리면 변형이 생길 수 있다. 나무가 100프로 건조되어 있어도 물이 침투하는 것이다. 그러니 창문 쪽으로 다 내어 놓는 것이 바른 것은 아니다. 도마는 항균성이 있는 재질로 만들어 그늘에 말린다. 도마에 다리가 없으니 평을 잘 잡아야 한다. 일본이나 우리나라 도마는 다리가 있는데 수평을 못 잡으니 다리를 만들었고 유럽에는 전체로 평을 잡기에 도마에 다리가 없다.


8. 앞으로 다른 작업을 해 볼 계획이 있나?


지금 연구 중인데 처음에는 우드펜에 꽂혀 시작했는데 그 작은 나무에 다양한 무늬가 들어간다. 만년필을 나무로 만들면 질감이 확 달라진다. 나무를 만지는 사람치고 정서적으로 나쁜 사람이 없더라. 나무를 만지면 저절로 순화가 된다. 아주 작은 나무로 정밀하게 만드는 작업을 하고 싶다.


9. 본인에게 제일 행복한 시간은 언제인가? 


목재로 일을 할 때가 제일 즐겁다. 물건 팔리는 것은 걱정을 하지 않으니 하루 종일 일을 한다. 나무 향기도 나고 자연소재로 일한다는 것이 그냥 즐겁다.


10.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내가 조경을 하니까 벌목하는 사람도 알게 되고 제재소도 알게 됐다. 사이트에도 국산목 설명도 하고 장점도 알려주고 해서 조금씩 인식을 바꿔왔다. 처음에는 익숙한 수입재만 팔리고 국산목은 잘 모르니 안 팔렸는데 지금은 국산목 제품도 잘 나가고 있다. 느릅나무도 좋은데 가공성이 나빠 사용을 안 했지만 지금은 가공은 기계가 다 받쳐준다. 


한 번 써보면 우리나라 나무도 무늬도 좋고 재질도 좋은데 굳이 외국 목재를 쓸 필요를 없는데 내가 그런 국산 나무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일을 하고 싶다. 


인터뷰어 이동고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