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자신의 대선 공약을 뒤집고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계속해도 된다고 입장을 바꿨다. 26일 울산을 찾은 안철수 대표는 울산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미 투자된 신고리 5,6호기는 계속 진행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모든 걱정은 지진에서 나왔기 때문에 훨씬 안전한 설계 하에서 신고리 5,6호기 공사가 진행될 수도 있다는 말도 했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에 대해서도 5~10년 길게 잡고 문제를 정확히 분석해서 답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안철수 대표는 지난 19대 대선 후보 시절 신고리 5,6호기를 백지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신규 핵발전소 건설 추진 중단 및 백지화가 명시된 탈핵 10대 공동정책에 동의한다고 발표했고, 신고리 5,6호기, 삼척.영덕.울진 신규핵발전소 백지화가 첫번째 문항으로 적시된 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잘가라 핵발전소 서약서에도 이태흥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선대본 정책실장 명의로 대리 서명했다.


안 대표의 이날 발언은 신고리5,6호기백지화울산시민운동본부에 참가하고 있는 국민의당울산시당의 입장과도 배치된다. 시민운동본부는 항의성명을 발표하고 안철수 대표가 발언 내용을 정정하지 않는다면 국민의당 항의방문과 심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대표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백지화에서 5개월만에 말을 뒤집어 건설에 동의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안 대표의 발언을 살펴보면 신고리 5,6호기가 지진에 안전하게 설계됐기 때문에 이미 투자한 공사를 계속 진행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신고리 5,6호기는 규모 6.9 지진에 견딜 수 있게 설계돼 있다. 하지만 지질학자들에 따르면 고리지역 최대 지진은 규모 7.72였다. 안철수 대표는 신고리 5,6호기가 지금 설계로도 규모 7.5 이상의 지진에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을 5~10년 길게 잡자는 것도 지금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하고 공론화하자는 말로 들린다. 그렇다면 그 공론화는 도대체 무슨 공론화인가?


울산시민 1000여명이 지난 24일 일요일 오후 황금 같은 네 시간을 기꺼이 내 신고리 5,6호기 백지화와 탈핵세상을 여는 울산시민 대토론회를 열었다. 종하체육관을 꽉 채운 시민들은 모둠별로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시민들은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둘러싼 이분법적 찬반 대립이 아니라 안전하고 지속적인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숙의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줬다. 안철수 대표가 울산에서 귀 기울여 들어야 할 것은 촛불 이후 시민 민주주의를 한걸음 한걸음 진전시켜온 이들 시민들의 목소리다.


이종호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