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활동을 하면서 지인들과 이야기하다보면 가장 많이 듣는 대표적 이야기가 “너는 기술이 있어서 그런 것도 할 수 있고 부럽다. 나는 기술이 없어서 못하네.”였다. 이런 이야기 중에 내가 생각하는 기술, 기술자에 대한 정의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기술, 기술자의 정의가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기술, 기술자의 정의는 그 의미를 너무 좁게 해석한다고 본다. 우리에게는 모두 기술이 있고 모두가 기술자가 될수 있다. 조금만 생각과 관점을 바꾸면 된다. 내가 생각하는 기술과 기술자는 이렇다.


1. 기술에 대해서


기술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남들이 따라잡을 수 없는 특별한 어떤 능력이나 남들이 범접할 수 없는 압도적이 능력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기술이란 것은 어떤 능력이 필요할 때 상대는 해보지 못했지만 내가 그것을 해봤거나 상대가 할 줄 알더라도 내가 더 잘하면 그것은 나의 기술이고 나의 능력이다. 그래서 나는 기술이란 항상 특별한 것이 아니며 필요에 따라 특별해질 수도 있는 상대적인 것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보자. 요리사 집단과 사진가 집단이 있다. 요리사 집단에서는 자신의 요리를 아름답게 찍어줄 사진가가 필요하고 사진가 집단에는 멋지게 찍을 요리를 만들어줄 요리사가 필요하며 나는 요리도 할 수 있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고 가정해보자. 요리사 집단에서 나의 요리 능력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가지고 있는 평범한 능력이다. 하지만 사진 촬영능력은 당장 필요한 특별한 능력이 되고 사진촬영이 가능한 나는 특별한 사진 촬영 기술이 있는 특별한 사람이 된다. 같은 맥락에서 사진가 집단에서 나의 사진 촬영 기술은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능력일 뿐이지만 촬영할 피사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요리 능력은 특별한 기술이 된다. 사람이 바뀌지 않았는데 상황이 바뀐 것만으로 평범했던 능력이 기술이 된다.


이것 외에도 기술을 평가할 때 잘한다, 잘 못한다를 기준으로만 자신 또는 타인의 기술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에 앞서 전제되고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그것을 초보적인 수준이라도 할 수 있는가 할 수 없는가다. 초보적인 수준이라도 할 수 있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완성시킬 수 있다. 하지만 전혀 하지 못하면 시작조차 못한다. 이것은 일을 함에 있어서 어마어마한 차이다. 그리고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그것에 대한 기술이 있다는 것이다. 단지 능숙하지 못해서 시간이 걸릴 뿐이다.


2. 기술자에 대해서


우리는 테크니션과 엔지니어를 분류하지 않고 뭉뚱그려서 기술자라고 칭한다. 하지만 테크니션과 엔지니어를 분명하게 구분해야 된다. 그렇다면 테크니션과 엔지니어의 차이가 무엇인가? 테크니션은 특정 영역에 대해서 단순히 기술을 가진 사람을 칭한다. 그래서 자기 분야밖에 몰라 지엽적이다. 그에 비해 엔지니어는 테크니션처럼 특정 영역에 대한 기술을 갖고 있고 그것과 연관된 전체 워크플로우도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다. 워크플로우란 일의 시작부터 끝까지의 전체 구성을 말한다. 만약 방송 영상 제작을 한다면 최초 기획부터 촬영, 편집, 후보정, 마지막 방송 송출까지 모든 부분에 관한 일련의 과정이 워크플로우다. 워크플로우 전체를 이해한다는 것은 일을 진행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워크플로우를 이해해야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을 때 신속하게 해결방책을 마련할 수 있으며 당장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부분을 통해 보완하는 대안도 마련할 수 있다. 나아가서 사전에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도 가능하다. 모든 엔지니어는 테크니션이지만 모든 테크니션이 엔지니어는 아니다. 테크니션이 되기는 쉽지만 엔지니어가 되기는 어렵다. 그리고 엔지니어가 되어야만 사회에서 최소한 그 분야 전문가로서의 최소 조건을 만족한 것이라고 본다.


지금은 미디어 강사를 하고 있지만 나는 처음부터 미디어를 공부했던 사람이 아니었고 사회복지사의 꿈을 키우기 위해 사회복지 공부를 했던 사람이었다. 사회복지 공부를 하던 사람 중에 조금 더 기계에 친숙하다는 이유로 봉사활동에서 사진 촬영을 맡게 된 것이 지금의 미디어 강사를 하게 된 시작이었다. 기술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모두가 각자만의 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술자다. 그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각자의 영역에서 그 기술들을 갈고 닦아 단순히 기술만을 아는 테크니션에 머무르지 말고 각자의 일에 흐름을 알고 워크플로우를 이해하는 기술자인 엔지니어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창수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 미디어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