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사진2

<그는 처음부터 기술자가 되고 싶었다. 목수 일뿐만 아니라 적정기술을 이용한 자연친화적인 기술 활용에도 관심이 높다.>



그냥 기술을 배워 건축 일을 하고 싶은 열망은 자동차엔진 목형 일을 시작으로 목수로서 인연을 맺었다. 목조주택, 통나무주택 등 건축 일을 섭렵하는 과정에 효율적인 공간배치의 중심에 가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지금은 원목가구를 제작하고 있다. 곧 목공체험이 들어가는 교육체험장을 만들려고 준비를 마친 상태다. 목수로서 겪은 그의 경험과 지혜를 배우고 싶었다.   


1. 목수 일은 어떤 인연으로 시작하게 되었나? 


남자의 로망이 나만의 작업공간을 가지는 것이다. 아버지가 공구를 다루는 것을 보면서 자란 영향이 크다. 낫, 톱, 망치 등등 어릴 때부터 만져보고 만들어 보았다. 지금 70대 분들 중에는 목수가 아닌 분이 없었다. 연장을 쉽게 접하다 보니 대학을 안 가고 직접 건축 일을 하고 싶었다. 대학을 가면 건축학과를 가야 하는데, 노가다에 대한 이미지 때문에 물리학과를 가게 됐다. 첫 직장으로 울산목형에 입사했는데 일본인에게 배운 사람, 도제식으로 공부한 사람 등 직원들이 다양했다. 기술자들이 기술은 강한데 이론적인 것인 약해 각종 어려운 계산은 내가 대신 해주면서 신임을 얻어 1년 만에 생산팀장이라는 자리에 올랐다. 깎고 만드는 데는 늦으나 이론적이며 기술적인 대화를 잘해서 기술자들이 실제 제작현장에서 생기는 문제를 설계자에게 전달하는 역할도 했다. 그렇게 4년을 쭉 공장장 역할을 했다. IMF가 터지면서 목공이나 나만의 공방을 갖고 싶어서 그만두게 됐다. 그 후 통나무학교에 가서 목수 일을 하게 됐다. 주유소, 인테리어업을 하다가 내 평생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평생 일로 목수 일을 생각하게 됐다. 집과 가구는 밀접하게 관계가 되니 가구 일을 하게 되었다. 


2. 가구 만드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데 울산 장인문화는 어떻다고 보는가?


이 가구 일은 6~7년 정도 밖에 안 했다. 예전에는 울산에도 인간문화재급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병영에 도금(칼) 만드는 분, 태화동에 먹 만드는 분이 계셨는데, 산업화하면서 도시가 완전히 변했다. 자리를 떠버리고. 도시라는 것이 원도심이라는 게 있어서 그것이 성장, 팽창하는 방식인데 울산은 원도시라는 개념이 없다. 겉보기에는 팽창했는데 문화나 질적인 수준은 많이 떨어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 내가 살던 집도 허허벌판 집도 몇 집 없을 때 달동에 살았는데 그 주변이 다 논이었다.


생계 기반이 없어지고 수요가 없어지면서 그 분들 챙기면서 그런 장인을 제대로 대할 시간이 없었다. 울산은 타도시에 비해서 경제수준은 규모가 커지만 장인문화가 사라지고 그에 걸맞는 문화 인문학적 수준은 못 따라가는 형편이다. 과거의 전통적인 것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그걸 덮으려는 뭐가 새로운 것으로 보이려고 하는 경향만 많다. 울산과 가까운 경주나 언양, 웅촌 정도만 가도 아직 전통적인 문화가 많이 남아 있는데, 공업화, 근대화 되면서 과거기술이 필요 없어진 시대가 된 것 같다. 


3. 가구 만드는 일 전에 했던 엔진 목형 일에 대해 자세히 들려주신다면?


스물아홉 살 때 현대자동차 1차 협력업체인 울산목형에서 나무로 먼저 엔진 시제품을 만드는 일, 즉 목형 일을 했다. 연구소 쪽에서 도면을 보내오면 쇠로 만들기엔 원가가 너무 많이 드니 나무로 시제품을 만들고 그곳에 모래로 틀을 만들어 쇳물을 부어서 제품을 만드는 일이었다. 엔진룸을 만들고, 피스톤이 들어가는 블록, 엔진 헤드 등을 만들었는데 내 전문분야는 엔진헤드였다. 목형으로 엔진 시제품을 만들고 기계가공을 해서 연구소에서 성능시험을 한다. 처음부터 쇠로 만들면 비용도 비용이지만 수정하기 힘드니까, 모양을 만드는 것이 쉬운 목형으로 하는 것이다. 지금은 수지라고 해서 플라스틱으로 하지만 그 당시는 예전 집에서 나온 나무로 했다. 방어진에 있던 일본 집을 헐면 나오는 나무를 사서 파는 가게도 있었다. 적산가옥은 100년 이상을 말린 나무를 사용해 지었는데, 할아버지가 나무를 잘라서 손자가 쓰는 문화였다. 일본이 기계가 발달한 이유가 그런 기초문화, 밑바닥 문화가 잘 발달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무를 베어 비바람을 맞추고 자연건조를 시킨 나무를 직접 구하기 어려우니까 집에 썼던 나무를 가져와 켜서 4~5년 말렸다가 쓰는 과정에 나무와 인연이 된 것이다.


4. 건축 일도 했다고 들었는데?


그 일을 한 5년 정도를 다니다가 강원도 횡성 한국통나무학교에서 강사로 6개월을 지냈다. 그 당시 통나무주택을 짓는 붐이 일어났는데 기술적인 문제가 많이 발생했다. 기술자들의 부재, 급조된 기술자들의 한계들이 있었다. 건축주도 통나무주택에 대한 기초정보가 필요한데 마인드가 없으니 처음에는 좋았는데 통나무주택을 관리할 수 있는 주체가 없었다. 하자가 발생했다고 보지만 나무라는 것이 자연스레 틀어지고 쪼아지고 하는데 틈새가 벌어지면 주인이 관리를 해줘야 하는데 못 하니 다양한 문제가 생겼다. 일반인들이 했을 때는 나무주택에 대한 이해가 안 되니 하자로 보는 것이다. 그런 문제 때문에 통나무주택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통나무학교를 다니면서 배운 분들은 그래도 기초지식이 있어 나름 대처를 하지만 대부분이 안 된다. 


처음에는 러시아에서, 캐나다에서 컨테이너로 나무가 오고 했는데 우리는 온돌문화니까 사계절이 있고 생활습관도 다르다. 우리는 수증기가 많이 발생하는 문화라 나무들 팽창 수축이 많다. 우리 문화에 건축이 따라가 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 했다. 우리 건축은 서양화되었는데 우리 생활문화를 그대로 가지고 있으니 환기나 조치를 취하는 데 하자가 많이 발생하는 것이었다.


10사진1

<취미로 카약도 만들고 있다. 목수로서 남자의 로망을 하나하나 실현해 가고 있는 걸까?>



5. 지금도 건축문화가 집 모양만을 생각했지 기후조건은 고려하지 않고 외양만 따져보는 식으로 가는 것 같다. 우리 건축에 대한 이해와 문화를 어떻게 보나?


아파트 문화가 급성장하니까 신경을 안 쓴다. 집이 돈만 주면 사는 물건이다 보니 집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이 없었다. 한 예로 원목 싱크대를 주문하신 분 중에 홈쇼핑에서 보이는 것처럼 디자인만 그럴싸한 제품을 선호하는 분이 있다. 그러나 주방에는 전자렌지, 냉장고 등 전자제품이 뭐가 들어갈 것인가를 알아야 하고 거기에 따른 전기 배선, 상하수 배관 위치 등을 고려하여 제작해야 한다.


지금도 유원지 쪽으로 가다 데크 공사하는 것을 보면 기초교육도 안 받고 하니 자재에 대한 특성도 없이 그냥 빠른 시간에 하는 걸 중심으로 한다. 자재에 대한 특성 파악도 없이 타카를 박는다. 타카는 얇은 철로 임시 고정용이다. 얼마 가지 않아 다시 보수공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접착제도 오공본드로 다 처리를 하는데 방습성이 없어서 실내에만 써야 하는데 구분을 하지 않고 사용해 빗물에 녹아 버린다. 오일스텐도 위아래, 안쪽도 다 바르고 해야 하는데 다 만들고 나서 바르면 빈 곳이 많아 목재가 5년을 못 간다. 자재와 제작방식을 제대로 이해하고 배워서 겉만 번지르르하게 짓지 말고 제대로 작업을 해야 한다.


평당 얼마인가가 아무런 의미가 없는데 그걸 중심으로 보는 것이 문제다. 일본은 대부분 나무집이지만 습도가 높은 환경을 잘 견디게 하고 내진설계도 하고 중목구조라 구조는 우리와 비슷한데 다른 점들이 많다. 일단 우리 한옥은 내진설계가 되어 있지 않다. 우리 전통집은 기초가 떠 있고 무게로 누르는 집이다. 원래 집이 무거우면 좋은 집이 아니다. 일본이나 중국은 그리 무겁지 않다. 큰 기술인 것으로 아는 거랭이질이나 사괘맞춤을 전 세계 대부분 나라가 가진 기술인데 우리만 가진 것처럼 자랑을 한다. 앞에 내남, 경주에 지진 났을 때도 많이 피해를 입었던 걸로도 내진설계가 안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장부 결합 시 철물을 이용해 내진설계 시공을 해야 한다.


6. 젊은 사람들은 닥친 현실적 문제로 작은집에 사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50~60대 수요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작은집을 짓고 사는 문화와 앞으로 시장을 어떻게 보는가?


얼마 전에 울산경제진흥원에서 주최하는 적정기술교육에 참가해 보조강사로 작은집(타이니 하우스)을 지었다. 나는 2바이 4 목조주택부터 통나무집도 하고 여러 가지를 해봤기에 우리 전원주택 문화의 문제점을  조금 아는 편이다. 지금 외곽에 나가면 전원주택이 다 40평이 넘는데 그 분들이 다 후회를 한다. 큰집 지으면 자식들이 많이 자주 올 것으로 생각했는데, 팔려고 내놓은 집이 엄청 많다. 예전에 지은 목조주택이 2바이 4로 지은 집이니 얼마나 춥겠느냐. 지금은 2바이 6이고 단열재도 달라지고 하니 단열차이가 많이 난다. 2바이 4는 벽도 얇고, 지금 2바이 6는 벽 두께가 145밀리미터 이상이고 창호 시스템도 다르다. 오일쇼크 일어나면서 형편이 되는 사람은 괜찮겠지만 기름 값이 감당이 안 되니까 매물이 막 쏟아져 나오는 거다. 작은집에 관심을 두고 있어도 노후세대는 예전부터 버리지 못하는 짐들이 많고 자식들이 오면 자고 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문화이니 작은집을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것이다.  
 
7. 작업장을 곧 옮길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나도 두동으로 이사를 가는데 목공체험 공방겸 체험장을 만들려고 한다. 러시아의 다차 문화, 독일의 클라이가르텐 농장을 모델로 생각했다. 도시 사람들에게 별장 임대 방식으로 1년 기간 빌려주는 것이다. 여러 집이 어울려서 한 집을 분양 받든지 하면 되는 식으로 하려고 한다. 자급자족이 가능한 텃밭을 끼고 있는 방식, 집은 다락방 딸린 12평 정도로 지어도 생활하는 데 별 불편함이 없다. 주말에 자연친화적인 방식으로 체험학습을 하는 주말농장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싶어 하는 가족들과 따로 개별 지번이 아니라 공용으로 주차장이나 공유공간을 두고 몇 가구 신청 받아서 하고 싶다.
울산처럼 쇳덩이 위주로 접한 도시가 이제는 정서가 목공으로 된 문화에 관심을 많이 가질 것으로 본다. 목공과 결합한 조명, 음향기기, 장난감 등등 연결 지을 것이 많다.


10사진3

<가구 자체뿐 아니라 사람 사는 공간에 어떻게 효율적인 구조와 배치를 만들 것인가가 주요 관심사다.>



8. 건축 경험으로 볼 때 작은집이든 건축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작은집을 짓기 위해 단열공부를 하려는데 한국에는 책이 없었다. 있긴 있는데 그 책도 일본책을 번역한 것이다. ‘결로(結露)’에 대한 책도 유익하고 재미있다. 결로가 생기는 이유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들고 쉽게 설명했다. 집과 가구 등 집의 문제가 모든 게 물로부터 시작된다. 습기. 이것이 주택, 특히 목조주택에서는 제일 많이 나오는 하자다. 작은집 짓기는 대부분 목조이고 콘크리트로 짓는 사람은 없다. 컨테이너를 활용해서 작은집을 지을 때도, 철판이 그대로 드러나는 방식으로 해서는 안 되고 실내외 목재로 처리하면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공방은 컨테이너를 가지고 지을 생각을 한다. 컨테이너 건축 시 문제점으로 따라 오는 것이 결로다. 그걸 해결하기 위해 따로 공부를 한 것이다. 나도 네이버 흙부대생활기술네트워크 카페 열성회원으로 처음에는 흙부대집에 관심을 갖다가 통나무, 목조주택으로 방향을 옮겼으나 지금은  작업장은 컨테이너가 좋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9. 작은집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이 내부 배치 즉 가구 문제라고 보는데 그런 문제가 핵심이 아닐까 싶다. 가구 문제를 어떻게 보는가?


가구 제작에 들어가면 사용하는 사람의 행동반경이나 그걸 쓰는 사람이 편하기 위해 먼저 검토해야 하는데, 다빈치 인체 해부도처럼 인체공학이나 사람 손이 닿는 범위, 거리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다. 싱크대 닿는 범위는 최소한 1100으로 해라 등등. 요즘은 인터넷, 핀트레스트나 유튜브 등에 다 나오는데 나는 미리 계산을 하고 다 만들었다. 가구 하나하나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시스템을 잘 짜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가구를 하니까 더욱 섬세해져야 한다. 실내 인테리어, 가구 등을 하니까 신체 치수에 맞아야 한다. 주문 가구인데 사는 것과 색다른 것이 없으면 아무런 장점이 없어지는 것이다. 


일본 사람들이 작은집을 좋아하다 보니까 실내 공간 배치 문제는, 바로 가구 배치, 가구 디자인이나 구조를 얼마나 잘 맞추나 하는 문제다. 설계 없이 하다보면 다리나 상판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문제가 많더라. 사전에 ‘스케치업’ 프로그램으로 한 번 그려보고 해야 하니까 인체공학이 적용된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10. 건축을 친환경적으로 하려는 생각도 가지고 있는데 이밖에 생태적인 마인드를 적용하려는 계획이 있는가?


강원도 횡성에서 한국통나무학교 강사 시절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는데 우리도 적용해 보고픈 게 있다. 체험학습장에 생태화장실을 적용하고 샤워장은 만들어도 수세식 화장실은 만들지 말자. 즉 똥에는 물을 섞지 마는 방식, 옆에 비데기 설치는 하는데 그건 일단 일 다보고 난 다음에 쓰는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다.


한국통나무학교 김병천 선생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마인드가 대단한 분이다. 존경스러운 분이다. 목조주택은 울산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도 한다. 원형이나 사각으로 규격화되어 있어 자연스러움이 떨어지는데 통나무는 규격이 없으니 자연스럽다. 현재 만드는 한옥마저도 너무 둥글고 네모나게 깎아져 나오니까 재미가 없다. 통나무 목수들은 울퉁불퉁한 것에 익숙하니 큰 문제가 없는데 처음 접해보는 사람들은 힘들어 한다. 자연미를 살리는 쪽으로 가고 싶다.


인터뷰어 이동고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