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해광 “기술적 취약, 국내 환경 탓”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정책토론회 ‘울산의 위기, 미래’가 자동차산업의 미래와 울산을 주제로 23일 오후 올림피아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에는 임옥택 울산대 기계공학부 교수가 친환경자동차 기술동향과 발전과제로, 김준범 울산대 화학공학부 교수가 수소자동차와 울산의 역할을 주제로 발제를 한 가운데 성인수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와 최해광 전 유니스트 감사가 토론자로 나서 울산 자동차산업의 돌파구를 모색했다. 민주당 울산시당 윤장우 정책위원장은 좌장을 맡았다. 본지는 이날 토론 내용을 정리해 수차례에 나눠 소개한다. 이번호에서는 최해광 전 유니스트 감사의 자동차산업 미래 구상을 지면에 옮긴다. 그는 자동차산업이 주력산업 중에 하나인 독일에서 오래 체류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과학도 입장에서 본 국내외 자동차산업 환경 개선에 역점을 둔 토론문을 제출했다. <편집자 주>


‘자동차산업의 미래와 울산’에 대한 토론(요약)
최해광 UNIST 전 감사


스티브 잡스는 그가 설립한 애플사의 제품에 인문학적 감수성을 불어 넣어 애플사를 세계적인 선도기업으로 만들었으며 구글, 애플과 인텔사도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구글은 2012년 5월 모토롤라 모빌리티를 인수했으며 구글의 무인자동차도 미국 네바다 주 교통부로부터 면허를 획득했다.


앞으로 살아남을 자동차 회사는 당장 몇 년 안에 벌어질 변화에 얼마나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현재 자동차 산업은 단순히 전기차나 자율주행차 등장만이 아닌 다른 포괄적인 자동차산업의 변화로 자동차 수요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2025년이 되면 자율 주행 자동차가 일반화될 것으로 이야기한다. 단순히 운전자가 없어지는 것뿐 아니라 소유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버나 구글 등이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인 교통수단의 일환으로 제공하고 그 이용료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진다면, 사람들이 차를 구입해서 보유하는 비용보다 낮아지는 시점부터는완전히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진 시장이 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일부 자동차 회사는 소비자에게 차를 팔아 작은 이익을 얻는 것에서부터 애프터 세일전략을 기획하고 있다.


운송수단으로써 사용하는 과정에서 부가가치를 얻는 Transportation-as-a-Service (이하 TaaS) 전략이다. 포드나 GM 등은 이를 준비하기 위해 전기차-자율주행기술-고속통신 기술 (실시간 도로 스캔, Vehicle to X Communication 등)을 기반으로 하는 종합적인 운송 사업(TaaS 3.0)으로 전환하려고 준비 중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가장 약한 곳이 여기라고 여겨진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카 쉐어링 사업을 시작했다. 자율주행 기술개발도 그간 모비스 등을 이용해 내부 기술로 키우고 있다.
그러나 이미 미국 캘리포니아의 샌타클라라에서 컴퓨터용 그래픽처리 장치와 멀티미디어 장치를 개발하고 제조하는 회사인 엔비디아(NVIDIA)처럼 해외 거대 프로세싱 전문 기업들이 엄청나게 앞서 가고 있고 관련 소규모 회사들의 컨소시엄도 다른 회사들이 선점한 것이 많아서 매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혼다도 지난 7월 3일 히타치 오토모티브 시스템즈와 전기 자동차용 모터 개발, 제조 및 판매를 사업으로 실시하는 합작 회사 ‘히타치 오토모티브 전동기 시스템’을 이바라키 현 히타치 나카 시에 있는 히타치 오토모티브 시스템즈 부지 내에 설립했다.


1. 발상의 전환


국내 자동차산업을 위해서는 관련된 제도적 환경개선도 신기술 개발에 못지않다. ‘남의 눈 속에 있는 티끌은 보고 자기의 눈 속에 들어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이제 엄청난 국내외적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울산의 자동차 산업을 다시 부흥시키기 위해서는 성경에서 말하는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네 눈이 잘 보여서, 남의 눈 속에 있는 티를 빼 줄 수 있을 것이다.”(마태7:3~5)라는 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의 철학자 데카르트는 임진왜란이 발발한 몇십 년 후인 1637년에 그가 어릴 때부터 듣고 배우고 알고 왔던 모든 것에 대해서 의심하고 회의를 하여 <방법서설>을 썼다.


칸트는 어떤 현상을 일어나면 이미 인간은 시공간에 따른 경험이 지배하고 있어 근원을 찾고 해결점을 찾는데 실패하며 현상에 의해 구성된다고 했다. 즉, 현상에 질질 끌려 다니기만 한다는 뜻이다. 그는 사고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통하여 이성으로 세계를 구성하라고 했다. 인간이 가진 사고의 힘인 이성으로 자동차세계를 새로 견인하도록 우리 울산이 구성해야 할 것이다.


<장자>의 제물론에서 타성이나 고정관념이 지배하고 있는 것을 성심(成心)이라고 말한다. 국산차가 좋고 우수하다는 우물 안 개구리의 신념이 가진 일종의 선입견인 성심을 배제하고 이제 허허벌판에 선 심정으로 다시 자동차 산업을 건실히 할 방안을 논의해 보겠다. 철학적으로 말하자면 ‘보이는 것만 보지 말고 보이지 않는 것도 보자’는 것이다.


예컨대 자동차 속도제한의 경우 한국은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최근 속도를 하향하는 추세이다. 울산도 시속 80킬로미터 달리던 북부순환도로를 시속 60~70킬로미터로 하향 조정시켰다. 왕복 6차선인 북부순환도로 같은 경우 독일에서는 구간별로 도로여건에 따라 시속 100킬로미터는 허용한다. 독일은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해 속도제한을 해제해 고속 주행에서 생기는 결점을 보완, 세계 제일의 자동차강국이 됐다.


독일에는 자동차 클럽(ADAC)이 있다. 차가 고장 나면 클럽에 구난을 요청하는데, 클럽의 빅 데이터에는 모든 자동차의 모든 결함이 노출돼 통계가 나오기 마련이다. 이를 바탕으로 차를 개선하는 훌륭한 빅 데이터를 제공하는 자동차 클럽이다.


국산차의 경우 유럽에서 고속주행 시 제동장치가 가장 안 좋다고 평가되고 있다. 고속으로 달려본 적이 없는 나라의 차가 어떻게 고속주행 시 안전한 제동장치를 개발할 수 있을까. 유럽에서는 동절기에 염화칼슘을 많이 뿌리는데 국산 차는 여기에 차체가 견뎌내지 못하고 금방 부식된다. 차체 바닥의 녹화현상은 자동차 정기점검에서 통과여부를 가진 민감한 점검사항이고 바닥을 땜질하는 것은 비용이 발생하는 민감한 문제다.


이제 자동차 업계는 살아남을 방도를 찾지 못하면 자동차 제조분야에서 점증하는 중국과 인도의 추격,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자동차의 등장, 합리적인 수요자의 소비성향으로 금세 위기가 닥치고 말 것이다.


요즘 ‘가성비’라는 말을 많이 한다. 가격 대비 성능이라는 말이다. 그간 해외에서 저가에 의존한 국산차는 내구성에 문제가 많았다. 차는 잘 굴러가도 나사 같은 자질구레한 부품들이 금방 마모돼 소비자의 불신을 가져왔다. 국내에서는 자동차 판매가가 너무 높다. 독일 자동차에 비해 최소한 30퍼센트의 거품이 더 들어 있다. 이런 고가 판매 마케팅 전략은 앞으로 더 이상 애국심에 호소할 수 없고 수입차에 무방비하게 문을 더 활짝 열어주는 빌미가 될 것이다.


2. 전기자동차


전기차는 1회 충전 후 주행거리가 늘어나고 있다. 현재 현대 아이오닉 전기차 기준 시속 190킬로미터 정도다. 그러나 제주도처럼 한정된 도서 지역 내에서 운행하는 것은 모르나 아직 타 광역시를 오고갈 수준은 아니다. 현재 충전기의 미흡함도 문제지만 충전기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 확보가 가장 큰 문제. 충전 시 최소 30분 이상의 주차가 필요하여 주차 공간 확보가 문제다. 그렇기에 주유소가 아닌 주차장에 충전기를 설치하는 개념 전환이 필요하다.


일부 지자체의 경우 관영, 공영 등 기존 주차장의 일부 공간을 전기차 충전용으로 변경하고 있다. 그러나 아파트 거주자는 충전 시설을 설치하고 싶어도 주민 동의를 받아야 하므로 사실상 거주지 충전이 불가능한 상태다. 조례나 법적으로 강제해, 가구 수에 비례하여 일정한 충전공간을 일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아파트나 주상복합아파트 등 500세대 이상의 건물 신축 시, 현 가구당 1.2대의 주차 공간을 1.3대 수준으로 올려서 추가로 확보된 공간 일부를 인근 시민도 충전이 가능한 충전전용 공간으로 제공하면 좋을 것이다. (500세대일 경우 현재 600대, 1.3대 기준으로 올리면 650대가 된다.)


3. 업계의 문제점


자동차 산업의 구조적 문제와 투자위험성으로 인해 높은 개발 비용이 들지만 낮은 판매고, 영업이익률에다 저 수익이다. 구조적 모순 때문에 수많은 자동차회사가 인수합병 당했다. 앨런 머스크가 창립한 테슬라는 저투자로 창의적인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에 뛰어들어 시제품도 보여주지 않고 일주일 만에 32만 5천대의 사전주문을 받을 정도였다.


미래 시장과 기술의 불확실성이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살아남으려고 경쟁적으로 기술개발에 투자를 하지만 소비자의 냉대로 판매가 당초 기대에 못 미처 소모적 낭비로 이어진 경우가 많다. 많은 돈을 들여 기술을 개발하지만, 결국에는 서로 비슷한 기술들을 개발하기 때문에 소모적 비용이 돼 회사 여력이 소진되는 것이다.


더욱이 미래 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에 동시에 모든 가능한 기술 개발에 투자해야하는 형국에 처해 왔다. 결국 자동차 회사는 막대한 기술 개발 비용이 들지만 회사 차원에서, 또는 한 국가 내에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경쟁력을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산업 트렌드에서는 자동차회사와 기업 간 조인트 벤처, 기술 제휴 등을 통하여 살아남기 위해서는 협업을 통한 기술공유로 비용 공동 절감 전략을 쓰고 있다.


현대차 그룹은 현재 이 시대적 흐름에 매우 뒤쳐져 있다. 다른 경쟁사들은 공동으로 협업하여 기술 개발 비용을 줄이고 다양한 제품을 개발 하는 동안에 현대, 기아차는 고립된 독자기술 개발로 인해 막대한 기술 개발 비용에 노출돼왔다. 막대한 기술 개발 비용 때문에 제품군의 다양화에 뒤쳐지고 변화하는 소비자 욕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어 미국 중국 등지에서 판매 부진이 나타나고 있다. 표면적인 해외 판매부진 이유를 사드라는 정치적 문제로 내세우고 있지만, 중국 사드 문제로는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을 설명하지 못한다.


제네시스는 미국시장을 포기했는데 이는 SUV 차량을 선호하는 미국소비자 성향을 제대로 못 읽은 것이 한 원인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 상황에서 최근 증권가에서는 현대차 그룹의 피아트 크라이슬러 인수설도 나오고 있다.


4. 자동차 정책


정책적으로는 자동차 제조사와 관,학.연 협업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국내 연구소나 기업들과의 연계가 있다고 해도 아직은 초보적이다. 자율 주행 기술 분야는 국내에서도 움직이는 곳이 많으나 산업 복합적으로 네이버 등이 준비하는 자율주행 기술 등과 함께 연계해 국내 종합 콘소시엄을 만들어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울산에서도 유니스트, 울산대학교와 자동차 제조사간 산학협력으로 조인트 벤처 설립 및 공동연구 환경을 조성하고, 시 차원에서도 환경보호 보조금 및 지원금 명목으로 조인트 벤처 연구비 보조, 토지 무상 임대, 감세 등 생산시설 설립에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


교육인프라도 개선해야 한다. 외국인 학교 설립의 필요성은 유니스트 설립 초기 때 외국인 교수 초빙문제로 논의됐지만 현재 울산에는 외국인자녀가 초, 중, 고 정규 교육과정을 다닐 수 있는 외국인 학교가 없다. 해외 기업 및 인재 유치에 굉장히 불리한 환경이다. 제주도는 2002년 2월에 제주국제자유도시 특별법이 제정돼 원어민 외국어 보조교사 초청사업 확대, 외국인 학교 설립 확대, 국제고등학교 설립, 외국인 교수 초빙사업 지원 등을 하고 있다.


또 하나 아이디어는 자동차 설계단계에서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온라인상으로 국내외 전문가들을 초빙해 제품을 설계하여 개발하는 것이다. 앨런 머스크의 테슬라는 플랫폼을 구축하여 자율주행자동차를 설계했다. 중국 핸드폰의 회사의 경우는 소비자의 불만과 불편한 점을 온라인으로 모아 제품을 개선한 결과 삼성을 제치고 중국에서 상위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5. 지자체 차원 정책


울산시나 기초 지자체에서는 전기차로 차량 교체 시 지원할 지원금 등을 위해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고, 울산광역시의 대기환경과 관련해 자동차가 차지하는 오염물질 배출량(운행 차량의 연료별, 화물, 승용차, 승합차 등 종별)을 파악해 이를 기준으로 개인 및 관청의 업무용과 수송용을 구분하고, 친환경 차로 일정 수준 이상 교체했을 때의 환경 개선효과를 추정해야 한다. 또 시내버스를 선도적으로 연료전지 버스로 일정 기간 목표를 두고 교체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자동차 판매, 환경 개선과 친환경 이미지 도시 구축 등에 효과적이다.


울산은 노인 등 인간 친화적인 저상버스 보급률이 광역시 중 최저다. 지하철이나 경전철을 개통시켜 자동차의 시간당 주행속도를 올려야 한다. 자동차 생산도시 중에서 지하철이 없는 것은 울산이 아마 유일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도시답지 않게 자동차 정체가 심해 자동차 성능개선에 도움이 안 된다. 나아가 시와 주변의 산업단지 간 정기적인 장, 단거리 운송 수요를 파악해 여기에 사용하는 트럭 등을 대체 연료 차량으로 교체 운영해 봄직하다. 또 카 쉐어링용 차량을 친환경차로 구성하는 방안을 강구해봐야 한다. 기존의 내연기관차에 비해 요금 할인, 차량 및 업체 지원금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다.


끝으로 인력과 소형 화물 운송 등을 위해 대형 산업 단지 혹은 대기업 사내에 전기차 사용을 권장하거나 의무화하고, 기업이 업무용차나 직원 출퇴근용 차량 등을 전기차로 대체할 경우 탄소세 감면 등의 추가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