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공생의 공동체, 미래 변화 첩경”


지난달 23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정책토론회 ‘울산의 위기, 미래’의 첫 포문을 연 화두는 자동차산업의 미래와 울산이었다.

이 자리에서 울산대학교 성인수 건축학부 교수는 울산시민의 입장에서, 민주당 울산시당 제5정책(도시,교통) 조정위원장으로서 울산과 자동차산업의 미래에 대해 조망했다.

성 교수는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현황과 대응전략’이라는 소주제를 통해 자동차 분야에서 우리의 노력은 어디까지인지 자문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편집자 주>


두 가지 시나리오


그가 지난 2014년 12월 국가미래원 토론 자료를 요약한 내용에 따르면 한국 자동차산업은 현재 세계 5위 생산국가(450만대)이자 현대기아차그룹 자체가 세계 5위권 업체(연산 750만대)이다. 한국의 최대 무역 및 흑자(640억 달러)산업 또한 자동차산업이지만 중국 자동차산업의 추격과 엔저에 의한 일본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제고로 미래 경쟁력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향후 한국 자동차산업 발전 시나리오는 낙관적 시나리오와 비관적 시나리오가 공존한다.  


우선 낙관적 시나리오는 1970년대 이후 지속적 발전, 생산능력 축적 및 경쟁력 향상, 2000년대 추격자에서 선도자로의 변신과 함께, 2020년 세계자동차 수요 증대, 우수한 정보통신기술, 산학연 협력 등에 따라 코리아 스마트카(코리아 스마트 인사이드)로 전기차, 연료전지차 시장 등을 선도하고 한중기술협력 강화와 동반성장으로 세계자동차시장의 리더가 되는 것이다.


이에 반해 비관적 시나리오는 엔저, 노사문제, 내수정체, 수입증가 등으로 수출경쟁력이 저하하고 해외생산 증가, 국내생산 위축과 함께 국내 자동차 산업 공동화(空洞化)현상이 생기고 결국 고용불안정 및 산업경쟁력 저하, 국가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새로운 지배적 기술(뉴 도미넌트 디자인)을 확보해 친환경차, 스마트차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놓치고 결국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지 못하고 좇기만 하는 ‘추격자 전락’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라


이에 대한 대응방안 또한 백가쟁명이다. 우선 시장개방, 환율변화 등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대외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한편 국내 소비자들의 수입차 선호를 불식시키기 위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민간기업의 사회공헌활동 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과거 일본의 환율대응 전략을 잘 벤치마킹할 필요도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해외생산 확대, 국내생산 축소, 산업 공동화에 대비하는 한편 부품업체의 글로벌 소싱을 확대하고 해외생산을 확대하는 등 동반진출을 강구해나가야 한다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또 국내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통상임금, 노사관계에 적극 대응하고 유보금 국내투자 및 국내생산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법 제도 환경 변화에의 대응에 관해서는 연비(燃比)규제 강화에 대비한 국내업체 기술개발 노력 가속화와 함께 국내업체 엔진기술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탄소배출권과 관련한 정부정책 방안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연비, 탄소 측정 기준을 국제기준에 접근시켜 정책의 신뢰성을 높여가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향후 2020년에 펼쳐질 미래자동차(친환경차, 지능형 자동차) 승부에서 승리하기 위해 국제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를 위해 자동차산업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업체와 부품업체 간 공생의 생태계를 형성해 미래차 기술개발 협업 및 전략적 제휴를 통해 ‘열린 혁신’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


이들은 자동차산업 정책을 자립전략 기조를 유지하되 미래자동차 기술개발, 인력양성, 인프라 지원 등을 지속적으로 하고, 친환경차, 지능형자동차,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동시에 내연기관 연비, 이산화탄소 규제 예고 일관성을 유지하고 부품업체 공생 생태계 조성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데에 견해를 같이 했다.


현대차의 역사, 자동차의 역사


결국 한국자동차산업은 현대, 기아자동차의 역사와 같다고 입을 모았다. 현대기아차그룹의 진로가 향후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가장 큰 관심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산업연구원 조철 박사는 “근로시간 감소, 생산성 감소 등으로 앞으로 국내 생산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은 해외생산에서의 성공 여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현대자동차의 수익성이 10퍼센트 정도를 유지하고 있어 경쟁력이 있고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중이 세계 경쟁업체에 비해 낮으면서도 성과를 유지하고 있기에 결국 연구개발 효율성이 높다고 할 수 있지만 향후 부품경쟁력의 취약성 여부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친환경자동차의 개발 우위를 어떻게 점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친환경자동차 개발 후 양산단계의 비용 및 보급비용 부담 등으로 친환경자동차가 미래의 지배적 전략이 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예측했다.


조 박사는 “친환경자동차 분야에 중국은 엄청난 지원을 하고 있으므로 이미 앞서가고 있다.”며 “한동안은 현대기아자동차의 경쟁력이 유지되겠지만 스마트자동차, 친환경자동차 등 미래형 자동차 개발경쟁력에 있어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현기차만의 전략이 있느냐


이에 대해 한국자동차연구소 이보성 박사는 향후 세계 자동차산업의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가 관건이라는 견해를 내놓는다.


포드는 양산체제 경쟁력으로, GM은 수요대응 다양화전략 및 마케팅전략으로, 도요타는 린생산체계(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만큼만 조달하는 생산 방식)로 인해 비용과 품질에서 경쟁력을 주도해 왔다. 폭스바겐은 비용과 다양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공용화전략으로 경쟁력을 가져왔다.


현대기아 또한 공용화부품전략 부분이 높지만 향후 2020~2025년께 경쟁력 상황이 어떻게 진전되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향후 국내 생산규모 증대의 한계, 내수규모의 한계(현재는 15위권) 등으로 예전과 달리 현대자동차그룹의 고용창출 등 경제 기여도가 불투명한 가운데 결국 친환경 자동차, 스마트카 등 고부가가치형 자동차 개발전략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재 현대기아자동차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중심을 두고 있지만 앞으로 향방이 매우 중요하다는 해석이다.
이미 일본은 수소사회 건설을 선언하고 수소자동차 개발에 치중하고 있으며 프랑스, 독일 등도 중점 친환경자동차 선정을 집중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이렇다 할 정책방향이 실종된 상태다.


게다가 엔저 등 환율문제는 회피할 수 없고 현대기아자동차는 해외 판매 부분이 커(매출의 50~60퍼센트 정도.) 엔-달러 환율로 인한 해외에서의 일본과의 경쟁이 문제의 소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이보성 박사의 견해다.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


더욱 비관적인 견해도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김준규 부장의 말이다.


“한국 자동차산업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지 않느냐? 지금이 가장 어려울 때가 아닌가 싶다. 경우에 따라서는 앞으로 빠르게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는 특히 수입차 점유율 급증현상이 염려된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현재 그 물량이 전국적으로는 15.4퍼센트, 서울에서는 약 30퍼센트를 차지하지만 전체 금액으로 따지자면 전국적으로 3할의 비중을 차지한다는 분석이다.


소비자 선호조사에서도 수입차 선호 경향은 뚜렷해지고 있다. 3만여 명이 참여한 조사자료에 따르면 참여자 중 27퍼센트 정도가 수입차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 따지면 무려 절반에 달하는 비중이다.


특히 사회지도층의 수입차 선호도가 더욱 높다는 점은 일본, 유럽과 상이한 현상인데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업계에서는 이것을 더욱 염려하고 있다. 참고로 일본은 사회지도층의 수입차 선호가 1990년대 7~8퍼센트였다가 이후 4~6퍼센트로 낮아졌고 현재는 약 7퍼센트 수준이라고 한다.


더군다나 1985년도 엔고 현상으로 인한 일본의 수출저하에 힘입어 한국이 일본을 추격할 수 있었던 것처럼 지금은 엔저현상으로 일본을 따라잡을 수 없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이와 같은 이해를 대변하듯 김준규 부장은 “지난 10년간 현대기아자동차의 원가분석을 보면 생산성제고율이 1퍼센트인 데 반해 임금증가율은 9.2퍼센트로 나타났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경쟁력 유지가 가능했는지 몰라도 앞으로 이대로 나가면 경쟁력이 매우 불투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업계는 자동차산업에 우호적이지 않은 정부정책이 문제라는 견해다. 예컨대 저탄소협정이 5년 후 발효되면 일본이나 유럽은 주로 경차를 이용하므로 실질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겠으나 대한민국 정부가 차기 이산화탄소 규제에 있어 97그램으로 책정하고 있어 이는 미국 115그램 등에 비해 큰 부담이라는 것이다.


자동차산업 권위자의 견해


“앞으로도 연구개발 투자 및 인력, 기술 및 특허, 제품경쟁력이 세계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현영석 전 한남대 교수)


최근 35년간 맡은 교수직에서 정년퇴임한 그는 현대기아자동차의 수익률이 10퍼센트 대에 이르는 것은 근본적으로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고 현대와 기아의 협력개발로 인한 신차 개발경쟁력이 매우 컸다고 풀이했다. 부품도 비교적 싸고 생산의 효율성이 커서 규모의 경제, 집적효과 등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공장건설비용도 낮고 건설기간이 짧아 더욱 경쟁력이 강했으며 특히 연구개발 효율성이 높아 그동안 한국 자동차산업을 매우 낙관적으로 보아 왔다는 것이다.
“1993년도 전문가 토론에서 한국의 자동차산업이 2000년이 되어야 세계 5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보았으나, 1995년 이미 5위가 되었죠.”


현 교수는 수입차 급증문제는 결국 현대기아자동차가 책임져야 할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국내 소비자를 강하게 설득하는 문제로 귀착되는 바, 국내 소비자들이 매우 현명하므로 고객만족 제고 등 앞으로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환율은 원천적으로 힘든 문제이며 냉혹하겠지만 이겨 나가고 버텨 나가야 한다며 일본이 과거 환율 300엔 대에서 100엔 대로 낮아질 때도 버텨 낸 저력을 언급했다.


현 교수는 “통상임금문제는 심각한 토론이 필요한 문제”라며 “지엠은 받아 들였는데 현대가 이를 받아들이는 문제가 중요하며 협력업체와의 협력이 매우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친환경자동차 선택전략에 대해서는 지금 도요타가 수소연료전지자동차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전기자동차에 치중하고 있지만 한국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리스크 대응전략으로서 빠른 적응력 제고가 중요할 것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향후 한국의 자동차산업 경쟁력은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자 변화 냉정히 받아들어야


국내 외제차 소비는 1995년도 0.3퍼센트에서 현재 25퍼센트 대에 이르고 있다. 소비자 인식도 정부 정책도 중요하지만 기업에서 얼마나 이 상황을 냉정하게 인정하고 대처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지금도 전기자동차의 성능은 매우 좋고 앞으로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이는데 구글의 등장과 함께 삼성그룹에서 이에 얼마나 대비하고 있느냐고 관건이라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오픈 이노베이션(열린 혁신) 및 협력 전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현재는 현대기아차그룹이 이런 면에서 다소 폐쇄적이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오픈 얼라이언스(자동차산업의 개방적 기술 동맹) 등의 문제에도 정부가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현대기아자동차도 스마트카에 집중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앞으로 삼성과의 협력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견해를 내비쳤다. 또 친환경자동차는 기업과 정부의 역할분담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또 셰일가스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압축천연가스 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일각의 견해도 있다.


무엇보다 현재 5위권에 들어 있는 현대자동차의 향후 전략이 매우 불투명해 보이고 부품업체의 개발력이 문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또한 소비자가 더욱 까다로워질 것이므로 수입차에 대비한 더욱 확실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기아자동차의 이미지가 좋지 않았는데 이것이 갑자기 바뀌는 게 힘들었을 텐데도 디자인 혁신을 통해 유럽에 어필하고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인 것처럼 한국 자동차 산업이 질적인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향후 한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전망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으며 현재 세계 5위권인 경쟁력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향후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무엇보다 스마트카, 친환경자동차 등 고부가가치 자동차의 개발전략이 매우 중요하고 이를 위한 기업.정부의 역할 분담 및 정책대응방안이 중요한 시기라는 얘기다.


정리=이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