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아침 상수리나무 우듬지에 까치 한 마리 날아와 앉는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앉아 있는 한 마리 까치를 보는 일이 오랜만이라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는 중 잠이 덜 깬 건지 하품을 하다가 눈물 한 방울이 입으로 들어간다. 오랜만에 눈물의 농도를 가늠해보았다. 어릴 적에 울면서 맛본 눈물의 맛을 한참 잊고 있었다.


기억한 이 눈물의 농도로 소금물을 만들어 때로 질병을 치료하곤 한다, 사람은 약이 없어도 자신의 몸을 여러 가지 질병으로부터 보호하고 치료하는 많은 방법들을 스스로 터득하게 되면 훨씬 자유로울 것이다.


예를 들어 그 중의 가장 기본인 것을 들자면 낮과 밤의 생리를 거스르지 않는 것이다. 약국을 방문한 손님 중에 눈 염증질환과 이명으로 몇 년째 고생하는 손님이 있어 몇 가지 약을 적용시켜 도와주고 있다. 무음주, 규칙적 식사, 수면시간 적절, 심리적 안정 같은 여러 안정적인 섭생에 비해서 질환의 개선, 치료의 효과들이 약해 다시 질문하는 중 야간운전을 직업으로 한 지 십 년이 넘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것이 치료가 잘 되지 않는 복병이 된 것이다.


아무리 명약을 주더라도 자연의 모든 생물의 이치인 낮과 밤의 생활을 거스른다면 질병의 치료가 힘들어 한 번 생긴 질환들이 사라지기 쉽질 않은 것이다. 사람은 자신의 몸을 지키는 방법들 중 가장 기본적인 규칙을 잘 지킬 수 있어도 좋은 것이다.


약을 적용하기 이전에 자연의 물질들을 잘 활용하기만 하여도 질병이 낫는 경우도 많다. 그 중에 중요한 것이 생리물질인 소금과 식초이다. 예전에 지독한 아폴로 눈병이 전국적으로 유행했을 때 감염된 식구들의 눈병을 약 없이 소금물로 치료한 적이 있다.


가끔 손님들에게 이 방법을 알려주면 대체로 소금물의 농도에 대한 감이 적어 쉽게 접근을 못하는 듯했다. 시중에 파는 식염수로 하면 되긴 하지만 식염수보다 왕소금으로 간 맞춘 것이 훨씬 효능이 좋은 듯했다. 오늘 아침 맛본 눈물 한 방울의 농도만 알면 소금물을 직접 만들어 쓰는 것은 쉬운 것이다. 여러 가지 균들의 활동을 약화시키는 소금으로 눈, 코, 입 우리 몸의 세 구멍에 대한 염증치료를 간단하게 이끌어 낼 수 있기도 하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많이 활용하기도 한다.


식초는 여성들의 생식기 부분이 약산성 체질로 이루어져 자정작용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인하면 또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어릴 적 약국도 병원도 쉽게 접근하기 쉽지 않을 때 염증으로 가려워하면 엄마가 식초물을 만들어 헹구게 하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약산성체질인 그 부분을 알카리성인 소금물이나 비누로 자주 오래 세척하면 약산성인 성질이 약화되어 보호기능이 약해져 염증에 자주 노출되게 되는데, 옛날 사람들의 민간요법적인 이 적절함은 신기할 정도이다. 단 약산성이므로 식초에 물을 섞어 이 또한 농도를 조절해서 사용해야 자극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


아침에 본 까치 한 마리로 인해 이야기가 여기까지 흘러오게 되었다. 가끔 남편이 까치에게 감정이입을 시켜 대화를 하는 놀이를 하곤 한다. 소망하는 것이 있을 때 원하는 답을 까치에게서 얻어내곤 하는 것이다. 처음엔 재미있게 들어주다가 까치만 보면 그러는 듯해서 지나치지 않도록 그 뒤로는 동조를 하지 않고 때론 타박을 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자연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위로를 받고 사는 지, 스스로를 치유하며 살아가는 지를 생각한다. 상수리나무 우듬지에 앉은 까치 한 마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초록에서 갈잎으로 다양하게 변해가는 상수리나무 단풍의 아름다움에 잠시 여유롭게 넋을 놓았다.


강현숙 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