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평화밥상2


가끔씩 제가 사는 시골마을에서는 일주일이상 밤낮없이 소의 애절한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아마도 송아지가 다른 곳으로 팔려갔나 봅니다. 어미와 생이별당하고 낯선 곳으로 팔려 간 송아지도 어미소를 그리워하며 어느 곳에서 밤낮없이 울고 있겠지요. 새끼가 성년이 되어서 스스로 먹이를 찾을 수 있을 때까지 부모와 같이 생활하는 건 생태계의 개체보전의 속성이요, 자연스런 이치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있는 고기를 위해서, 소의 가족들은 생이별을 하게 되고, 또 언젠가는 도축장에 끌려가 피울음을 울게 됩니다.


가을걷이가 끝난 들판에는 공룡알처럼 커다란 비닐두루말이가 여기저기에 보입니다. 작년에는 하얀색이었는데 올해는 분홍색입니다. 그 안에는 탈곡이 끝난 볏짚이 들어있지요. 동물들 중에서 유난히 눈망울이 크고 아름다운 소는 그 볏짚을 먹는 동안에 우리에 갇혀서 따스한 햇볕도, 시원한 바람도 제대로 못 느끼며 살다가 어느 날 가족과 생이별을 당하고, 사람들의 고기가 되리라 생각하니 볏짚두루말이를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픕니다.



먹고 마심에 대하여


                                                                          칼릴 지브란


그러자 이번에는 여관주인인 한 노인이 말하기를, 저희에게 먹고 마심에 대하여 말씀해 주소서.그는 대답했다.그대들 대지의 향기로만 살 수 있다면, 마치 빛으로 살아가는 기생식물처럼.허나 그대들 먹기 위하여 살해해야 하고 목마름을 달래기 위하여 어미의 젖으로부터 갓난 것들을 떼어 내야 함을. 그러므로 그 행위를 하나의 예배가 되게 하라.그대들의 식탁을 제단으로 세우고, 그 위에서 숲과 평원의 순수무구한 것들이 인간 속의 더욱 순결한 것, 또 더욱 무구한 것을 위해 희생되도록 하라.그대들 짐승을 살해해야 할 땐 마음속으로부터 속삭이라.‘


그대 살해하는 힘으로 나 역시 살해당하고 있으며, 나 역시 먹히리라.나의 손아귀 속으로 그대 인도한 법칙은 더욱 힘센 손아귀 속으로 나 또한 인도하리라.그대의 피와 나의 피는 천공의 나무를 키우는 수액(樹液)에 불과할 뿐.’그대들 이빨로 사과를 깨물 땐 마음속으로부터 속삭이라.‘그대 씨앗은 나의 몸속에서 살아갈 것이며,그대 미래의 싹은 나의 심장 속에서 꽃피리.


그리하여 그대 향기는 나의 숨결이 되어우리 함께 온 계절을 누리리라.’또한 가을이 되어 포도주를 짜기 위해 포도밭에서 포도알들을 따 모을 땐 마음속으로부터 속삭이라.‘나 역시 포도밭과 같으니 나의 열매 또한 포도주를 짜기 위해 거두어지리라. 그러면 나 역시 새 포도주처럼 영원히 항아리 속에 담겨지리라.’그리하여 겨울이 되어 포도주를 따를 때면 하나의 잔마다 노래를 그대들 마음속에 따르도록 하라.그리하여 그 노래 속에 가을날들과 포도밭과 포도주 짜던 추억을 간직하게 하라.


오곡이 풍성한 아름다운 가을에 소들도 행복할 수 있기를 희망하며, 비채식인가족들이 오랜만에 마주하는 일요일 저녁밥상에 콩불고기를 준비했습니다.




*고기를 먹던 사람들이 다른 동물을 살해하지 않고도 고기맛을 즐길 수 있는 콩불고기요리


07평화밥상1


재료: 콩단백, 당근, 양파, 청경채, 피망, 팽이버섯, 현미떡볶이떡, 식용유, 간장, 후춧가루
양념장: 고추장, 고춧가루, 간장, 매실발효액, 생강가루, 참기름, 껍질째 간 배즙, 볶은 참깨
   
1. 불고기용 콩단백을 물에 불린다.
2. 불린 콩단백의 물기를 꼭 짜서 준비한 양념장으로 절여둔다.
3. 불에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양념장에 절여둔 콩불고기와 현미떡볶이떡, 당근, 양파, 청경채, 피망 등의 채소를 넣고 볶다가 간장으로 간을 조금 더 보태주고 팽이버섯, 채썬 풋고추를 넣고 볶는다.


이영미 평화밥상안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