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 부품클러스터 충남으로 가나?” 우려


지난달 23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정책토론회 ‘울산의 위기, 미래’에서 울산대학교 건축학부 성인수 교수는 미래자동차산업의 지자체별 역량 및 투자현황 비교를 통해 울산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했다. 성 교수는 ‘글로벌 경제 속 울산지역 자동차산업의 담당 역할은?’이라는 소주제를 통해 울산~대구~부산 등을 잇는 ‘동남권 자동차 다이아몬드 지대’를 통합 육성할 것을 제안했다. <편집자 주>


<글로벌 경제 속에서 울산지역 자동차산업의 담당 역할은?>(요약)
울산대학교 성인수 교수


성 교수가 인용한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미래형 자동차 산업동향과 투자유치 방안’(2016년 6월 30일)에 따르면 자동차산업은 현재 친환경, 고효율 차량 개발을 위한 급진적 기술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 여기서 새로운 동력원을 사용하거나 스마트 주행방식을 도입한 자동차를 통틀어 미래형 자동차라고 명명했다. 이 분야에는 기존 완성차업체와 부품기업 뿐만 아니라 배터리, 소재, 정보통신 등 다양한 분야의 혁신 기업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어 변화의 촉매 작용은 물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내고 있다.


혁신으로 비즈니스 모델 창출


코트라는 미래 자동차산업을 분야별로 이렇게 요약했다.


가장 현실적인 대안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성장세가 가파른 전기자동차, 그리고 장거리 주행에 장점이 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인 수소연료전지차.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자동차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양방향 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한 커넥티드카, 운전자 없이 스스로 주행하는 자율주행차 등이 이미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스마트 카 시장 기술 발전, 부품단가 하락, 전장부품 적극 탑재로 기존 완성차들의 커넥티드카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사회제도가 따라가지 못할 정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바야흐로 자율주행을 향한 기술혁명이 급물살을 탄 것이다.


코트라는 미래형 자동차산업의 투자환경 분석 결과, 한국은 주요 경쟁국 대비 기술경쟁력과 인프라가 다소 미흡하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정부는 미래형 자동차산업 육성정책 시행,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 개발 투자 확대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요 촉진을 위한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고 구매자에 대한 현금성 지원과 규제 개선 등 다각적인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효과적인 투자유치를 위해서는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반영하여 정보통신기술, 서비스업 등으로 유치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수입 대체 핵심 부품 및 연구개발 역량 확보가 필요하다. 늘어나는 합작투자 및 인수합병에 대비한 맞춤형 지원이 주어져야 하고, 중국 시장 진출 교두보로서 한국의 역할이 재조명돼야 한다.


끝으로 기 진출 기업의 재투자 유도 등도 미래형 자동차산업의 성공적인 투자유치 활동을 위한 전략이라고 코트라는 조언했다.


분야별 시황과 미래


1. 하이브리드 자동차, 배터리전기자동차


저유가로 인해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전 세계 수요는 둔화되고 있으나 국내 완성차업체의 판매 증가로 지난해 현대기아자동차는 세계 3위의 판매 업체로 부상했다. 지난 2015년 세계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는 전년비 11.4퍼센트 감소한 146만3000대를 기록했다. 다만 전세계 전기동력 자동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의 84.8퍼센트에서 2015년 73.4퍼센트로 하락했다.


반면에 배터리전기자동차 수요는 저유가에도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2015년 기준 전세계 배터리 전기자동차 판매는 2014년 대비 두 배로 증가한 70여만 대로 추정됐다. 이처럼 전기차 누적 판매는 이미 2015년에 100만 대를 상회했으며, 내년에는 연 판매 10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출시 이후 4년간 판매 증가율은 하이브리드자동차 출시 이후 같은 기간 중 판매 증가율을 웃돌 만큼 수요 증가세가 빠른 편이다.


2.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는 2013년에 현대차가 양산기술을 세계 최초로 확보한 가운데 2015년에는 도요타가 수소연료 전지자동차를 민간에 시판한 바 있다. 현대와 혼다는 하이브리드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의 상용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수소차 분야에서는 도요타-BMW, 혼다-GM, 벤츠-포드-르노닛산이 제휴를 통해 모델 개발과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3. 자율주행자동차


자율주행자동차는 크게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자동차로 나뉘며 전통적인 자동차업체들과 정보통신기술(ICT)업체들이 관련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추진 중에 있다. 커넥티드카를 개발하라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을 개발해 이를 탑재해야 한다. 차량간(V2V), 차량과 하부구조간(V2I) 정보교환을 포함한 통신이 가능한 커넥티드카도 있다.


오는 2020년 전세계 주행 자동차의 17퍼센트인 2억2000만대가 커넥티드카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신차 중 커넥티드 기능을 탑재한 비중은 2015년 35퍼센트에서 2020년에는 98퍼센트로 증가할 전망이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시장인 중국의 커넥티드카 시장은 2016년 77억 달러에서 2020년 338억 달러, 2025년 전세계 시장의 25퍼센트인 2162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자동차는 운전석에 운전자가 의무적으로 탑승해 응급 시 운전이 가능한 반(半)자율주행자동차와 인공지능 등이 운전자를 대체해 자동차 스스로가 운행하는 자율주행 자동차로 구분할 수 있다.


자율주행자동차는 관련 법 제도가 완비될 경우 2020년 이후 판매가 급증할 전망이다. 독일은 자율주행자동차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해 2012~2015년 컨버전(CONVERGE, 미래 자동차를 위한 협업 시스템 구조) 프로젝트를 수립해 운용했다. 물경 2000만 달러의 예산이 투입된 이 프로젝트는 자동차와 교통 하부구조, 서비스 제공자와 여타 자동차 간의 통신을 위한 협력적 구조의 기술 및 운용 프레임워크 개발이 목적이었다.


연구역량 떨어지는 울산시


성인수 교수는 지역적으로 인천-시흥-화성-아산-군산-전주-광주-영암을 연계한 서해안 자동차 회랑(벨트)에 맞서 울산-부산-창원-대구를 연계한 동남권 자동차 다이아몬드를 통합 육성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성 교수가 인용한 국내 지역별 투자 환경 비교 분석에 따르면 혁신역량 부문에서 지역별 자동차산업 연구개발 투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지역별 격차가 드러나고 있다. 지역별 총연구개발 투자비를 비교해보면 경기, 서울, 대전, 경북, 충남, 인천, 경남, 충북, 부산 순이다. 또 자동차산업의 집적지로는 경기(1위), 경북(4위), 충남(5위) 등이 상위권에 포진해 있는 반면 인천(6위), 경남(7위), 부산(9위), 대구(10위) 등은 중위권, 전북(11위), 울산(12위), 광주(14위) 등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지자체별 정부 연구개발 지원 현황을 살펴보면 출연연구소가 입지해 있는 대전광역시, 대기업 본사와 대학이 집적해 있는 서울특별시와 경기도, 중소 기계업체가 집적해 있는 경상남도, 소재와 전자업체가 집적해 있는 경상북도에는 지원이 풍부하다.


자동차산업이 집적해 있는 경기도는 3위, 경상남도 4위, 경상북도 5위, 부산광역시는 6위다. 대구광역시 7위, 충청남도 8위, 인천광역시 9위, 광주광역시 11위, 전라북도 12위다. 뜻밖에도 울산광역시는 15위다.


전문 인력 또한 수도권 등 대도시 지역에 집중돼 있다. 지역별 연구원 수를 비교해 보면 경기, 서울, 대전, 경남, 경북, 충남, 인천, 부산, 충북, 대구 순이다. 이에 따른 자동차산업 집적지 순위는 경기(1위), 경남(4위), 경북(5위), 충남(6위), 인천(7위), 부산(8위), 대구(10위), 전북(11위), 광주(12위) 순이며 울산은 13위다.


전자산업 기반이 중요


자동차산업의 전장화 가속화로 인해 전자산업 기반도 중요해지면서 연관산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이에 따라 자동차산업과 연관산업 간 융합이 가속화되고 미래자동차산업의 경쟁력 결정에 전자산업이 미치는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다.
물론 국내 전자산업의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지만 국내 투자보다는 해외직접투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 매출보다는 해외 매출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지역별 전자부품산업의 생산액 추이를 비교해 보면 생산액과 종업원 수의 경우 외환위기 당시와 비교하여 볼 때 울산, 대구, 경남, 부산 등 영남권의 비중은 다소 감소했다. 광주, 충남 등 서남권의 비중은 증가하고 있다. 이는 서남권을 중심으로 자동차산업의 신규투자가 이뤄지면서 이들 지역의 생산능력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자동차산업의 출하는 전국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전자 부품의 출하는 지역별로 격차가 드러나고 있다. 삼성전자 구미 공장의 해외 이전 등으로 경남, 울산, 대구 등 영남권의 출하는 감소했다. 지역별 주요 중소 자동차부품업체 지원 기관 현황은 아래와 같다.


충청남도와 광주광역시에 위치해 있는 기아자동차 공장에서는 레이와 소울 배터리 전기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창원공장에서 스파크 전기자동차, 르노삼성은 부산공장에서 SM3 전기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울산광역시는 2012년부터 지역 내 부품업체들에 대해 주행거리 연장을 위한 레인지익스텐더가 장착된 전기자동차의 부품 개발과 생산을 지원해왔다. 중소 전기차업체들이 소형 상용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경기도와 충청남도에도 중소 전기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위치해 있으며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제품개발과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는 전기자동차의 시험 주행 기반을 확충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도내 모든 자동차를 전기동력자동차로 교체해 공해 없는 섬으로 재탄생할 계획이다.


수소차 부품클러스터 충남에?


현대자동차가 수소연료전지자동차를 국내외에서 시험 주행 중인 가운데 충청남도는 수소연료전지자동차의 부품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협의 중이다. 현대자동차는 2020년부터 수소연료전지자동차를 양산할 계획이며, 이에 대응한 부품업체들의 관련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대구광역시는 스마트카의 실증이 가능한 소규모 트랙을 비롯해 지원 하부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지자체의 전략산업 육성 계획에서 자동차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선정한 지자체는 주력 산업육성사업의 경우 울산, 충남, 세종, 제주이며 경제협력권사업의 경우 경북, 대구, 울산, 부산, 경남, 전북, 광주, 충남, 세종 등이 있다.


이처럼 한국 자동차업체들은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전기 동력 자동차의 개발과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중앙정부는 중장기 기술 로드맵을 작성해 핵심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의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부품 혁신클러스터를 조성해 국내외 부품업체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현대차로 대표되는 울산이 주춤하는 사이 타 지자체의 달음질이 한창인 모양새다.


정리=이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