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는 하브루타 교육의 탄생 배경을 ‘부족한 교사의 수’라고 한다. 박해 받던 시절 유대인은 교육에 필요한 충분한 수의 교사를 확보하지 못했고, 이러한 열악한 교육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안의 하나로 서로가 서로를 가르치는 ‘하브루타’가 탄생했다고 한다. 일리 있는 말이다.


1:1 토론 구조로 ‘하브루타 영어’ 교육을 해봤던 필자는 하브루타는 단순히 교사의 수 부족으로 생겨난 건 아니라는 생각이다. 교육은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교육환경을 섬세하게 구성해야 하는데, 1:1 구조는 꽤 고민을 거듭해 디자인된 교육구조라 할 수 있다. 만약 교사의 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교육했다면 ‘강의형 구조’가 가장 적합할지 모른다.


미국의 비영리 교육기관인 NTL(National Training Lab)에서 발표한 ‘학습피라미드’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학습피라미드는 다양한 방식으로 학습한 후 24시간 뒤에 지식의 몇 %가 남아 있는 지를 연구한 자료다. 결과에 따르면 강의 듣기는 5%로 최저를 기록했다. 강의형 학습방식으로 공부할 경우 24시간 후에는 강의에서 들은 것의 5%만 기억에 남아 있다는 거다. 교육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격하게 공감할 거다. 그 위로 독서하기가 10%를 차지한다. 독서 하나만으로는 학습에 효율을 기하기 어렵다. 책 읽고 기억에 남는 것을 얘기해보려면 생각보다 떠오르지 않는 경험을 해봤을 거다. 상위에 존재하는, 그러니까 24시간 후에 많이 기억에 남는 학습 방식이 토론 (50%)과 가르치기 (90%)다. 1:1로 진행하는 하브루타의 경우 토론과 가르치기를 동시에 한다고 볼 수 있다. 한 명이 듣고 있으면 다른 한 명은 말해야 한다. 이때 가르치기가 도입되는 것이다. 그리고 둘의 의견이 맞지 않을 경우 토론에 토론을 거듭한다. 하브루타는 학습효율을 고려해 볼 때 아주 섬세하게 고안된 교육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겠다. 교사의 수가 부족해 우연히 만들어진 교육구조가 아니라는 말이다.


만약 세 명이 토론을 하면 어떨까. 또는 네 명이 두 명씩 짝을 지어 토론하면 어떨까. 1:1 구조와는 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실제 교육에 다양한 구조로 토론을 도입해 본 결과 세 명 또는 네 명일 때 토론 집중도가 떨어지는 걸 알 수 있었다. 1:1 구조일 때 집중도가 최대가 되는 이유는 한 명이 집중을 못하면 전체가 깨진다는 것을 토론 참여자가 알기 때문이다. 세 명의 경우 한 명이 정신을 놓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참가자는 심리적으로 자기가 그렇게 해도 토론이 진행된다고 느낀다. 잠깐 한눈을 팔아도 나머지 두 명이 토론을 끌고 갈 거라는 믿음에서 집중도가 흐트러지게 된다.


또한 발언시간 측면에서 1:1 구조가 가지는 효율이 크다. 공부는 말해가며 할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 가만히 앉아서 듣고 있거나 머리로만 공부하면 곧 하품한다. 말하며 공부할 경우 뇌가 깨어나기 때문에 졸릴 겨를이 없다. 만약 60분을 토론한다면 1:1 구조에서는 30분씩 한 명이 발언시간을 갖는다. 세 명이 토론에 참여한다면 한 명이 20분을 가져간다. 한 명이 시간을 최대로 가져가 학습할 수 있는 구조가 1:1이다. 당연히 효율이 따라 오른다.


길에 돌이 널려 있다. 돌을 하나 집어든다. 누군가에게 이 돌은 그냥 돌에 불과하다. 황금을 만들어내는 비결은 이 돌을 두고 토론하는 것이다. 그럼 돌이 황금으로 변한다. 돌은 지천에 널렸다. 사업 아이템, 투자 대상 역시 지천에 널렸다. 발에 차이는 흔하디 흔한 돌을 누가 황금으로 만들어내느냐의 문제다. 길거리의 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다. 토론하고, 황금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브루타를 삶 가까이 적용해보면 어떨까?
 
오상훈 이야기끓이는주전자 대표 vin-blanc@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