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관객과의 대화


07관객과의 대화 2


홍보부족으로 울산에서 막을 내린 영화 <돌아온다>가 12월 23일 연말 저녁 5시 울산 성남동 메가박스에서 시민들의 요구로 재상영했다. 상영회 프로그램 후에는 관객과의 대화, 막걸리 토크가 진행됐다. 초청 인사로는 허철 감독과 박재동 화백이 참석했다.


재상영을 위한 준비기간은 고작 3.5일로 19일 오후 5시경 메가박스와 협의 끝에 일정이 확정됐다. 김봉재 범서문화마당 대표, 김혜진 영남알프스학교 교무팀장의 노력으로 상영관 대관과 홍보가 시작됐다. 다들 일정이 빠듯한 연말에 과연 총 90좌석을 다 채울 수 있을지 행사 당일, 그 귀추가 주목됐다. 걱정에도 상영관은 영화를 찾은 시민들로 가득 찼다.


울산시와 울주군 공동예산 총 2억을 받아 영화의 전 배경을 울산에서 촬영한 허철 감독의 <돌아온다>는 지난 제41회 몬트리올국제영화제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평단과 세계 언론의 뜨거운 호평들이 이어진 데 반해 정작 울산로케의 영화임에도 울산에서는 외면을 받았다.


현재 부산, 서울, 광주, 강릉 등 지역에 10곳 정도만 상영 중이고 울산에서는 홍보부족으로 이미 종영을 한 영화다. 이날 참석한 대부분의 관객들은 이런 영화가 있는 줄도 몰랐다며, 상영회를 기획한 두 분에게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작품성이 뛰어나면서 장소의 친근성을 가지고 있는 영화가 홍보의 부족으로 일찍 종영했다는 평이 많았다.



감독과의 대화


관객(본인을 밝하지 않음)

울산이 배경으로 나온다고 해서 궁금해서 이 영화를 보러 오게 되었다. 영화도 삶을 표현하는 방식인데, 영화에서 어울릴 수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막걸리를 마시는 모습이 너무 어색했다. 마지막 스크롤이 올라가는 것을 보고 원작이 연극이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는 건가 나름대로 이해했다. 어떤 의도로 그런 장면을 넣었나?


허철 감독

원작인 연극과는 굉장히 다른 내용이다. 마지막 장면은 우리의 모습을 의미한다. 15년 동안 미국 생활을 하고 나니 세상이 많이 변했더라. 특히 마을의 모습이 변했다. 생경스러움이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생각한다. 과거의 본인이 기억하는 마을에서는 어색한 사람들이 모여 막걸리를 마시기도 했다.


박정수 영남알프스학교 영화교실 교사=울산의 파헤쳐지고 사라지고 없어지는 모습을 담아주셔서 너무 고맙다. 친근한 우리 동네 호계동 샘물탕이 영상으로 남는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우리의 모습, 우리의 지역 울산을 만나볼 수 있다는 데 찬사를 보낸다.


박재동 화백

주인공 변사장의 아버지를 찾았지만 또 찾고 싶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본심이기도 하지만 본심이 아닌 이야기다. 참 기억에 남는다.


허철 감독

내려오면서 기대를 안 했는데 이렇게 많이 모여주신 시민 분들에게 감동했다. 장소는 모두 울산으로, 반구대암각화, 호계동, 상북면, 간월산 등을 배경으로 담았다. 울산에서는 인기를 끌 줄 알았지만 홍보부족으로 일찍 막을 내린 것이 너무 아쉬웠다. 대중영화에 비해서 지루해 하실 수도 있다. 의도적으로 잔잔하고 여백이 많은 영화를 만들었다. 관객 분들이 인생, 과거 마을의 모습을 떠올리며 사색할 수 있는 영화다.


07막걸리토크 현장. 바보주막

< 막걸리토크 현장. 바보주막 >



감독과의 대화는 막걸리토크로 이어졌다. 다음은 막걸리토크 일문일답.


Q. 마지막 검정 옷을 입은 여자는 누구인가?
A. 진철의 도망간 부인, 변사장의 여자 등으로 상상하신다. 판단은 관객의 몫이다. 허나 저는 누구나에게 있는 마음의 그림자를 표현했다.


Q. 울산 현지촬영으로 진행된 영화가 울산에서 일찍 종영된 이유는 무엇일까?
A. 대형 영화들의 PNA(Print & Advertisement, 홍보,마케팅,유통 등 비용)가 최소 30억인 데 반해 <돌아온다>는 총 제작비가 3억으로 홍보비가 총 6~7000만원이다. 그 정도로는 홍보한 티가 나기 어렵다. 허나 울산시민들의 이런 자발적인 관심이 너무나 고맙다.  일부러 사색을 할 수 있는 빈 여백을 많이 표현했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이 느끼기에 지루하고 졸릴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Q. 울산에서 촬영하면서 어떤 느낌을 받았나?
A. 울산에서 촬영하면서 주민 분들이 너무 정이 많아 놀랐다. 울산의 음식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의외로 어느 곳에 가도 음식이 다 맛있었다. ‘변사장’ 역의 김유석씨가 말하길 고향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했다.


Q. 할머니의 아들 사진 두 장이 다르다. 한 사람은 ‘스님’인데 한사람은 누구인가?
A. 원래 본인이 북적이는 가게의 등산객으로 나오려고 했으나, 촬영 중 워낙 정신이 없어서 아들 사진으로 출연했다. 내 젊은 시절 사진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영화를 다섯 번 관람한 관객분과 개인적으로 막걸리를 마시겠다. 다시 한 번 울산시, 울주군 주민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린다.


노진경 울산생태문화교육협동조합 교육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