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적 화목보일러 “나무 잡아먹는 귀신”


기름 값이 폭등을 하면 화목보일러를 들여 놓습니다. 업체 카탈로그만 보면 ‘이놈만 있으면 올겨울 따뜻하게 지내겠네...’ 하지만 돈 들여 설치한 순간부터 나무 노예꾼으로 한겨울을 지내야 합니다.


대부분의 화목보일러 나무 사용량이 어떻게 될까요? 춥게 살고 작은 집은 1년에 10톤, 보통은 15톤, 집이 크고 단열이 잘 안 된 곳은 20톤 정도를 사용합니다.(이렇게 나무를 소비해도 집안이 따뜻하다고 느낄 정도가 아닙니다.) 나무를 사서 쓰는 집은 기름을 떼는 집이나 별 차이 없지요.


한겨울 골병들고 나면 다시는 안 써야지 하고 그 다음해 겨울이 오면 어쩔 수 없이 쓰게 되는 악순환을 반복합니다. 은퇴 후 60대 70대까지는 그나마 사용을 하는데 힘없는 80대 노인들은 아예 있어도 사용하지 않고 전기장판 하나에만 의존해서 겨울을 납니다.


화목보일러의 문제


첫째, 고장이 잘 나지 않게 간단하고 단순하게 만들었습니다. 고장 나면 바꾸어야 합니다. A/S 하기 싫으니(돈이 안 되니) 심플하지요.


둘째, 나무가 얼마나 들어가는지 업자도 모릅니다.(팔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알아야 할 이유가 없고, 집의 단열이 어떻고, 집 크기가 어떻고, 나무가 젖었느니 핑계 댈 게 너무 많습니다.)


셋째, 나무 연기로 동네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칩니다. 미국 환경청에서 1986년 대기오염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플로리다주 계곡 중간 중간에 사는 주민들이 (옆 동네는 정상) 유독 기관지, 폐질환이 미국인 평균보다 엄청 높게 나오자 역학조사를 실시합니다. 나무 연기가 하늘 위로 올라가다 다시 내려오면서 한곳에 모이게(스모그 지역) 됩니다. 운이 없게 그 동네 사는 분들에게 기관지, 폐질환이 심각하게 발생하여 법으로 기준을 만드는데 이미 유럽에서 오래전에 시행해온 기준을 그대로 베껴다 만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난로, 아궁이, 화목보일러에 대기 오염 기준이 없습니다. 업자들 입장에서는 신난 거죠. 당장 규제가 필요한데 국회의원, 국가가 나서서 하기에는 수준이...


나무가 연소하면서 오염물질 그리고 미세먼지를 배출하는데 본인이 원하든 원치 않든 나는 따뜻한데 옆집은 민폐라는 점을 한 번 더 생각한 다음 사용을 하셨으면 합니다.


효율 좋은 화목보일러 당연히 있습니다


거꾸로 타게 하는 것과, 완주 전환기술 사회적 협동조합에서 개발한 TLUD(Top Lit Up Draft) 방식 등이 있습니다. 지금 화목보일러를 사용하고 계신다면 관리도 중요한데 여름철에도 가끔은 나무를 넣어 주고, 봄에 아예 물을 완전히 빼내는 게 녹을 덜 슬게 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화목보일러의 근본적인 문제는 엔진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화목보일러는 화실 전체가 물집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나무를 태워 열이 발생하면 바로 물이 열을 회수하게 되어 화실 내에서 고온연소가 되지 않습니다.


불이라는 것은 일단 최대한 크게(세게) 만든 다음 물집으로 이동하여 열을 회수하는 방식이어야 효율이 나옵니다. 같은 나무 양을 넣고 600~700도 정도에서 물을 끓이는 것과 1000~1200도에서 물을 끓이는 것은 열량에서 엄청난 차이를 가져옵니다. 따라서 화실과 물집이 분리되어 있는 게 효율에서는 좋습니다.


화목보일러 고치기


① 화실 안에 내화벽돌을 V자 형태로 설치합니다.(불을 모아야 불이 커집니다.)
② 재받침을 넣습니다.
③ 2차 공기 주입구를 만듭니다.(자세한 것은 다음 호에 이어서 설명)


09화목보일러 고치기-1



09화목보일러 고치기-2


09화목보일러 고치기

고치면 효과가 있나요? 불 높이가 충분히 나오지 않아 한계는 있지만 고치고 나면 30퍼센트 이상 나무는 줄일 수 있습니다.


화가 나서 화목보일러 만들기 실제 실험을 해 보았습니다. 작년 여름 순창귀농귀촌센터(전국귀농운동본부 직영운영)에서 기존의 화목보일러와 교육용으로 만든 화목보일러의 효율을 계산해보았습니다.


첫날 기존의 화목보일러와 300리터 물탱크를 연결합니다. 나무 무게 10킬로그램 넣고 불을 피우고, 다음 날은 새로 만든 화목보일러(화실과 물집이 분리)와 물탱크를 연결하고 똑같은 나무를 넣고 불을 피웁니다. 여기서는 편의상 열량 물 1리터가 1도씨 올라가면 1킬로칼로리를 계산하였는데 4배의 효율이 나옵니다.


“나무 양이 4분의 1이면 괜찮은 화목 보일러인데요?” “글쎄요?”입니다. 결론은 화목보일러는 ‘나무가 많이 들어간다.’입니다.


화목.기름보일러 안 쓰고 난방하기


화목보일러를 대체해 난방을 하는 방식으로 첫째는 에너지를 적게 쓰는 집(공간 배치), 둘째는 자연 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하고, 셋째는 그래도 부족한 에너지는 난로 겸 소형보일러로 가는 것입니다.


적정기술 활동가들과 지난여름부터 충분한 토론, 기술적인 검토를 마쳤으며 샘플로 하나 만들어 실험을 할 예정입니다. 이 샘플을 보완해 교육을 진행하고 화목보일러, 기름보일러 안 쓰고 난방을 하는 새로운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진일주 울산귀농운동본부 추진위원 / 적정기술 교육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