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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동호회를 운영해 오면서 얻은 진실은 ‘자신만 주인으로 살고, 동료는 손님으로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취미로 시작한 목공일이 이제는 업으로, 목공일을 배우고 즐기는 사람들 놀이터로 변했다. 자기 공간이나 취향에 딱 맞는 작품을 직접 만들어 쓰겠다는 DIY(Do It Yourself)에 대한 열망은 과거보다 폭넓은 시장 형성과 함께 급속히 성장했다. 중년 이상 남자들이 중심이 된 목공소이자 사교장이자 놀이터인 울산목공DIY동호회를 찾았다.


1. 처음 10년 전 시작은 어땠나?


처음에는 취미생활로 시작했다. ‘모든 일이 혼자 하는 것은 재미없다 사람을 모아서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동호회를 모집했다. 그 당시는 나도 목공을 잘 몰라 ‘스스로 배워가면서 한다’고 생각했다. 목공은 서툴지만 가르치는 일은 잘 할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직장을 다니고 있었는데 목공소 일을 시작하고 1년 정도 지나서 직장을 그만 두었다. 사람이 늘고 하니까 관리할 시간도 필요하고.


처음에는 서양식 가구들, 목공잡지 사진, 도면을 보면서 참조로 하고 그 때도 인터넷으로 공구를 미국으로부터 직구했다. 수공구 같은 것을 주로 샀는데 문제는 교환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생각보다 기능성 공구 종류가 많다는 것을 그 때 알았다. 


2. 목공소 운영 유지는 어떤 편인가?              

                                    

이걸로 돈벌이는 안 된다. 이 목공소에서 남겨 가져가는 것은 별로 없다. 큰 기계들도 많고 또 나중에 고장 나면 바꿔야 하는데 감가상각에 대한 적립도 안 되는 편이다. 하지만 열성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동호회 회원들이 있고 최근에 직접 전시, 판매하는 조그만 가게를 열었으니 이제 접을 수도 없다. 지금 받는 비용은 놀이터 비용이라고 보면 된다. 전자장비가 없는 공구들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바퀴하고 핸들만 있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고장은 별로 나지 않는다. 기계는 한 번 잘 갖춰 놓으면 거의 추가적 비용은 별로 안 든다. 하지만 기계장치에 1이 든다면 기계 바깥에 공간을 꾸미는 비용이 1이 들 수도 있다는 것은 알아야 한다.

 

3. 갖춰진 목공소 시설이 대단하던데.


집성목이나 가공목은 관계없지만 원목을 가공하려면 언제나 먼저 수압대패로 잡아야 한다. 원목 굽어진 한 면 기준면이 잡혀야 다른 면도 잡을 수 있다. 일단 하나가 잡히면 다른 면 잡기는 쉽다. 그러기에 수압대패와 자동대패는 갖춰야 일이 된다.


요즘 사람들은 목공작업이 너무 어려우면 안 한다. 속된 말로 개고생이다 싶으면 안 한다. 내 노력과 시간을 투여해서 진도가 나가는 것이 보여야 재미를 느끼고 한다. 시간만 뺏기고 별 재미가 없네 하게 된다. 장인이 되려는 것도 아니고 내가 필요한 것을 만들어 가는 정도라고 생각하는 것이니까 편리한 공구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드릴프레스를 예를 들자면 마력도 중요하지만 날의 질 정도가 더 중요하다. 날을 몇 번 쓰고 버리느냐 차이라고 보면 된다. 대패도 천차만별이다. 일본대패도 장인들이 만든 것은 아주 비싸다. 서양대패도 품질이 좀 좋으면 100만원이 넘는다. 우리나라와 일본같이 동양은 대패가 단순하지만 숙련이 많이 필요하고, 서양대패는 조금 복잡하고 대팻집의 안정성, 평면 안정성이 뛰어나다. 대패질 방향도 다르다.


어떤 회원은 개인 공구를 수백만원어치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보통은 30만 원선에서 50만 원선에 사면 된다. 나무 가공하는 비트만 해도 처음에는 한 개에서 100개까지 늘어난다. 조금 더 섬세한 작품을 만들려는 욕구에 따라 달라진다. 크고 무거운 기계는 진동이 적으니까 더 정교하게 자를 수 있다. 시작할 때 제대로 된 공구를 구해야지 아니면 고생만 하고 제대로 안 된다.


만드는 작품에 따라 공구는 다 다르다. 반드시 있어야 할 공구라고 해도 아주 모호하다. 하나의 작업을 위해서 또 하나의 공구가, 더 예쁘게 만들려고 한다면 또 다른 공구가 필요하다. 이 손잡이 구멍도 예쁘게 뚫으려면 또 다른 공구가 필요하다.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가 없다. 눈에 좋아 보이는 것은 비싸다.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 고정식이 아닌 이동식인 것도 가격대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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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성들도 목공을 배우는 이가 늘어가고 있다. 도마를 열심히 만드는 중이다. >



4. 처음 배우러 오는 사람들이 목공기술을 배우는 과정은 어떤가?


목공을 배우는 초보 시절에는 기계를 쓰려고 해도 속도가 너무 더디기에, 뒤에 기다리는 사람 때문에 작업을 독점하지 못한다. 내 자리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 때도 있고 누가 과점을 해서는 안 된다. 목공을 두 달 동안 하면 운전면허증을 땄다고 해서 바로 운전을 할 수 없듯이 바로 작업을 잘 할 수는 없다. 그 다음은 내가 시간을 투자하는 대로 능력이 늘어난다. 쭉 지켜보면 열 명 와서 살아남는 사람은 한두 사람 밖에 없다. 취미생활을 여러 가지 해봐도 지속적으로 꾸준히 몇 년간 하는 것은 몇 개 안 되듯 단순히 생각하는 것과 지속적으로 하는 것은 다르다.


지금은 회원이 한 열 명만 나오니 별로 복잡하지는 않다. 두 달 정도는 교육비용이 좀 들지만 자기작품으로 50% 값어치가 되는 작품을 만들어 간다. 두 달 동안 기초교육을 받으면서 재미가 나고 취향이 맞으면 그 때 개인공구를 사면 된다. 목공기술을 먼저 익히고 나면 점차 기술을 풀 수 있는 작품을 자기가 해야 한다. 초보들은 따로 약속을 잡아 지도를 한다. 그 외에는 한 달에 열 번 작업을 하러 오든 한두 번을 작업하러 오든 괜찮다.


안전사고는 각자 책임을 지는 것이다. 보험관계도 없으며, 가입원서에 본인 책임으로 한다는 것으로 한다. 익숙해지기 전에는 아주 조심해야 한다. 모든 목공은 내 몸이 익힌다는 것이 필요하다. 기본 공구인 끌, 대패, 톱을 몸에 익히는 데 끌 3년, 대패 3년, 톱 3년이라는 이야기가 있듯이 한 10년 정도는 목공 일을 하면 저절로 숙달되게 되어 있다. 고정기계 날을 맞추는 데도 처음보다는 두 번째 더 잘 맞추고 그렇게 숙달해갔다. 요즘 공구는 예전보다는 맞추기가 쉬운 편이다.
 
5. 회원들 원목재료는 어떻게 구하나? 


나무재료는 공동구매를 한다. 오크, 메이플, 월넛, 체리 등등. 개인 보관대를 주니까 같이 사서 나누고, 공동구매할 때는 최소 마진을 붙여 판매한다. 기본적으로 큰 테이블 만들 때나 작은 것을 만들 때도 사람들은 평편하고 무늬가 좋은 걸 좋아하니 나무가 오면 랜덤으로 배분한다. 주로 미국, 캐나다에서 잘라 오는 것을 사는데, 경인 쪽에 있는 사람은 수입상에 가서 제재목에서 직접 구해온다. 예전에는 부산에도 들어왔는데 지금은 인천으로만 들어온다.


6. 목공 일은 누구나 하고 싶어 하는 일로 보고 있다. 왜 그렇다고 보나?


목공 일은 실제적이다. 구체적인 대상이 있고 형상으로 드러나고 결과물이 만들어진다. 노력한 만큼 결과물이 만들어지는 것이, 피드백이 확실하다. 그리고 만져진다는 것, 실제적인 감촉이 더 분명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몸을 움직이고 형상을 만들고 하는 창조적인 활동을 해보고 싶은 건 사람이 가진 기본 욕망이다. 인류발전사를 보더라도 그렇다. 막연히 해보고 싶다는 분이 열에 여덟아홉 분이다. 재료가 굳이 나무가 아니더라고 내가 활용하고 싶은 대상을 만들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다. 요즘 사람들과 차이가 있겠지만, 스케이트를 만들어보지 못한 내 나이 대 사람이 없듯이, 만들어 내는 즐거움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과거에는 기본적으로 다 목수였다고 볼 수 있다. 집을 손보고 생활용품은 다 만들어 쓰는 일이 일상이었다.


원목이 주는 나무 느낌이 다르다. 자연물은 어떤 자연물이든 친화적이라고 볼 수 있다. 가을 산을 보면 단풍이 들어 온갖 색이 눈을 끌 듯이, 나무가 주는 느낌은 따뜻하고 부드럽고 색도 무늬도 다채롭고 또 안정적인 느낌도 준다. 향기도 있을 수 있고 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 오래된 나무도 다시 벗겨내면 새로운 속살을 드러내는 것이 하늘에서 새로운 빛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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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목공일을 해 온 분이 갖춘 소공구들. 처음에는 용도를 몰라도 점차 그 효율성을 알아가게 된다.>



7. 원목가구는 기능성 측면도 떨어지고 시간은 더 드는데 왜 목공일을 하는 것 같나?


내용을 형상화시킨다는 것이 더 많은 시간이 들고, 개인 능력을 잘 활용하지 못하면 빨리 포기하게 된다. 목공 일은 즐거움에서 찾아야 한다. 내가 직업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면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이 결과물이 주는 감동을 생각하면 놀이 개념으로 쉽게 오래 할 수 있다. 현대인들은 ‘무조건 빨리 해야 한다’라는 속도지상주의에 사로잡혀 있는데 ‘나무로 하는 놀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생활문화운동 쪽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목공 일을 하려면 아무래도 시간 여유를 내야 한다. 일을 하다보면 ‘언제 시간이 이렇게 많이 갔지?’하는 경우가 많다. 위험한 작업이니 또 집중을 하지 않으면 사고가 생기니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공구를 만진다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과정이 위험하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조심해서 만진다면 즐거운 일이 될 수 있다.


배우러 오는 회원 나이 대를 보면 40대 이상이 많다. 연령대별로 하고 싶은, 재미난 일이 다양하다. 20대에게는 오지 마라고 권한다. 20대에는 더 호기심 넘치고 재미난 일들이 넘치는데 이런 일은 안 맞을 수 있다. 30대는 애 보고 돈 번다고 시간이 없고, 40대가 되면 애도 좀 크고 가정에서도 뭐가 필요하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인 것처럼 필요에 의해 만들게 된다. 그 나이 대는 신혼가구도 망가지고 애들 용품도 필요하니까 내가 만들어 볼까 하는 나이다. 50대는 그게 은퇴 이후 자기가 살고 싶어 하는 집에 두고 싶은 가구일 수도 있다.


스포츠라고 하면 체력단련이 목표일 것이고. 모든 취미활동이 비용이 든다. 목공은 비용이 들더라도 완전 소비는 아니고 투자한 만큼 자신의 결과물을 가져간다고 보면 된다.


8. 북유럽 가구처럼 대를 물려 쓰는 문화에 비해 우리나라는?


‘엔틱’가구라는 것이라는 것이 골동품이지 않나. 급격한 산업시대를 거치면서 옛것을 남기고 새롭게 받아들이는 문화가 있을 것인데 남은 것을 보유할 공간이 없었다고 본다. 한 집에서 꿋꿋하게 사는 것이 아닌 셋방살이를 전전했기에 할머니, 어머니에게서 물려받는 옛 물건을 간직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없었다. 아파트 생활도 붙박이 가구로 대치가 되니 기존에 있는 물건들을 버리게 되었다.


공동생활가구에서는 가공목 위주,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들어간 집보, PB(버티칼 보드) 등이 대부분이고 대량생산은 또한 대량소비를 불러온다. 구조 자체가 약하니까 얼마를 쓰면 부서지게 돼 주기를 가지고 있다. 이사를 자주 하면서 작은 충격에도 잘 부서진다. 보통 기능만 생각하는 싼 가구를 사니까 내구성이 떨어진다.


최근에는 국민 소득에 따라 취미생활도 달라졌고, 자연적 재료들이 수급이 잘 되는 편이다. 문화 자체가 개인 공구를 사서 쓸 여유도 되고 원목가구에 대한 요구도 달라졌다. 수요자가 많아져서 그런 것보다는 공급자가 많아지고 원목수요시장이 넓어졌다.


또 다른 변화는 디자인이나 미술을 전공한 친구들이 이 원목시장에 뛰어 들었고, 그 뒤에 붐이 일어났다. 이 친구들이 원목도 디자인, 실용성, 내구성 면에서 좋다는 것을 저절로 홍보하게 되었다. 요즘은 디자인 측면에서 자료가 넘친다. 전시장, 공장을 같이 하는 친구들이 많다. 앞으로 목공 일과 원목가구 시장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9. 여러 사람이 같이 활동한 기간이 긴데, 협동조합 일에 대한 조언을 해준다면?


여러 사람이 모여 일을 하면 ‘곧 깨어진다’고 보면 된다. 여러 사람이 뜻을 모아서 풀어나가기가 쉽지 않다. 모두가 다 주인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이 공간의 주인은 나라는 생각만 해야지 모두가 주인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다른 사람은 손님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손님을 대접하는 방식은 공손하고 막 대하지 않지 않나? ‘나는 이 정도 일하는데 너는 왜 이것 밖에 못하노?’하는 식이 되면 서로 힘들어진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가면 잘 안 된다. 다른 것보다 ‘내가 주인이니까 이 일을 한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은 다 손님이다’라는 자세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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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을 누구나 배우고 싶어하는 것은 창조적인 놀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속도지상주의를 벗어난 놀이가 되어야 즐거워진다. >



10.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남자들은 공간구성이 아무리 좋아보여도 자발적으로는 별로 안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여성들이 만들어 오너라하는 것을 주로 만든다. 내가 원해서 하는 것보다는 아주머니가 만들어 오라는 것을 만든다. 남자들은 디자인보다는, 만드는 것 자체에 대해 더 관심이 큰 것이 아니겠나 싶다. 이곳은 목공을 매개로 한 단체라고 보면 된다. 다른 취미를 가진 회원이 낚시를 간다고 하면, 나도 한 번 가보자는 식이다. 취미생활을 나 혼자 하는 것은 아니니까 자신이 하지 않았던 다른 분야를 접한다.


내 생각으로는 사람이 모여서 하는 수다가 제일 재미있다. 남자들이 했던 이야기 또 하고 또 하고, 군대 이야기, 취미 이야기는 누구나 자기만의 경험이 있고 자랑한다. 여자들이야 생활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만, 남자들은 주변 일상 이야기는 아니지만 비슷한 나이 대 사람들이 모여 목공 일도 배우고 이야기 나누는 것은 좋아하는 것 같다. 목공소는 중년 이상 남자 분들의 사교장 같은 역할도 독특히 한다.  


인터뷰어 이동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