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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중심, 종갓집 중구...빈말 아니게 할 일꾼 찾아야"


“영화 <1987>도 보았지만 그때 열심히 했다고 지금 열심히 하지 않으면 더더욱 적폐라고 생각합니다. 울산은 특히나 보수를 서서히 밀어내고 새롭게 정치를 바꿔야 할 시기인데...”(중구 시민사회 인사)


동구 현안 점검에 이은 6.13지방선거 연속기획, 본지는 이번호에서 원도심과 혁신도시가 공존하는 중구의 현안을 짚어보기로 했다. 오래 전부터 중구에서 풀뿌리 자치운동을 열심히 해온 한 지역 인사를 만났다. 그는 지역에 국한하지 않는 6.13지방선거의 보편적 화두로 갈등 해소를 제시했다.


“사회적 갈등,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의 축소... 결국 원전이나 케이블카 등 사회적 갈등의 축소가 돼야 하지 않겠나?”


하나부터 열까지 혁신도시 문제


혁신도시를 둘러싼 갈등과 고민은 여전히 중구의 골칫거리다. 아직도 교통 등 정주여건 개선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 특히 대중교통 문제는 버스 노선상 북구 등 우회하는 코스가 많아서 에일린의뜰, KCC스위첸, 골드클래스 등 장현동 주민 불편이 적지 않은 편.


사후관리 문제도 혁신도시 활성화의 발목을 잡는다.


“(넘겨 받으면) 민원 생기면 다 우리 돈이라.”


LH와 혁신도시인수단 간의 대치는 끝까지 이어지고 있다. LH에서 시에 유지관리권을 인수인계해야 시에서 구로 이관해 활용할 수 있지만 시 인수단에서는 혁신도시에 하자보수해야 할 것들이 많아 서두를 수 없단 판단이다. 정권교체 이후에는 LH와 시의 협상도 답보상태라는 것이 지역 인사들의 한결같은 지적.


'지으면 끝'이라는 LH의 무성의한 대처도 입방아에 오르내린다. 아파트 시공사와 입주자들의 갈등과 진배없다. 이런 식이다. 과거 같은 자전거도로와 보도블록의 높이차가 있어 유모차 등 보행자 통행에 지장이 생겨 지역 언론에 문제제기된 바 있다. 결국 개선공사가 이뤄졌지만 당시에 단지 앞만 공사하고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데는 하지 않았다. 이후 혁신도시 내 개발이 진척되면서 건축물이 늘고 유동인구가 증가했는데 과거 인도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곳엔 여기저기서 동티가 나는 모양새다.


모 지역 정치인은 “혁신도시 사후관리 문제는 타 지자체에서도 완벽하게는 해결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며 “돌아가는 길이지만 현안이 있을 때마다 하나하나씩 각개 격파하는 방식으로 주민들 힘을 모아 정부에 문제해결을 마무리 지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혁신도시 내 공룡발자국 공원을 조성한다고 했지만 몇몇 조형물 외에 잡풀만 무성하게 된 일은 유명하다. 성안동에도 운동장을 다 지어놓고도 문을 걸어 잠가 놓아 마치 쓰레기장처럼 돼 있다고 주민들의 호소가 이어진다.


“지금 거기 가면 물도 잘 안 나와요. 이런 문제들, 혁신도시 시작한 지 10년이 지났는데도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끝으로 입주 기관의 ‘울산 무관심’ 속에 갈 길이 먼 혁신도시 입주 공기업과 울산지역의 상생에 관해 지역인재의무채용 외에 이것저것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보다 계층.세대별로 각 입주기관 및 공기업과 매칭을 해 사업을 진행하자는 제안이 나오기도 했다.


‘차바’ 이후, 여전한 불안


혁신도시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문제가 바로 태화동을 비롯해 강변 저지대에 큰 침수피해를 안긴 태풍 ‘차바’다. 사실 혁신도시 조성 초기부터 구릉지, 그린벨트 훼손을 담보로 개발이 진행됐기 때문에 예견된 피해라는 지적도 뒤따랐다. 혁신도시 부실 조성과 연관 지어 형식적인 배수지 문제 또한 해결의 매듭이 지어지지 않고 있다.


“저류조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해 근처에 딸기밭이 다 잠겨버렸어요.”


태화동의 경우 차바 내습 당시 혁신도시에서 내려온 물이 급류처럼 밀려왔을 것으로 보이나 배수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 혁신도시로 조성된 장현동 배수지 역시도 사실상 못이어서 배수 기능을 할 수 없는 배수지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삼산 배수지처럼 시설 확충을 비롯해 주민편익시설로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나온다.


무엇보다 혁신도시 조성과 사후관리의 책임이 있는 LH의 입장이 너무나 완고하다고 지역주민들과 정치인들은 입을 모은다. 이 문제가 극복되지 않는 한 절대로 LH로부터 혁신도시를 완전히 인수 받을 수 없다는 것이 지자체의 입장이다.


다만 차바 이후 후속 특위 등의 논의와 관련해서는 세금 내는 주민들의 직접 피해를 막지 못한 1차 책임은 관리주체인 중구청에 있고 시는 2차 책임이라 할 수 있으며 기초단체장이 보다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되는 문제인데 이 점이 부각되지 않아 아쉽다는 견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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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축제 공화국’ 깨야


방어진 주민들이 해고의 아픔을 외면한 불꽃놀이를 보며 한탄했듯 수해 대책 미비에 대한 우려 속에 추진되는 태화강 국가정원을 보는 중구 주민들의 걱정도 만만치 않을 듯하다. 중구 시민사회에서는 정체성 없는 축제에 눈먼 돈을 흥청망청 쓰지 말고 지방자치에 인권과 공동체문화를 뿌리내리게 하는 게 진정한 기초 지자체의 역할이라는 견해를 내비치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무분별하게 쌓여가는 축제 및 전시성 행사를 차제에 정리하고 광역지자체에서 중심을 잡고 문화관광 정책의 기틀을 닦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나 언론은 축제에 손을 떼야 한다.”며 “언론은 언론 본연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서릿발 같은 주문을 하기도 했다.


종갓집 중구에 걸맞은 일관성 있는 정책을 주문하기도 했다. 표적은 세밑새해를 장식한 가학루다. 여기 다르고 저기 달라서 혼란스럽다고 평했다.


“만든 건 좋단 말입니다. 그런데 현판, 함월루도 태화루도 다 순한글로 바꿨어요. 가학루 현판은 한문에 게다가 흘림체입니다. 최현배 선생이 지하에서 울 겁니다.”


원도심 도시재생 ‘복마전’ 막아야


이번에는 원도심 활성화와 지역문화 발전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도시재생에 대한 중구 주민들의 견해를 들어봤다. 학성동 가구거리 일대에는 2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


정치권 일각에서는 차분하고 조심스러운 접근을 주문했다. 전주 등에서 청년몰 사업이 잘돼 전국적으로 번졌지만 실패한 곳이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원도심 활성화를 모색하기 위해 나온 개념이지만 아직 미완의 영역이라 생각한다며 조심스럽게 운을 뗀 어느 지역 인사는 선진국에서는 도시재생 추진과정이 더디지만 꼼꼼하다는 데 주목했다. 사업추진 과정에서 마을공동체 구성원 어느 누구도 소외받는 일 없도록 하기 위해서 숙의 민주주의 과정을 거치는 시스템이 와 닿았다는 얘기다. 다만 이것이 ‘빨리 빨리’와 당장 눈앞의 이익에 익숙한 한국에서 어떻게 잘 뿌리내릴지 고민했다.


“정치인들이라도 단체장이 아니면 이런 데까지 관심은 잘 두지 않아요.”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정도 돼야 화두로 붙잡고 도시재생에 천착할 거란 뜻이다. 하지만 당장 최근 중구에서는 도시재생이 발등의 불이다. 청년쇼핑몰 문제가 큰 파장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어찌된 일인지 궁금하다. 도시재생 관련 모든 문제의 ‘백화점’이라는 비유다.


“파다 보니 하도급 문제도 나옵디다. 업체가 일정자격이 돼야 공사를 따낼 수 있잖아요. 또 원래 한 번 하면 그 다음에는 두 번 하면 안 되는데 공사를 세 번 네 번 따 내고...”


‘건물주를 위한 쇼핑몰’


오랜 전통의 한 개원의 건물로 유명한 이곳은 경기침체로 한동안 방치돼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모 청년몰 부지로 낙점됐는데 그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비싼 월세도 도마 위에 올랐다. 중구와 건물주 간에 보증금 5000만원에 월 440만원으로 계약을 했는데 이는 주변 시세의 두 배가 넘는다는 것. 이 정도면 청년이 아닌 건물주를 위한 쇼핑몰이라는 말이 나올 법하다는 게 정치권의 질타. 배보다 배꼽이 큰 인테리어 비용도 말썽이다.


“승강기가 필요한지 안 필요한지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승강기 하나 들이는데 4억 원이나 들 이유가 없단 말입니다. 업계 인사에게도 물어봤는데 보통 엘리베이터 하나 설치하는 데 1~2억 원이면 충분하다고 했단 말이죠.”


이런 저런 공사가 이어지면서 예정된 가을보다 다섯 달 넘게 오픈이 늦어지면서 입주자들의 원성이 지금도 자자하다. 심지어 청년 창업자들 여섯 명이 개장 전에 떠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나머지 아홉 곳 입주자들도 손해에 끙끙 앓고 있다.


“애초에 가을에 오픈한다고 했으면 약속을 지켜야지, 애써 가을 상품 준비한 창업자들이 하나도 팔지를 못했는데 그 손해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아예 지킬 수 없는 약속은 하질 말았어야 하는데... 이래서 일방적인 행정이 주민들에게 큰 피해를 준다는 것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겨우 문을 연 중구 청년몰. 아직 가 오픈 상태로 26일 정식 개장을 하게 된다. 만시지탄이지만 청년몰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노력 또한 계속되고 있다.


“현 건물주도 7억8000만원에 이 건물을 샀는데 시가 22억 원이라 실언한 담당 공무원부터 징계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청년 세입자들에게 한 ‘갑질’ 만큼은 절대 용서할 수 없습니다.”


무슨 뜻인가 하니 애초에 청년 세입자들에게 인테리어 비용은 일절 들지 않는다고 했단 것.  허나 분에 넘치는 인테리어가 여기저기 늘어나 비용이 세입자들에게 전가됐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무자본이라 할 수 있는 청년 창업자들이 개업도 전에 큰 부담을 졌다. 매입에서 인테리어까지 건물을 둘러싼 갖은 의혹과 청년몰 운영상 문제를 바로 잡지 않을 시 원도심 도시재생 전체가 어그러질 위기다. 청년몰은 원도심 활성화의 견인 시설로 조성됐다.


주민모임 등 지역사회에서는 도시재생 사업 파행의 진실을 구민 모두가 알 수 있게 해야 다시는 행정이 무사안일주의, 행정편의주의로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청년 몰 이후의 대책과 대안에 대해 숙의 중이다. 추상적이나마 모습을 드러낸 해결책은 풀뿌리 마을공동체에 기반을 둔 숙의 민주주의. 주민이 행복한 도시재생과 동의어다.


“주민들과 가장 가까이서 소통하는 기초의회가 먼저 움직여야 한다. 제대로 된 주민참여기본법(조례)을 마련해 행정 독주를 막고 풀뿌리 자치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한다.”


<특별취재팀>
기획,대담=이종호 편집국장
사진,정리=이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