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택의 변화 과정


60년대 농촌의 대부분의 집들이 초가집 6평 남짓한 방에 보통 5∼6명 이상이 잠을 잤고, 82년 통계를 보니 우리나라 전체 가구 평균 집 크기가 12평으로 두 배쯤 늘었습니다.


2014년은 22평으로 또다시 크기가 두 배쯤 계속 늘어났지만 집에서 사는 사람의 수는 60년대의 절반수준인 2∼3명으로 계속 줄어듭니다.


여전히 희망하는 평수는 30평 이상이 되고 주위에서 그리고 업자들 입장에서 이해가 맞아 떨어지는 전원주택이 대부분 30평입니다.


대대손손 살아갈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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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초가집 지으면서 아들 손자 그다음 대대로 살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80년대 슬라브집 지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전원주택을 지으면서 대대손손 살 것 이라는 생각을 하고 계십니까?


본인이 현재 부모님 집에 가서 그냥 산다면 전원주택 지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부모 집에 들어가서 살지 않고 전원주택을 짓겠다는 이유는 불편하니까! 취향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돈 많이 들여서 전원주택 지어봐야 자식들이 와서 살지 않습니다.


부동산 투자용으로 잘 지어 놓으면 가격도 맞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앞으로 이런 일은 거의 없고 농촌의 빈 집 문제(도시도 마찬가지)가 사회적인 문제로 바뀌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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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전원주택


사진의 전원주택은 2년 전 안주인에게 집을 찍어도 되냐고 동의를 구하고 찍은 집입니다. 남의 집 사진을 잘 찍지 않는데 이집은 에휴...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집입니다. 내가 본 집들 중 아주 어려운(?) 집입니다.


절이라고 해도 될 만큼 큼직하고 겉만 보아도 겨울에는 무지 춥고 여름에는 엄청 습하고 사람 살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안주인에게 조심스럽게 “이집에 사시는 분 건강이 안 좋지요?”하고 물었습니다. 안주인 하는 말 “예! 남편은 심하고 나도 지금 병원 다녀오는 길입니다.”


본채를 짓고 3년 뒤 난방이 너무 힘들어 작은 별채를 짓는다고 한참 공사 중인 사진입니다. 이집에 사는 분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기운에 눌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팔고 다른 곳으로 갔으면 좋겠는데 초면에 이런 이야기를 하기가 쉽지 않아 친구에게 부탁을 합니다. 주인장께 조심스레 이야기하라 하고 넘어 갔습니다.


얼마 전 행사 때 우연히 친구를 만났는데 그 집 근황(상황)을 물어보니 결과는 안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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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집(a house that is small)


-자료참조: <모심과 살림> 2015년 여름호

1999년 직업이 예술가인 제이 쉐퍼(Jay Shafer)가 3평 규모의 작은집을 짓습니다. ‘스몰하우스’라고 이름을 붙인 작은집이 지역 언론에 소개 되면서 미국에서 작은집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작은집 이야기를 하자니 정말 아이러니합니다. 인류역사 수천 년 동안 작은집에 살아왔지만 쓰레기는 거의 없습니다. 자연에서 구해서 짓고 사용하다 부서지면 자연으로 돌아가고를 반복해 왔습니다.


우리나라도 불과 70년대 이전에는 대부분이 작은집에서 살았습니다. 한 명이 필요한 공간은 5∼6평정도로 보면 되고 부부가 산다면 10평정도면 적당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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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집의 장점은 첫째는 집을 갖기 위해 돈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습니다. 둘째는 업자가 아닌 내가 지을 수 있어서 더 애착을 갖게 됩니다. 직접 처음부터 어렵겠지만 주위에서 약간의 도움을 받으면 직접 지을 수 있습니다. 셋째는 집을 지으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됩니다. 넷째는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살 것인가도 진지하게 고민을 하게 됩니다.


미국에서 작은집이 성공한 이유


1. 캐러밴이나 트레일러에 거주하면서 여행을 다니는 문화가 발달해 있고 자연환경과 시설 등 조건이 잘 갖추어 있습니다.
2. 집을 짓는 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2005년 멕시코만을 강타한 태풍 ‘카트리나’의 피해 복구 과정에서 미국 정부는 13만여 가정에 작은집과 임시 거처를 마련했습니다. 일부 지역은 노숙인에게 임시 또는 영구 주거공간으로 제공했습니다.
3. 작은집을 짓는 데 큰 기술이 요구되지 않고 미국(유럽) 특유의 DIY 문화가 발달되어 있습니다. 인터넷, 유튜브에서 제작과정 동영상과 관련 정보를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4. 작은집 세트가 상품화되어 있습니다. 작은집을 제작해 판매하는 회사에서 도면이나 제품을 구입하여 제작기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5.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은행의 담보대출에 의존하여 집을 구했는데 대량실직, 경기침체를 겪을 때 빚을 갚지 못해서 하우스 푸어로 전락합니다. 은행 빚은 삶이 불안정해지면 언제든지 위기로 닥쳐온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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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에너지


전 세계 인구 70억중 미국은 3억5000만 명 정도입니다. 5% 인구인 나라가 전 세계 에너지 의 23%를 사용하고 있는데 엄청나게 쓰는 양입니다. 지구의 입장에서 보면 결코 착한 나라가 아닙니다.


선진국 인구 20%가 에너지는 80%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개발도상국 80% 인구가 20%의 에너지를 나누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에너지의 부익부 빈익빈 그리고 에너지의 불평등입니다.


한국(자료: IAEA)의 경우도 만만치 않습니다. 1인당 석유 사용 2위(미국 3.13톤>한국 2.14톤>일본 2톤, 그 다음 프랑스, 독일 순)이며 전 세계에서 석유 소비 6위(2007년 기준으로 5위)입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세계 9위로 매년 6%씩 석유 에너지 소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 중 석유 의존도는 55%에 이릅니다. 지난 정부 시절 전기가 부족하다는 핑계로 원전을 지어야 한다는 논리가 우선되고, 안전하니 믿으라는 주입식 교육(?)의 병폐 때문에 원전이 엄청 많은 나라가 되었습니다.


집을 적게 짓자는 것은 내 몸에 딱 맞는 옷이 가장 편한 것과 같이 집이 크다고 편안하고 쾌적함을 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갈수록 심한 기후변화


가뭄, 집중호우, 무더위, 바닷물 수온 상승 등 갈수록 자연재해는 심해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욕심 그리고 편리함을 추구하는 이면에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고 신호를 보내는 것 입니다.


신호를 무시하고 물질 만능주의의 질주본능만 내세우는 자본주의는 결코 오래 지속되기 힘듭니다. 자기도 모르게 주위 분위기에 휩쓸려 가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작은집은 자원과 에너지 측면에서 소비가 적고 효율적입니다. 자신의 주거방식과 행위양식이 환경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습니다. 대안적 에너지 시스템과 에너지 효율성에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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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집이  생활을 바꾼다


작은집을 지어서 은행을 물리쳐야 합니다. 작은집은 자본주의의 본질인 대량소비 중심의 생활 방식을 바꿀 수 있습니다. 또한 은행 빚을 갚는 데 자신의 시간과 노동 대부분을 쓰지 않고 인간다운 삶을 가능하게 합니다.


돈이 많은 분들이야 아무 문제없습니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은퇴 후 퇴직금과 모아둔 것 조금 그리고 연금으로 죽을 때까지 살아야 합니다. 크게 집을 지어야 혹시 집을 팔아야 할 때가 오더라도 팔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전원주택 지으면서 은행 빚이 있으면 70이 넘어도 돈을 벌어야 합니다. 은퇴 이후 은행 빚이 있으면 최악이 됩니다. 약간의 충격에도 하우스 푸어가 남의 이야기가 아니고 언제든 파산의 시한폭탄을 안고 살아가야 합니다.


진일주 울산귀농운동본부 추진위원 / 적정기술 교육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