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kaoTalk_Photo_2018-02-06-11-42-59_42


홍보에서 제일 먼저 감독을 맨 앞에 내세웠다. 천만 관객(1516만) 영화의 감독, <부산행>을 연출한 연상호 아닌가. 그가 초능력을 앞세운 신작을 선보였으니 관심이 안갈 수 없다. 한국 장편영화 최초의 ‘좀비’를 만들어내 독보적인 흥행을 만든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영화 속 초능력자는 보기 드문 게 아니다. 초등학생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던 <우뢰매> 시리즈도 있고 조선시대에서 온 초능력자 <전우치>(2009)나 현대판 <초능력자>(2010)도 있었다. 그리고 손을 대면 과거를 볼수 있는 초능력자가 나온 <사이코 메트리>(2013)도 있다.


그럼에도 연상호가 그려낼 초능력은 기대가 남달랐다. 그는 단순한 흥행감독이 아니라 <돼지의 꿈>, <사이비> 그리고 <서울역> 등 모두 사회문제에 대한 날선 시선을 담아왔다.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다른 연상호의 초능력 영웅은 어떨까라는 호기심이 컸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절반의 성공이다.


‘아주 평범한 사람에게 초능력이 생긴다면?’이란 첫 번째 ‘만약’이란 질문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우연히 초능력을 얻게 된 신석헌(류승룡)은 찌질한 소시민이었다. 초능력을 얻고도 소소한 돈벌이만 생각할 뿐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어리숙한 그가 오랜만에 만난 딸 신루미(심은경)앞에서 변하기 시작한다. 그는 초능력으로 정의감이 커진 딸바보 아빠가 된다.

 

KakaoTalk_Photo_2018-02-06-11-42-57_40


두 번째 ‘만약’은 2009년의 용산 참사 현장에 초능력자가 있었다면 어땠을 까라는 상상. 초반부터 충분히 그 곳을 떠올릴 여러 상징을 보여준다. 다만 악당의 스케일은 현실보다 작았고 공권력의 행태가 훨씬 약하다. 그건 무거운 사회적 참사를 부담 없이 담아내기 위해 B급 코미디로 포장했기 때문이다.


초능력 히어로와 예리한 사회비판 영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코미디에 담은 시도는 좋았다. 그러나 결과는 매우 어중간하다. 초능력을 소재로 했지만 염력을 선보이는 비중도 적고 인상적이지 않다. 초반부는 몸 개그에 얹혔다가 후반에는 강력한 힘을 한번 선보이고는 우왕좌왕한다. 장르의 쾌감이 뚝뚝 떨어지고 만다.


KakaoTalk_Photo_2018-02-06-11-43-02_59


사회비판이란 면에서도 본질적인 접근이 아쉽다. 용역업체와 경찰과 대치를 하지만 그 뒤의 자본과 권력과 대면하지 못한다는 것. 영화 속 악의 정점으로 드러낸 이는 겨우 건설업체의 백치미 흐르는 사장일 뿐이다. 대기업과 청와대의 검은 카르텔이 벌인 사건의 전말을 속 시원하게 드러내지 못했다.


감독 연상호는 <부산행>의 성공을 기반을 이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다루고 싶었던 주제를 실사화 하는 데 기존의 성공은 충분한 발판이 됐다. 그 만큼 날카롭게 풍자와 비판의 필모그래피를 만들어가는 감독도 드물다. 하지만 ‘코미디’로 에둘러 가다보니 어딘가 어설퍼졌다. 그래서 절반의 성공이다. 


배문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