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기의 중요성


환기는 단열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단열이 잘 되어 있다는 것은 공기가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틈이 없는 것이고 밀폐가 아주 잘 되어 있는 셈이 됩니다.


공기 중의 산소는 21%이며 산소 농도가 18% 이하이면 법적으로 질식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출입을 못하게 규정을 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타고 한 시간쯤 지나면 졸음이 오는 이유는 차안에 산소농도는 내려가고 이산화탄소(CO2)의 농도가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문 닫고 생활 하는 겨울철에는 환기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요즘처럼 벽면이나 창문의 밀폐성이 좋은 경우에는 실내공기의 CO2오염이 심각하며 CO2 함유량이 1000ppm을 넘지 말아야 합니다. 2000ppm일 때 집중력 저하가 오고 5000ppm일 때 두통,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발생합니다.


잠이 들기 시작한 때부터 산소의 양은 줄어들고 CO2의 양이 증가합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까지 환기를 하지 않을 경우 눈을 뜨고 일어났는데 피곤하거나 일어나기 힘든 상태가 됩니다. 이런 집은 창문을 약간 열어 두는 방식으로 외부 공기가 직접 들어오게 하여 환기를 할 수는 있으나 난방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열교환 방식의 환기장치가 필요합니다.


자연환기


60년대는 대부분이 부채질로 여름을 지냈고 70년대 이후 전기가 각 가정에 공급되면서 선풍기로 여름을 지냈습니다. 이제는 에어컨 없으면 여름을 지낼 수 없는 시대입니다.


자연환기에 대한 이해를 하려면 첫 번째 대류현상에 대해 설명이 필요합니다. 대류는 공기나 물이 열을 받으면 부피가 커지게 되며 부피가 커지면 가벼워져서 위로 올라가는 현상입니다. 차가운 것은 밑에 있고 따뜻한 것은 위에 있는 것이지요.


두 번째는 우리나라 기후에 대한 특징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나라 기후는 겨울철에 시베리아 차가운 공기가 북서풍 방향으로 들어옵니다. 학교 다닐 때 배운 대로 표현하면 한냉, 건조(특히 건조하기 때문에 실내 습도를 40%∼60% 정도로 적절히 유지하면 감기가 반으로 줄어듦)입니다.


여름에는 남서풍이 고온, 다습(온도도 높고 습도도 높아서 피부에 땀이 날아가지 못하므로 끈적거림)한 공기가 들어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환기시설은 합천의 팔만대장경입니다. 환기로만 따지면 세계 최고의 자연환기 방식입니다.
전통한옥에 들어가면 시원합니다. 한옥의 자연환기 원리는 앞마당에 마사토가 깔려있어 햇빛을 받으면 아지랑이로 보이는 따뜻한 공기가 위로 올라가게 됩니다. 집 뒤쪽은 항상 그늘져 있어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상태이므로 앞뒤 문을 열어 놓으면 마당의 따뜻한 공기가 위로 올라가면서 집 뒤쪽 공기를 집안을 통과시켜 뽑아내는 역할을 합니다.


마당에 보기 좋으라고 돈 들여서 잔디 심으면(미국, 일본 방식) 자연환기는 잘 되지 않습니다.
중동 건축물(Windcatcher Tower)은 우리나라보다 덥기는 하나 습도는 낮습니다. 어느 방향에서 바람이 불든지 한쪽은 들어오고 다른 쪽은 나가게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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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년대 농촌에서 양잠(누에 키우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잠실이 있는데 땅바닥 아래쪽에 구멍이 뚫려 있고 위에도 뚫려 있습니다. 동네마다 농협에 곡물을 저장하는 창고도 마찬가지입니다.


날 더운데 그냥 참아라가 아니고 자연환기만으로 부족하면 공기가 들어오는 아래쪽 개구부 앞에 선풍기 정도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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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쪽(집 뒤쪽)의 그늘진 낮은 곳에 흡기창을(들어오는 공기), 동남쪽의 높은 곳에는 환기구(나가는 공기) 또는 환기창을 두고 이 두 개의 창문만 열면 대류현상에 의해 자연환기가 되면서 집안의 온도를 낮추어 줍니다.


과거와 자연에서 답을 찾으면 되는데 편리하다고 에어컨에 의지하는 것은 곤란하고 약간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름에 에어컨 앞에서 사는 분들은 겨울에 감기 잘 걸립니다. 겨울에 반팔로 집안에 생활하는 분들은 여름에 조금만 더워도 참지를 못하게 됩니다. 자연의 법칙을 따르지 않고 편리함에만 의존한 결과입니다. 그사이 우리 몸은 면역력이 떨어지고 서서히 망가지게 됩니다. 자연환기에 선풍기 정도면 무더운 여름을 지낼 수 있습니다.


그늘이 있으면 냉방비용이 적게 든다


큰 나무 아래 그늘진 곳에 있으면 시원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도시는 더 심하고 대부분의 슬라브, 벽돌집들은 여름 햇빛에 한번 열 받으면 벽면이 아침까지 따뜻할 정도이고 창문을 열어도 벽면의 열이 잘 식지 않기 때문에 밤에 잠들기 어렵습니다.


옥상이 있는 슬라브집은 옥상에도 그물막을 쳐 주는 게 좋고, 남서쪽 벽면에 그물막을 쳐주든지, 녹색 커튼을 만들어줘 건물이 열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여름철 기온이 높은 것도 있지만 건물이 열 받으니 당연히 실내는 덥고 참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에어컨 켜야 하고 전기세 내고 유지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지는 서쪽 해가 더 뜨겁다


동지 때(겨울철)는 해가 누워서 지나가고 하지 때(여름철)는 해가 머리 위로 지나갑니다. 지구가 약간 기울어져 생기는 현상인데 “지는 서쪽 해가 더 뜨겁다”는 소리는 태양이 정오를 지나 오후 네 시까지는 지붕 위를 지나면서 뜨겁게 달궈지지만 이때부터 저녁 여섯 시 이후 서산으로 넘어 가기 전까지는 햇빛이 수평 방향으로 창문이나 베란다 문을 통해 집안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집안을 뜨겁게 하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방식은 대나무, 싸리발을 사용하여 오후에 햇빛이 집안에 들어오는 것을 막고 해가 지고나면 걷었습니다.
사진 창문 바로 위에 차양이 쳐져 있는 것은 남쪽 방향 햇빛을 막는 역할을 하고 창문 옆의 차양은 서쪽방향 햇빛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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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평균기온은 계속 올라가고 있고 아열대 기후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서(남)쪽에 그늘이 없다면 나무(낙엽이 지는 나무)를 심거나 넝쿨 식물을 심어 그늘을 만들어 주면 건물 벽이 열을 받지 않고 창문을 통해 집안으로 직접 들어오는 햇빛을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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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들이고 몸 망치기


환풍기 설치하고 항온, 항습 어쩌고 하면서 기계에 의존하고 스위치만 켜면 됩니다. 전원주택을 짓고 덥다고 에어컨 설치하면서 돈 들이고, 전기세 많이 낸다고 돈 들어가고, 에어컨 바람에 건강 해치고, 한마디로 “돈 들이고 몸 망치고” 뭐하는 건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자연환기와 그늘은 여름철 에너지 비용을 대폭 줄여주고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게 됩니다.


진일주 울산귀농운동본부 운영위원, 적정기술 교육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