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 탑승 인원 줄어, 사업성 축소 판단 '의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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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군 행복케이블카 실시설계용역 중간보고회 때 소개된 케이블카 샘플 디자인. ⓒ울주군


“상부정류장 그림도 보기 좋게만 그려지고 햇빛 맞으며 여유로운 모습 일색인데요. 막상 그럴 수 있는 날은 많지 않아요. 여름 제외하면 안개가 왔다갔다 하거든요.”


지난달 말 울주군이 개최한 신불산 케이블카 실시설계용역 중간보고회를 두고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뒷말이 무성하다. 한 마디로 ‘선거용’ 아니냐는 것이다.


앞서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환경영향평가 초안검토 등을 통해 현재 논의되고 있는 코스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내놓은 것이 지금까지 유효하기 때문에 아직 정확한 위치도 정해지지 않은 채 진행되는 케이블카 설계 논의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울주군은 영남알프스 행복케이블카 실시설계용역 중간보고회(1차)를 지난달 30일 오후 군청 이화홀에서 진행한 바 있다. 이 자리에는 신장열 울주군수, 울주군의회 의원, 울주군 행정지원국장, 경제산업국장, 건설교통국장 등 17명이 참석했다.


이에 대해 익명의 한 정치권 인사는 현재의 케이블카 논의에는 참석하기 꺼려지는 게 사실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른 지역 인사는 각자 입장이야 다르겠지만 신불산 케이블카가 환경적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아니냐고 지적했다.


시민사회와 환경단체 역시 케이블카 상부정류장이 제대로 확정 안 된 상태에서 나온 그림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정류장 위치도 제대로 나와 있지 않으니 설계가 모호하게 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중간보고회에서 나온 설계 논의는 아무 의미가 없으며 ‘예산낭비’일 뿐”이라고 질타했다.


울주군에 따르면 이번 중간보고회에는 H종합건축사 등 실시설계용역업체, K사 등 환경영향평가용역사, 건축 및 구조 관련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케이블카의 건축 평면, 입면, 단면 계획 등이 보고됐으며 전문가 등이 참여해 자문하고 문제점 및 대책을 토의했다.


중간보고 내용에 대해 시민사회는 상부정류장의 위치, 사업 추진 초와 다르게 설계된 캐빈 설계도면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우선 중간보고회 때 사용한 프레젠테이션 자료의 첫 그림부터가 케이블카에 대한 오해를 줄 수 있어 문제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림 속 장소는 간월재 데크의 패러글라이딩 활공장모습이지 상부정류장 위치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중간보고회를 통해 케이블카에서 우수한 경관을 볼 수 있는 것처럼 오인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다.


한 전문가는 “보고 자료에 소개된 상부정류장 그림 속 장소는 간월재 활공장”이라며 “사진 속 위치 자체도 안 맞지만 최종보고 때 조사했던 지점을 왜 넣지 않았는지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최종보고 때 조사했던 지점에 따르자면 상부정류장 지역은 절벽 위에 얹혀야 하는데 중간보고회 파일 속에는 평지 위에 조성될 것으로 그려져 있는 게 미심쩍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신불산케이블카반대대책위 측에서는 중간보고회가 조급하게 진행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표했다.


한 관계자는 “낙동강유역청에서 지적 받은 부실이 울주군 중간보고회에서 재연되고 있다.”며 “모순 덩어리의 중간 설계”라고 꼬집었다.


중간보고회 때 등장한 캐빈 역시 사업 최초 추진 당시 계획과 다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울주군은 앞서 지난 2016년 보도자료를 통해 신불산 케이블카에 3선 자동순환식 35인승 캐빈 14대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환경영향평가 초안 상에는 신불산 케이블카에 도입하기로 한 캐빈의 재원을 소개하면서 탑승 인원이 한 자리 수에서 최대 35인승까지라 명시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달 말 중간보고회에서 공개한 설계 도면에는 8인승짜리 캐빈을 공개한 것이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시.군 관계자가 모두 모인 만큼 보고회에서 모양을 보기 좋게 하려 한 건 이해할 수 있지만 설계는 정확하게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35인승을 채택할 경우에는 보고회 때 보여준 디자인처럼은 절대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35인승은 생각보다 훨씬 크고 볼품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추진 초기 보도와 달리 케이블카 설계가 축소된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자아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군 스스로 케이블카의 경제성이 낮음을 판단하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시민사회 관계자는 “우선 용역업체가 케이블카 재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며 “아니면 디자인을 보기 좋게 하기 위해 캐빈 용량을 잘못 넣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이외에도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상부정류장 설계가 멸종위기종의 서식에 미치는 영향이 표현돼 있지 않으며 케이블카 정류장을 짓기 위해 바위산을 파헤치는 것 또한 산악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줄을 잇고 있다.


이에 대책위 측은 “사업추진 의지만 내보이기 위한 부실한 설계”라고 단언하며 반발하고 있는 실정.


한 시민사회 인사는 “울주군과 울산광역시가 선거 때문에 용을 쓰고 있는 거 같다.”며 “중간보고회는 엉터리이고 예산낭비”라고 단언했다.


또 한 전문가는 “아직 상부정류장이 정해지지 않았는데 설계에 관한 논의를 하는 것은 집을 어디 지을지 모르고 설계하는 것과 같다.”고 질타했다.


이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