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PPT2

울주군에서 내세운 행복케이블카 상부정류장 조망. 하지만 이곳의 위치는 간월재 활공장이다. ⓒ울주군


케이블카 중간보고회 개최 막전막후 -1-


울주군과 울산시가 최근 서둘러 행복케이블카 실시설계용역 중간보고회를 여는 등 산악관광 개발에 조급증을 보이고 있다. 김기현 울산광역시장의 태화강 국가정원 추진과 마찬가지로 치적 쌓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김 시장은 당장 재선 도전을 목전에 두고 있고, 신장열 울주군수는 3선으로 더 이상 출마가 불가능해 또 다른 배경이 있는 거 아니냐는 추측이 불거진 상황. 본지가 그 단초가 될 만한 정황을 파악해봤다. <편집자 주>


윤시철 울산시의회 의장이 지난달 10일 신진수 신임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을 찾아가 행복케이블카 설치사업 지원을 요청한 것은 언론 보도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고갔는지는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다. 이 자리에는 서울주발전협의회의 김광태 회장, 김달줄 기업유치특위 위원장, 신석민 사무국장 등이 동석했다. 김달줄 위원장은 최근 자유한국당 울산시당 선거기획단에 합류한 바 있다.


이들이 낙동강유역환경청까지 직접 가서 꺼내든 용건은 케이블카 반대 측 단체 흠집 내기, 그리고 환경청에 대한 항의라는 후문이 퍼지고 있다. 신불산케이블카반대대책위 등이 울주군과 공동조사에 안 나선다고 해서 환경부가 왜 케이블카 본안을 안 받아주며 왜 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 통과를 내주지 않는 것이냐는 게 요지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케이블카 허가(?)를 ‘빨리 해라’는 내용을 신임 청장에 항의하러 갔다는 전언이다.


“환경부 차관의 확답 있어” 오인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환경단체가 반대한다고 해서 케이블카가 안 된다고 하면 이것은 환경부의 직무유기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까지 찬성 측이 강경하게 이야기한 데에는 의회의 힘이나 여론의 힘도 있었겠지만 찬성주민 측 사이에 전직 환경부 차관이 케이블카 사업을 가능하도록 울주군에 확답을 주었다는 얘기가 떠돌았기 때문이다.


앞서 울주군은 애초 신불산 케이블카사업 추진 초기 코스가 낙동정맥 생태축을 지나며 능선을 넘어간다는 환경청 등의 지적을 받고 지금의 코스(상부정류장위치를 변경하는 노선)로 케이블카 노선을 조정한 바 있다. 그러면서 수정한 코스에 대해서는 당시 환경부 차관에게 가서 논의 후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얘기를 듣고 ‘여기는 된답디다.’라고 울주군 측이 주민들에게 얘기를 퍼뜨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10일 이 사실을 낙동강유역환경청에 가서 이야기했더니 도리어 환경청 관계자들은 환경부 차관 자격으로 지방정부에 그런 약속을 할 수도 없고 한 적도 없을 것이라며 실제로 그런 공문 받은 게 있는지 찬성 측 관계자들에게 되물어봤다는 것. 이에 찬성 측 인사 등이 울주군청으로 되돌아가 관련 사실을 확인해보니 울주군에는 환경부 차관 명의로 내려 온 공문이나 약속이 없었다는 것이다.


“공문이 없는 거죠. 이걸(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 통과) 갖다가 환경부 차관이 약속을 해줄 수가 없습니다.”


이는 물론 환경부 차관에게 그런 권한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 심사에 관한 모든 권한 역시 관할기관인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있다.


그런데도 울주군 측에서 전 정부 환경부 차관의 확언을 운운하며 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 통과를 낙관했다는 후문이 지역 사회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신불산 케이블카든 행복케이블카든 환경영향평가 통과가 전 정부, 현 정부를 막론하고 환경부 차관이 가부를 말할 수 있는 사안이 결코 아니라는 것.


낙동강청에서는 소위 행복케이블카를 설치하려는 지대가 낙동정맥의 핵심지역과 완충지역의 경계지점이라 위치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초안 검토결과에 명시한 바 있다.


희귀종식물 발견으로 '잠시 멈춤' 필요한데...


나아가 공사구간 일대에 희귀종식물까지 발견된 이상 용역을 연기하든지, 보고서를 받고 내부적으로 차후에 다른 코스나 대안을 찾는 걸로 하고 마무리를 짓자고 하든지 전향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하는데, 울주군에서 아무런 반응 없이 ‘요지부동’이니 답답하다는 반응 또한 시민사회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울주군과 울산시가 일관되게 케이블카 사업 추진 의지를 꺾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 생각이 없는 걸까요?(웃음) 아마 이 지점이 안 되면 다른 데 갈 데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 아닐까요. 그렇다고 다른 데를 찾기에는 시간을 이미 너무 오래 끌었습니다.”


이렇듯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이 지역 여론과 무관하게 절차상의 하자, 법적인 규제로 인해 어차피 불가능할 수밖에 없는 사업이라면 산악관광의 또 다른 대안은 없을까.


“애초에 케이블카가 아닌 다른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고 제안을 했었습니다.”


시민사회는 이동수단으로 꼭 케이블카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울주군에서 무조건 복합웰컴센터에서 출발하는 케이블카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출구전략을 찾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케이블카만 고집하다 보니까 답이 없다는 것.


“지 발목 지가 잡은 거지. 뭐긴 뭐겠어요.”


때문에 지금이라도 울산시와 울주군이 전향적인 태도를 갖고 지금까지 잘못한 것에 대해 해명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영남알프스 산악관광의 대안을 백지상태에서 다시 논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책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논의할 수 있는 지금이야말로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기 적당한 시기라는 주장이다.


이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