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만에 또 발생한 규모 4.6 포항지진

한반도 동남부 일대 언제라도 더 큰 지진 발생할 수 있어...

더 늦기 전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해야"


"앞으로 지진은 계속 일어날 것이며, 더 큰 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11일 새벽 5시 3분경 포항시 북구 북북서쪽 5km 지역에서 규모 4.6 지진이 발생한 것에 대해 울산환경운동연합이 당국과 지자체에 경종을 울렸다.


11일 울산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해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의 포항지진의 여진이라고 발표했지만 이는 여진으로 보기에는 예외적으로 큰 규모라는 지적이다.


일부 전문가들도 한반도 동남부 일대에 지진에너지가 계속 쌓이고 있어서 언제라도 더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자연의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지난 포항지진 이후 난데없이 등장한 지열발전소로 인한 유발지진 논란 때문에 지진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있었던 당국과 지자체는 이번 지진으로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환경연은 강조했다.


환경연 관계자는 "그동안 한반도는 동남부 일대에 활성단층이 다수 분포되어 있지만 단층을 누르는 압축력이 아니라 양쪽에서 끌어당기는 장력이 작용했기 때문에 지진 안전지대로 취급되어 왔다."며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로 한반도 동남부 일대에 작용하는 힘은 단층을 누르는 압축력으로 바뀌었다."고 풀이했다.


이렇게 쌓여간 지진 응력(스트레스)이 계기기록 최대지진인 경주지진으로 방출되었고 일 년만에 지난 11월 포항지진으로 또다시 방출되었다는 것이다.


또 울산 환경연 측은 11일 발생한 규모 4.6 지진은 여진으로만 볼 수 없을 정도로 큰 지진이라 한반도 동남부 일대에 계속 압축력이 작용한 결과 지진발생이 계속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원인을 짚었다.


환경연 측이 이번 지진을 통해 지난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소로 인한 유발지진일 수 있다는 가설은 틀린 주장이라는 것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지열발전소는 9월 이후로 시험이 중단되었고 일부 전문가와 언론이 무책임하게 던진 돌을 맞은 해당 업체는 법정관리 신청에 들어갔다는 얘기다.


환경연 관계자는 "5개월 전에 두 개의 시추공에 주입한 물로 지금 규모 4..6의 지진이 일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지열발전소로 인한 유발지진 주장은 한반도 동남부 일대가 지진위험지대라는 사실을 덮으려는 의도로 밖에 안 보인다."고 꼬집었다.


특히 돌아갈 집이 없는 포항 주민들의 피해는 더 외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지진 대피소로 쓰이던 흥해 실내체육관을 대책없이 중단하기로 하다가 11일 지진으로 다시 연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실내체육관은 임시 수용 시설일 뿐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안전한 지반을 찾아 제대로 된 지진 대피소를 마련했어야 했다는 의미다.


월성 원전과 같이 주변 위험시설에 대한 대책 마련도 제 자리 걸음이다. 원전 지반과 활성단층에 대한 조사는 지지부진하고 내진보강이 안 되는 중수로원전인 월성원전은 여전히 가동 중이기 때문이다.


환경연 관계자는 "지금까지 지진으로 원전이 안전했다고 해서 앞으로 일어날 지진에도 원전이 안전하다는 보장은 할 수 없다."며 "지난해 포항지진 이후 환경연합이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낸 ‘지진위험 속 원전안전 확보방안 제안’에 대한 답변은 안일하다."고 질타했다.


환경연에 따르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1일 포항지진으로 원전이 안전하다고만 하지 부지와 건물의 지진계 값은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과거의 타성에 벗어나 지진 안전 대책 논의를 위한 민관 합동기구를 구성해야 하고, 지진위험 속 원전안전에 대해서 더 늦기 전에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환경연의 주장이다.


또 울산시도 형식적인 대피소 지정으로 할 일 다 했다는 식의 안이한 정책에서 시급히 탈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원안위와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대피 시뮬레이션을 작성하고 지반 안전성 평가를 동반한 대피소다운 대피소를 제대로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지진위험은 현실이다. 늦었다 해도 제대로 된 지진 안전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김형근 울산 환경연 사무처장)


이채훈 기자